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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12 vote 0 2025.05.05 (11:20:51)

    뭔가 이상했다. 자연스럽지 않았다. 어색하다. 부조화의 느낌이다. 화가 났다. 이게 뭐지? 나 자신을 납득시켜야 했다. 피타고라스는 대장간 앞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대장장이의 망치소리를 듣고 화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홉 살 무렵이다. 나는 언어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사람들이 말을 부자연스럽게 한다. 내게는 말을 조리 있게 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다. 언어는 전제와 진술, 주어와 술어, 명사와 동사가 짝을 지어야 한다. 뭔가 대칭이 되고 매치가 되어야 한다. 찰떡같이 말하고 콩떡같이 알아먹어야 하는데 사람들의 말은 일방적이다.


    선생님도 이상하고 교과서도 이상했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긴다는 둥 허튼소리를 태연하게 써놓는 것이었다. 염소 두 마리를 끈으로 연결하고 양쪽에 먹이를 주면 줄이 팽팽하게 당겨져서 둘 다 먹지 못한다는 내용도 있었다. 어차피 힘센 염소가 이길 텐데 뭔 개수작이야?


    중학생 형의 과학 교과서를 봤다. 문장이 짜임새가 있었다. 역시 그랬어. 초딩이라고 무시하는 거야. 교과서를 불신하게 되었다. 정부를 불신하게 되었다. 문명을 불신하게 되었다. 국어사전을 봤다. 젖은 유방이라고 기술하고 유방은 젖이라고 기술해 놓았다. 돌려막기다.


    들켰다. 한국의 국어사전만 엉터리겠는가? 이 정도면 인류 전체가 틀렸다고 봐야 한다. 단서를 잡았다. 증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열 살 때다. 자석에 쇠붙이를 붙이는 실험을 했다. 실험결과를 발표하란다. 자석과 쇠 사이에 힘의 방향성이 있다고 말하는 중에 말을 잘랐다.


    선생님의 답은 자석이 쇠를 당긴다는 거였다. 납득할 수 없었다. 당기는 것은 일방적이다. 세상은 짜임새에 의해 작동한다. 짜임새는 둘이 대칭이다. 대칭은 공유다. 둘이 합의하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자석과 쇠붙이를 통일하는 더 높은 단계의 그 무엇으로 설명해야 한다.


    자석과 쇠붙이가 공유하는 것은 자기장이다. 답을 찾았다. 아홉 살 때는 세상이 틀렸다고 믿었고 열 살 때는 내가 정답을 찾았다고 믿었다. 아스퍼거는 짜임새 강박증이 있다. 뭔가 아귀가 맞지 않으면 불안해진다. 모르는 문제의 답은 느낌으로 판단했는데 적중률이 상당했다.


    사지선다형 문제라면 정답과 오답의 대칭구조가 숨어 있다.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답은 서울이다. 부산, 광주, 대전은 지방이고 서울은 지방과 대칭되기 때문이다. 세상은 짜임새다. 짜임새는 대칭이다. 대칭은 공유다. 공유는 높은 단계의 무엇인가다.


    열일곱 살 때다. 린네가 생물을 분류했으므로 나는 무생물을 분류하기로 했다. 아홉 살 때 생각했던 국어사전 문제다. 사전은 체계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분류는 체계가 있어야 한다. 체계의 꼭대기에 오는 단어는 물리다. 물리가 물질을 결정한다. 물질이 물성을 결정한다.


    창세기는 아담과 이브로부터 시작하여 낳고, 낳고, 낳고 시리즈로 이어진다. 물리가 물질을 낳고, 물질이 물성을 낳고, 물성이 물상을 낳고, 물상이 물체를 낳는다. 엄마는 공유되고 자녀는 사유된다. 체계는 공유에서 사유로, 사유 속의 공유에서 사유 속의 사유로 좁혀진다.


    물리, 물질, 물성, 물상, 물체로 갈수록 사유화 정도가 높아진다. 우주는 공유와 사유로 모두 설명된다. 바퀴는 축을 공유하고, 축은 엔진과 공유하고, 엔진은 운전자와 공유하고, 운전자는 차와 공유하고, 차는 도로를 공유하고, 도로는 도시를 공유하며 공유정도가 커진다.


