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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6 vote 0 2025.05.02 (19:52:54)

    의미는 운반한다. 운반하려면 그것을 내부에 실어야 한다. 우리는 단어가 의미를 운반한다고 믿지만 틀렸다. 단어는 뜻이 없고 둘 이상이 모여 안과 밖을 만들어야 운반이 가능하다. A에서 B로 운반하려면 A와 B의 사이로 이루어진 내부가 있어야 한다. 존재는 내부다. 내부는 구조다.


    단어 하나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만 그 경우는 생략된 것이다. 송신과 수신이 있다. 최소 둘이 있어야 의미가 성립한다. 의미는 사슬처럼 둘을 연결한다. 존재 역시 둘을 연결한다.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은 외력의 작용에 내부에서 방향을 틀어 반응한다는 것이다. 내부가 있어야 한다.


    언어 문법이 있듯이 존재의 문법이 있다. 언어가 약속이듯이 존재도 약속이다. 혼자 약속할 수 없다. 둘 이상이 약속하면 그것이 구조다. 약속한다는 것은 공유한다는 것이다. 의미는 공유에 의해 매개된다. 존재가 자신을 드러내려면 외부 관측자와 무언가를 공유하고 약속해야 한다.


    인간에게 언어가 있듯이 컴퓨터도 언어가 있다. 컴퓨터 언어가 모니터에 이미지를 구현하듯이 존재의 언어가 우주에 물질을 구현한다. 둘이 공유하고 약속하는 규칙이 있다. 둘이 마주보는 것이 대칭이고 대칭이 공유하는 것은 축이다. 축과 대칭의 구조로 존재는 자신을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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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는 변화다. 변화하지 않으면 관측되지 않고 관측되지 않으면 존재가 부정된다. 건드려 봤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그곳에 아무 것도 없다고 할 수 있다. 있다면 반응해야 하고 반응하려면 관측자의 작용을 반작용으로 틀어야 한다. 에너지의 방향을 틀어야 존재가 인정된다.


    존재가 어떻게 에너지의 방향을 틀었을까? 이겼기 때문이다. 에너지는 몰아주는 성질이 있다. 비행기가 공중에 뜨는 이유는 추력이 중력을 이겼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파동의 결맞음이다. 양자역학으로 해명된다. 존재는 궁극적으로 파동이다. 입자는 고리모양으로 갇힌 파동이다.


    변화는 엔진이 있다. 엔진은 계 내부에 있다. 우리가 아는 세계는 뉴턴역학의 세계다. 뉴턴역학은 외부에서 작용하는 힘을 다룬다. 존재가 닫힌계 안에서 일으키는 자발적인 의사결정을 다루는 역학은 없다. 구조론은 안과 밖의 경계를 짓고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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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작은 것이 모여서 큰 세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틀렸다. 사실은 큰 것이 잘게 쪼개져서 세상이 널리 이루어졌다. 세상은 원자의 집합이 아니라 원형의 무한 복제다. 인간의 생각법은 자연의 존재법을 따라야 한다. 원형은 완전하다. 완전성 중심의 사고를 익혀야 한다.


    플러스는 외부에서 들여오므로 제한되지만 마이너스는 내부에서 조달되므로 무한하다. 비트코인의 거래단위를 잘게 쪼갤 수 있는 것과 같다. 무한히 작은 액수의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 세상을 이해하는 근본은 변화의 비용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세상에 법칙이 있는 이유는 변화가 내부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자체적인 의사결정에 드는 비용을 조달하려면 엔트로피 증가 문제에 막힌다. 전쟁은 공세종말점에서 돈좌된다. 영토를 점령할수록 보급과 병참에 드는 비용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우선순위가 결정되어야 한다.


    구조론 문제는 지동설과 같고 상대성이론과 같은 관점의 문제다. 인류가 쓰는 모형은 부분에서 전체를 보는 모형이다. 두 사람이 만나면 좌우가 헷갈려서 의사소통에 실패한다. 관측자 기준이 아닌 변화 자체의 기준이라야 한다. 전체에서 부분을 보는 구조적 사고로 갈아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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