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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5 vote 0 2025.05.04 (09:49:29)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어?’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유튜버에게 에누리는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말이다. 백화점에서 에누리를 해준다면? 종업원이 고객과 짜고 회사의 물건을 빼돌린다. 에누리의 세계와 정찰제의 세계라는 전혀 다른 두 세계가 있다. 세계관의 충돌이다.


    구조론은 에누리 없는 세계다. 이 세계에 초대된 방문자는 정신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 낡은 세계의 관습을 들이댄다면 피곤하다. 확실히 초심자에게는 장벽이 있다. 그 장벽은 자력으로 넘어가야 한다. 구조치가 있다. 원래 안 되는 사람이 있고 원래 통하는 사람도 있다.


    구조론은 초월적이고 극단적이다. 차원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물은 어디로 흘러갈까? 물은 어디로든 자유롭게 흘러간다는 세계관이 있다. 물은 무조건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답은 명확히 정해져 있다. 딴지 거는 사람 꼭 있다. 분수대는? 고층빌딩 꼭대기의 수돗물은?


    어깃장을 높는다. 이들은 전제를 바꾸는 기술을 쓴다. 과학의 세계에 말장난은 통하지 않는다. 항상 전제가 있고 규칙은 본인이 살펴야 한다. 구조론은 전제는 자발적 변화다. 닫힌계 안에서 외부 영향없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의사결정할 때는 정해진 법칙을 따라야 한다.


    닫힌계 내부에서의 자발적 변화는 불안정에서 안정으로 간다. 이것은 룰의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은 알수 없는 것이며, 변화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세계관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그것이 주술의 세계관이다. 과학의 세계관으로 넘어와야 대화가 된다.


    구조론의 세계관 안으로 들어오면 규칙을 따라야 한다. 문간에서 서성대는 자와 대화하지 않는다. 구조는 차원이며 차원은 직관되는 것이다. 차원은 점에서 선으로, 면으로, 입체로, 유체로 도약한다. 변화가 곧 차원이다. 점이 변하면 이미 선이고 입체가 변하면 이미 유체다.


    진짜 변화는 유체상태에서 파동의 결맞음 형태로 일어나고 나머지는 겉보기다. 예외는 없다. 규칙을 잘못 정해놓고, 혹은 규칙을 파악하지 않고, 시골 관습을 들이대며 헛소리를 하는 것이다. 과학의 세계는 엄격한 것이며 절충과 타협이 있다면 그것은 과학이 아닌 것이다.


    막다른 골목보다 네거리가 장사가 잘 된다. 인스타그램으로 잘만 찾아오던데? 그게 어깃장이다. 인터넷은 별도로 인터넷의 네거리 가 있다. 막다른 골목인데 인스타그램으로 흥한 맛집은 미디어 접근성과 대중교통 접근성이라는 두 개의 사건을 가지고 있다. 게임이 두 개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라는 전제를 깬 것이다. 멋대로 규칙을 어기면 곤란하다. 인터넷 입소문과 오프라인 교통편의성이라는 두 개의 사건이 겹쳤다. 사건이 겹치면 다른 경로로 낙하산 타고 온다. 유명 맛집, 먹자골목, 네거리, 일반 거리, 막다른 골목 순서로 장사가 된다.


    바둑의 수순처럼 정석이 있다. 정석으로 두지 않아도 이기는 경우는 이상한 상대를 만나서 다른 조건이 대등할 때라는 규칙을 깬 것이다. 이겨먹으려고 어깃장 놓는 자들은 과학가와 대화할 자격이 없다. 어른들의 세계다. 구조론에 관심없는 뜨내기는 사전에 걸러야 한다.


    화음이 들리지 않으면 음악을 못한다. 색맹은 화가로 성공하기 어렵다. 구조치에게는 구조론을 권하지 않는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구조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차원이 있고, 위상이 있고, 모형이 있고, 패턴이 있고, 질서가 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이 그냥 보인다.


    복잡한 사건 속에서 이게 어떤 유형의 게임인지 그냥 느끼는 사람이 있다. 야바위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호구를 속이기는 어렵지만 여럿이 짜고 야바위한테 속는 척 연기를 해서 지나가는 행인을 낚기는 쉽다. 게임 속에 또다른 게임이 숨어 있다. 본질을 간파해야 한다.


    호구는 야바위 한 명이 고객 한 명을 속이는 개인전이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여러 명이 역할을 분담하는 야바위 팀이 하루종일 연극을 해서 호구 한 명을 속이는 단체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완전히 다른 세계가 있다. 사실 정치판도 미디어와 짜고 치는 단체전이다.


    점에서 선으로, 면으로, 입체로, 유체로 차원이 올라갈수록 여럿이 짜고 치는 단체전이다. 단체전의 승부는 정해져 있다. 단체전이 되면 자기편이 이길때까지 인원을 늘리고 룰을 바꾸기 때문이다. 싸워서 이기는게 아니라 이기는 구조를 만들어 놓고 낚는다. 게임이 다르다.


    하수는 그냥 바둑을 두지만 고수는 바둑알들이 혹은 미끼가 되고 혹은 스나이퍼가 되어 역할을 분담하고 단체전을 한다. 언제나 더 높은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세계를 두려워하면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 낡은 방법으로는 올만큼 왔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세상은 유체다. 우리는 강체의 세계를 산다. 결정하는 세계가 아니라 결정된 세계다. 더 높은 세계로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의사결정은 언제나 높은 차원에서 일어난다. 점의 변화는 선에서, 선의 변화는 면에서, 면의 변화는 입체에서, 입체의 변화는 유체에서.


    강체의 변화는 그냥 일어나지만 유체는 변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변화한다. 강체의 돌은 그냥 굴러가는데 유체의 물은 물길을 만들고 간다. 개인은 그냥 가지만 집단은 개미처럼 길을 만들어 손에 손잡고 무리지어 간다. 완전히 다른 세계가 있다. 그 세계로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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