    물리, 물질, 물성, 물상, 물체로 한 사이클이 끊어진다. 반복되는 주기가 있다. 의사결정의 단위다. 단위는 끊어진다. 사차원은 모순이므로 사차원 이상 높아질 수 없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모순이 해소되는 절차다. 모순이 변화를 격발하고 모순의 해소로 변화가 끝난다.


    24살 때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정리했다. 살아갈 이유를 발견했다. 나는 어색한 것에 민감하다. 사는 것이 어색해서 그만 살려고 했는데 이제는 죽는 것이 어색해서 계속 살기로 했다. 독자는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다. 다음 페이지를 예견하고 예견과 맞아떨어지는지 본다.


    박정희 죽은 날 혼자 만세삼창을 했다. 미래를 예견하고 그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확인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큰 틀에서 예견과 맞아떨어졌다. 신이 공유되는 큰 틀을 잡아주면 내가 사유되는 세부를 확정하면 된다. 세상은 짜임새다. 짜임새는 공유에서 사유다.


    내가 본 것을 다 말했고 지금 세상이 그것을 필요로 하는지에 달려 있다. 세상은 올 만큼 왔다. 인류는 들킬 만큼 들켰다. 신파도 찍을 만큼 찍었고, 멜로도 나올 만큼 나왔고, 액션도 할 만큼 했다. 이제는 결론을 낼 때다. 신의 작품인 만큼 신이 체면을 세우는 결말이 되겠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cintamani

2025.05.05 (12:36:39)

구조론 연대기라 타이틀을 붙이고 싶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3]chow

2025.05.05 (18:58:35)

"모르는 문제의 답은 느낌으로 판단했는데 적중률이 상당했다."
구조만 잘 설계하면 인공지능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무슨 말이냐. 구조론은 마술이 아니라 과학이라는 말입니다.


과학이면 누구나 재현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여기서 의견이 좀 갈리는데, 

다수의 인간 실험 결과, 구조치도 상황이 주어지면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단,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질 때만.


무슨 말이냐. 구조치는 날 때부터 그런게 아니라, 

생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지 않기 때문에 구조치라는 겁니다.

사람마다 뇌의 구조가 완전히 똑같지는 않을 텐데?

저는, 어떤 인간이 똥만 잘 쌀 수 있다면 혹은 똥과 된장을 구분할 수 있다면, 구조적 감각을 이미 안다고 봅니다.


안 되는 놈은 어떻게 해도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안 들어갑니다.

대강 어렸을 때 결정되는 것 같은데, 나이 먹고도 훈련하면 가능합니다.

모든 사람이 우사인 볼트처럼 뛸 필요는 없듯이

모든 사람이 구조론을 마스터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생의 중대한 순간에 한번 써먹으면 될 수도 있다는 말씀.

그러나. 매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인간이 처한 상황의 힘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풀어내거나 탈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잘 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삘받으면 가끔씩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


이 사이트에는 김동렬이 아니면 구조적 생각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것 같은데,

제가 실험을 해본 결과, 보통의 인간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집중 훈련으로 한 8년은 걸리는듯.

프로필 이미지 [레벨:4]추론이 철학이다

2025.05.05 (21:48:19)

음치가 8년 훈련해서 음악을 좀 하게 될 수 있다면 구조치도 8년 훈련해서 구조 감각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조치는 결국 뇌 문제인데 뇌라는 게 선천적으로 형성된 것과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게 있습니다

문제는 음치인 사람이 노력해서 노래를 잘 부르려는 경우가 적다는 거지요 

왜냐면 뇌라는 건 환경에 대해 대응하는 것인데 음치인 사람은 다른 것이 강점이라 그 분야로 환경에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양손잡이가 없는 이유도 이와 같은데 한 손으로 글쓰기 같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으면 이미 환경에 대응했기 때문에 다음 이벤트가 필요 없어집니다

유튜브 쇼츠에 발로 글을 쓰는 사람은 양 팔이 대부분 없어요

환경에 대응하던 양팔이 있었는데 사고로 없어지니깐 다시 환경에 대응할 이벤트가 생겨서 양발로 글을 쓰게 되는 겁니다

근데 양팔 양발 다 있는데 그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건 당근 논리인데 아마 유튜브 같은 플랫폼 때문에 가능한 거 같은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 경로가 없었다면 굳이 그런 훈련을 하지 않았을 걸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은 채찍 논리로 보자면 구조치가 구조 감각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

영어를 못쓰는 사람이 영어를 써야만 살아남는 환경에 놓이던가 해야 합니다

외국인들 영어 잘하는 이유가 시험 지문이 모국어로 안 나오고 다 영어로 나온다고 하더군요

이것처럼 구조론이 만약 보편화돼서 니 생각을 말하지 말고 니가 어떤 경로를 통해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냐?
생각의 경로를 나열하지 않으면 안 되는 환경에 놓이면 구조치도 구조 감각을 얻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근 논리로 보면 구조론의 가치를 먼저 판단해놓고 구조 감각을 훈련하려 하겠죠

제가 음치인데 노래를 불러야 할 상황을 평생을 회피했는데

회피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적 유도가 가능하냐 이 문제 같습니다

근데 이렇게 쓰고 보니깐 굳이 구조치가 구조 감각을 얻을 필요는 없을 거 같고

그냥 보통 사람 정도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구조 감각을 얻도록 유도할 수 있다가 맞는 거 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5.05.06 (08:59:51)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뭐든 짝이 있어야 합니다.

커플들끼리 모여서 사진을 찍어도 다들 짝이 있는데 한 사람만 짝이 없이 어색하게 서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중에 한 명이 사진을 찍으러 갔기 때문에 한 명이 비는 거지요.

인터넷에 그런 유머 사진이 많다는 것은 그것을 다들 어색하게 느낀다는 거.


형제가 짝이라면 부모가 있듯이 짝이 있는 곳에는 항상 둘을 묶어주는 하나가 더 있습니다.

젓가락 두 짝이 쌍을 이루면 손이 하나 있듯이. 


둘이 만나야 뭔가 변화가 일어난다면 둘이 만나게 주선해주는 사람이 있는 거지요.  

그게 보이지 않으면 그걸 찾으려고 두리번거려야 합니다. 그게 추론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인간놈의 자슥들이 추론을 안하고 그냥 태평스럽게 사는 거에요.

마치 아무 문제도 없다는 듯이. 드물게 그런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청원이 그런 사람인데 신포석을 들고 나왔습니다.

왜 첫 수는 소목에 두는가? 잘 보면 그래야 고목과 대칭이 맞다는걸 알게 됩니다.


3.3이나 화점에 두면 다음 수와 대칭이 어긋나서 매우 불편해요.

뭐냐하면 생사가 달린 바둑대회에, 상금이 걸려있는데 모양이 예쁜지를 보고 있더라는 말입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 때도 해설자들이 놀란게 알파고가 둔 자리가 예쁘지 않아요.

주변 돌과 시각적으로 균형이 안 맞고 못대가리처럼 혼자 튀어나와 있습니다.


X - 바둑은 이겨야 한다.

O - 바둑은 예뻐야 한다.


20세기에 원시인도 아니고 바둑천재라는 것들이 무슨 개수작이냐 이거지요.

그런데 더 크게 보면 33이나 화점이 예쁜 자리가 맞습니다. 바보들이 보지 못할 뿐.


왜냐하면 확률적으로 반대편에서 축을 몰아온다고 칠 때 축머리가 될 확률이 높은 지점은?

이걸 딱 생각해보면 왜 오청원의 신포석이 나오고 알파고의 도발적인 수가 나왔는지 알게 됩니다.


방금 제가 이야기한 이 부분을 아직 우리나라 바둑계는 모르고 있는듯.

조금만 생각해보면 바둑은 대칭을 만드는 게임인데 대칭은 짝수입니다.


짝수에 홀수를 가둬먹는게 바둑이라는 말씀.

짝수는 가두고 홀수는 갇히므로 짝수가 홀수를 이기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어떤 바둑알과 짝수이면서 반대편 또다른 바둑알과 짝지으려면?

그 지점은 홀수일 수 밖에 없으며 그것은 화점이나 33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여간 바둑판 전체를 보면 왜 중앙이 중요한지 알게되는데 

내노라 하는 일본의 바둑천재들이 귀퉁이만 보고 거기서 대칭과 균형을 찾더라는 말씀.


쉽게 말하면 자동차 바퀴가 넷인데 고목과 소목이 균형을 맞추면 앞바퀴가 되고

반대편에 또다른 고목과 소목에 두어서 뒷바퀴를 만들어 이놈들이 자동차를 굴리는 거에요.


미친 놈들 아냐? 전쟁 하는데 장난감 자동차 조립하고 나자빠져 있냐?

근데 일본 바둑이 백년동안 그런 미친 짓을 하고 있는데 아무도 지적을 안해서 중국인이 지적한게 오청원.


일본 생각 - 바둑은 대칭과 균형이야. 모양이 예뻐야 해. 소목과 고목에 두고 다른 쪽에도 그렇게 두면 네 바퀴가 안정감 있게 커브를 돌잖아. 띠띠빵빵. 좋아좋아. 이런 개초딩 놈들 같으니라고.


왜 중국인 눈에 보이는게 일본인 눈에는 안보일까? 그들은 바둑은 미학이라고 생각해서 뇌가 굳어버린 겁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발소그림과 전통적인 아카데미 화풍과 인상주의는 그림의 목적이 다릅니다.


이발소그림 - 행복감을 선물하겠다. 플러스
아카데미 풍 - 하느님의 감동을 선물하겠다. 플러스

인상주의 - 규칙을 깨고 보이지 않은 숨은 질서를 드러나게 하여 다른 세계로 인도하겠다. - 마이너스 

 

인상주의 그림을 잘 보면 이게 산업디자인과 연결되어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그림이 디자인과 연결하는 통로가 되는 면에서 전통적인 그림과는 관점이 다릅니다.


그림이 관객한테 뭔가 주는 것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똥통들과는 애초에 대화가 안 됩니다.

여기서 오청원의 신포석이 바둑은 예뻐야 한다고 믿는 많은 일본인들의 심사를 불편하게 한 것과


인상주의가 결맞음과 결어긋남을 드러내서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든 것이 일치한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오청원은 대범하게 천원에 두었는데 그건 매너로도 꽝입니다. 


천원에 두는 것은 중국 사신이 조선을 얕보고 우리 중국은 중앙이지 하고 두는 겁니다.

조선은 변방이니 겸손하게 변에 두어야지 감히 천원에 두다니 이런 호로쌍놈의 자슥을 봤나? 이런 거.


천원에 두는 것은 교만한 행동이므로 예의에 어긋난다. 상대방을 모욕하는 수다. 이러고 있음.

천원은 홀수이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 봐도 축머리가 되는 지점입니다.


천원이야말로 바둑판의 모든 지점과 대칭이 되는 자리라는 말씀.

물론 꼭 천원에 둘 이유는 없고 일단 중앙에 한 수를 던져서 마중나오게 해놓으면 나중에 전개하기 편함.

 

바둑은 짝짓기 게임입니다.

바퀴와 바퀴가 짝을 짓는다는 생각이라면 초딩입니다.


바퀴축과 바퀴축이 짝을 짓는 것이며 바퀴는 짝수, 바퀴축은 홀수입니다.

홀수와 홀수가 만나서 짝수가 되는게 진짜라는 말씀. 


이런 감각은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이 그냥 본능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오청원 같은 천재가 한 명 더 있는데 그 사람은 이창호입니다.


오청원이 포석의 천재라면 이창호는 끝내기의 천재입니다.

원리는 똑같습니다. 오청원이 홀수를 만들었다면 이창호도 반집승 홀수로 끝냅니다.


상대방은 대칭을 만들려고 하는데 오청원이 홀수에 두어서 상대방의 대칭을 불편하게 합니다.

길목을 막아버려서 상대가 고목과 소목을 대칭시킬 수 없게 훼방을 놓습니다.


이창호는 끝내기에서 그런 상대방이 두고 싶은 자리를 

미리미리 다 막아버려서 상대를 불편하게 합니다.


보통생각 - 내게 유리한 지점에 둔다.

이창호 - 상대가 두고 싶은 자리를 막아놓는다.


손해를 보더라도 바둑판을 단순화 시켜놓는 방법으로 

내가 실수하지 않고 상대가 실수할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실수는 어차피 확률이니까 확률의 덫에 걸려듭니다.

바둑은 무조건 선수를 두면 이기는데 


오청원이 시작의 시작에 강하다면 이창호는 끝의 시작에 강합니다.

간단합니다. 남들이 짝수를 따라갈 때 홀수를 따라가면 됩니다.


대신 바둑판 전체를 볼 수 있어야 그게 보입니다. 

남들이 균형의 균형을 맞출 때 불균형의 균형을 맞추면 됩니다.


불균형 두 개가 마주보면 균형이 되는게 

바퀴축 두 개가 마주보면 더 높은 단위의 구조가 호출되는 것입니다.


중요한건 이론적 확신입니다.

구조치라는 말은 대화를 해보면 사람들이 이 부분에 애초에 관심이 없습니다.


더 높은 단위의 세계와 생각을 연결하는 부분에 무관심함.

예컨대 결혼이라면 좋아서 결혼한다고 하지 


신분상승해서 어른들의 세계에 들어간다는 생각은 안함.

독자적인 하나의 세력권을 가지고 맹주가 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음.


바둑고수들이 바둑을 해설할 때도 그냥 해설하지 

제가 지금 짚어준 부분을 말하지 않더라는 말입니다.


알파고가 왜 그 자리에 두었는지 말하는 사람을 제가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컴퓨터니까 미쳤나보다 하는 수준. 존나 씨바 알파고가 그렇다면 그런거야. 이 수준.


왜 알파고의 수에서 오청원의 신포석을 떠올렸다고 해설자는 말하지 않았냐?

구조론을 시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본질과 관계없는 즉 내 관심사가 아닌 딴 부분을 거론함.


내가 하이퍼루프 안된다고 하면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냐 하는 수준.

그 사람들은 확실한 결론이 불안한 거. 


남들이 다 33을 가운데 놓고 소목과 고목이라는 짝수에 두는데 오청원은 왜 홀수에 두냐? 불안하다.

기분이 안좋다. 근데 내가 봐도 홀수에 두면 좀 불안하긴 합니다. 


근데 정치판에서도 대부분의 그런 식의 불안해서 논리입니다.

불안함은 자기가 극복해야 문제입니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허공에 걸린 한자 폭의 길을 태연하게 걸어갈 수 있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상대방이 휘두르는 칼끝을 3센티 차이로 피하면 승, 30센티 피하면 패배.


즉 하수들의 주장은 3센티로 피하는건 아슬아슬해서 불안하니까 확실하게 30센티로 크게 피하라는 말인데

크게 피하면 반격을 못하니까 몰려서 결국 죽는데? 


지금 정국도 그렇습니다. 이재명이 3센티로 법원의 칼날을 피해야 하나, 30센티로 크에 피해야 안심할 수 있냐?

이기는게 중요하지 안심하는게 중요합니까? 여기서 대화가 안됨.


불안하다는데 어쩌겠소? 불안하면 집에 가야지 무슨 구조론?

하여간 이해가 안 되면 명탐정 몽크를 보면 됨. 몽크는 비뚤어져 있는 것은 모두 바로잡아야 직성이 풀림.


프로필 이미지 [레벨:23]chow

2025.05.06 (12:00:49)

좀더 세부적으로 들어가자면, 


하수들이 무너지는 패턴이 있습니다. 

한방을 세개 맞으면 앞으로도 계속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미래를 비관하므로 버틸 힘이 있음에도 그냥 포기해버려.

근데 고수들은 상대가 한 방을 날렸으면 그는 미래를 포기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낙관하므로 버티다가 후일을 도모합니다.


바둑이나 오목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는 것과 

스타크래프트에서 자원을 탐사하는 것이 정확하게 같습니다.

바둑이나 오목의 좋은 자리는 더 많은 가능성을 의미하고

스타크래프트의 추가 자원은 더 많은 유닛을 의미합니다.


스타크래프트라면, 

주요 기점에서 공격하느냐 아니면 방어하며 새로운 자원을 먹느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 상대가 나에게 공격을 왔다면, 당연히 그는 새로운 자원 먹기를 포기한 겁니다.

왜냐면 그게 게임의 규칙이니깐. 밥먹으면서 똥은 쌀 수 없으니깐.


고수는 내가 이번만 버티면, 상대는 당분간은 공격을 못하고 나중에 나에게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하수는 이번을 막아도 앞으로도 계속 올 것이라고만 생각합니다.

하수는 단기전과 장기전으로 이루어진 게임의 원리가 안 보이는 거죠.


어떤 사람이 단기전에 강하다면 단기전에 강한게 아니라

미래를 포기하고 단기전에 몰빵한 거고

다른 사람이 장기전에 강하다면 단기전을 버티고 미래를 도모하는 겁니다.

물론 이걸 오해해서 장기전을 한다고 단기전을 포기하는 바보도 있지만.


지금 대법원이 국민을 찔렀다면, 그는 미래를 포기한 겁니다.

원래 배경으로 작동하던 놈들이 전면에 나섰으니

즉 칼을 칼집에서 빼서 휘두르는 즉시 그 칼의 위엄은 사라집니다.

위엄이 사라지는 게 뭘까요. 위엄의 의미는 포지션에 있습니다.


대법이 칼을 휘둘렀다?

이제 대법은 정치인들과 동급이 되어버린 겁니다.

심판이 주먹을 쓰는 순간 선수가 되는 거.

헌재는 어느편도 들지 않아 심판으로 남았는데 말입니다.


헌재는 왜 그렇게 질질 끌었을까?

그는 선수가 아니라 심판이 되려고 했던 겁니다.

민주당의 바람대로 빠르게 판결하면 민주당 편을 들어주는 거고

느리게 만장일치로 판결하면 역사의 편을 드는 겁니다.


반면 대법은 빠르게 윤석열의 편을 들고 스스로 선수가 되어 신분하락

결국 대법이 지금 쳐맞지 않아도 나중에 국민의 투표로 쳐맞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국힘당은 모든 선거 완전 패배를 하는 것.

프로필 이미지 [레벨:4]추론이 철학이다

2025.05.06 (12:44:46)

동렬님의 바둑을 통한 구조치에 대한 내용을 제가 정리해 보면


전제 1 : 세상은 대칭이므로 짝을 이뤄야 하는데 거기에는 주선자가 보여야 한다 

이걸 숫자로 정리하면 2라는 대칭에 1이라는 주선자가 보여야 한다


전제 2 : 일본의 짝수 바둑이 중국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짝수는 이미 대칭되어 다른 것과 대칭을 연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편 바둑알과 대칭을 이루려면 자신의 바둑알이 홀수로 남아 있어야 하는데 일본 바둑은 자신의 바둑알과 대칭을 다 이뤄 홀수가 없다


전제 3 : 바퀴 4개를 대칭시키면 2개의 바퀴축이 나온다 2개의 바퀴축을 대칭 시키면 1이 나온다 그 1은 더 높은 차원과 대칭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4가 2가 되면 안 되고 4가 2가 되고 2가 1이 되어야 한다


전제 4 : 이발소 그림은 그림 내부로 대칭을 이뤘으므로 홀수가 남지 않아 다른 대상과의 대칭을 이루지 못한다 반면 인상주의 그림은 홀수로 남아 보는 입장에서는 불안하지만 그게 독자와 대칭을 이루게 한다


전제 5: 이발소 그림에 안정감을 느끼고 인상주의 그림에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은 구조치를 벗어날 수 없다


대략 이렇게 정리되었는데 사람이 변화되려면 외부와 대칭을 이뤄야 하고 그러려면 내부를 비대칭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일본의 짝수 바둑이 그렇듯이 자기들끼리만 짝수 바둑만 둬서 그게 맞는 거 같으면 내부가 대칭 상태라 영원히 변할 일이 없다는 것이네요

종교쟁이들도 자기들끼리만 만나서 서로 정상인 취급을 해주면 자기들이 정상인인 줄 알듯이 다른 시선과 연결이 되어서 자신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거군요 결국 내부가 대칭이면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는데 그걸 깨줘야 한다는 말이네요

이미 철밥통으로 취업한 사람은 안정감을 느끼므로 새로운 시도를 안 하려 그러긴 합니다

반면에 일자리를 못 구한 사람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려 합니다

고수는 대략 자신을 불안정 상태로 만들어서 늘상 새로운 것과 대칭이 유도되는 상태라 할 수 있겠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5.05.06 (13:17:37)

짝수는 음수, 

음수는 불길하다.


주역에 점칠 때부터 그랬소.

뭔가 짝이 딱딱 맞으면 갇혔다는 느낌이 들어야 합니다.


홀수가 되어 외토리가 되어도 불안하지만

주변을 관찰해보면 손잡이는 항상 홀수입니다.


뭔가 짝수다 - 시다바리

뭔가 홀수다 - 대장님


그냥 홀수는 불안하고 짝수를 거느린 홀수가 따봉인데 7

7은 3과 4로 나눠지는데 4는 짝수, 3은 홀수 행운의 숫자 이거 쥑이네.


직관적으로 감각적으로 본능적으로 

짝수를 거느린 홀수가 따봉입니다. 새끼곰 두 마리를 거느린 엄마곰 한 마리.


안정된 구조는 내부적으로 짝수로 대칭을 이루면서

외부로 통하는 길은 홀수로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게 뭐냐면 트리구조.


이런 것은 누가 설명해줘서 아는게 아니라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잖아요.

조폭이 식당에 앉을 때는 어느 자리에 앉을까요?


구석탱이 - 갇힐 위험이 있어서 기피함.

출입문 근처 - 외부에 쉽게 포착되므로 불안함.


제가 직접 목격한 이태원파 조폭 두목의 경우

다락이 있는 식당의 1.5층에 자리를 잡습니다. 


높은 다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데

습격당하면 점프해서 바로 도주하려고. 조폭이 구조론 배워서 그러겠냐고요.


그냥 아는 건데 다들 생각을 하지 않을 뿐.

대칭과 비대칭을 동시에 추구하되 비대칭이 먼저입니다. 비대칭은 외부와 대칭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cintamani

2025.05.06 (09:57:47)

동렬님 글중 미학의 오다케가 있습니다
그 글에 형세의 미학이 나오는데
오다케의 바둑은 나살고 너살기라 하신 바 있는데
이글은 상대방이 두고 싶은 곳에 두라 했는데
그렇게 두어야 자기 뜻대로 바둑을 끌어갈 수 있다는
의미인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5.05.06 (10:29:23)

제가 바둑 두는 사람은 아니고 구조론 이야기를 바둑에 비유하여 말하는 겁니다.

전쟁은 군사적 요충지를 먼저 차지하면 이깁니다. 한국이라면 고지전이 그렇지요.


고려시대는 여진족과 싸우면서 산을 차지하면 이긴다고 했는데 못이겨서

세종대왕은 강을 차지하면 이긴다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압록강 두만강이 국경이 된 거고.


바둑판 안에 361로가 있는데 유리한 지점을 먼저 차지하면 이깁니다.

이는 덤이 없을 때 흑이 백보다 승률이 높은 것과 같으며 통계적으로 증명이 됩니다.


그러나 이는 고수들의 세계이고 하수들은 전체의 형세를 보지 못하고 부분을 토막쳐서 보기 때문에

부분 부분에서 안정감을 찾으려고 하고 그게 미학이라는 거지요. 


뭔가 모양이 예쁘지 않으면 불안하고 불안하면 경험적으로 좋지 않더라는 거.

그러나 이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가 아니고 입문자나 초심자의 덕목입니다.


하수들은 변으로 다니며 실리바둑을 두는데 그 이유는 세력이나 중앙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불안하고 심리적으로 이미 무너져 있습니다. 즉 자기와의 싸움에 진다는 거지요.


제 이야기의 핵심은 미학이나 실리바둑은 결국 하수들이 불안해서 제 풀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데

미학을 추구하고 실리를 추구하면 불안하지 않으니 적어도 제 풀에 무너지지는 않으므로 


자기와의 싸움에는 이긴다는 건데 이건 적을 이길 생각이 없는 병맛들의 자기소개라는 말입니다.

왜 남들은 오청원이나 이창호처럼 두지 않는가? 그렇게 하다가는 불안해서 제대로 두어보지도 못하고 자멸합니다.


자기와의 싸움은 일단 자기선에서 해결하고 와야지 바둑판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자는 자격이 없습니다. 내가 불안해서 못해먹겠다. 나를 안심시켜라. 의전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의전에 집착하는 이유. 안하면 불안해서.


자기소개 하는 자들은 기본이 안된 자들입니다. 니 불안문제는 바둑판까지 가져오지 말고 니 선에서 해결하라고. 칼끝을 한치 3센티 차이로 피하냐 한 자 30센티 차이로 피하냐에서 하수와 고수가 가려지는 것.


섣부르게 법관탄핵 하자는 넘이나 똥파리나 문재인 까는 넘들이 그런 짓을 하는 이유는 불안해서. 

사실 나도 좀 불안하긴 한데 고수들은 표정관리 해야 합니다. 대장이 불안을 들키면 곤란.


자기만족의 추구, 자기와의 싸움, 자기소개 행동, 이런 것은 다 좋지 않습니다.

상대가 둔 돌도 내가 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체 판도 안에서 효율을 찾으면 이기는데 그게 선수라는 거. 


상대가 두고 싶어 하는 곳은 너와 나를 떠나

전체에서 가장 효율적인 위치일 확률이 높다는 거.


하수 - 이 자리는 내게 이득이 된다. 

고수 - 이 자리는 흑이든 백이든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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