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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292 vote 0 2009.06.18 (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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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밀도 있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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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창의는 밀도로부터 시작된다. 어떤 하나가 독립적인 하나의 존재로 되는 이유는 계 내부의 밀도가 균일하기
때문이다. 계에 밀도를 불어넣음으로써 비로소 작가 자신의 그림이 시작된다. 밀도는 계에 묵직함, 팽팽함을 주입
하는 것이다. 그럴때 그림을 구성하는 각 부분의 관계는 밀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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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에 의해 그림을 구성하는 각 부분이 하나의 기준에 맞추어 연동된다. 그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작가 자신의 스타일이 독립한다. 밀도를 불어넣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은 굵은 선을 사용하
는 것이다. 피카소, 고흐, 이중섭, 박수근의 공통점은 선이 굵다는 점이다.

실제로 굵은 선을 사용하고 있다. 그림의 윤곽선이 굵을 뿐 아니라 여인의 팔이 통째로 하나의 선처럼 보인다.
작가의 근원적인 고민은 어떻게 관객의 시선을 작가의 의도 쪽으로 모을 것이냐다. 밀도에 의해 그림의 각 부
분이 하나의 기준에 맞추어 연동될 때 관객의 시선은 모아진다.

밀도에 의해 머리와 몸통과 팔과 다리가 한 덩어리가 된다. 그러므로 그림 속의 인물은 배경과 분리되어 관객
의 주목을 받는다. 밀도는 어떤 둘이 만나는 접점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주로 균일한 굵기의 굵은 선을
 용하거나 혹은 바닥 톤을 깔아주거나 배경무늬를 사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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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분을 굵게하면 전체적으로 굵게 해야 하므로 내부의 논리가 생겨난다. 그 내부 논리에 의해 그림은 통일
성을 가진다. 그 논리는 작가 자신의 탐구한 결과이며 거기서 작가의 개성과 스타일이 결정된다. 어느 기준에
맞추어서 통일성을 줄것인가가 그 지점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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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점은 굵은 선, 바닥 톤, 배경무늬 따위로 밀도를 넣어줄 때 '이것을 이렇게 하면 저건 저렇게 해야한다'
는 내부논리가 얻어진다는 점이다. 만약 밀도가 균일하지 않으면 그림이 하나의 기준아래 통일되지 않아 매우
어색해지기 때문이다. 그논리는 작가의 부단한 탐구에 의해 얻어진다.
 
그 논리의 획득에 의해 그림은 과학성을 획득한다. 그 논리는 다른 작가에 의해 응용될 수 있으므로 그림은 보
편성을 획득한다. 그 논리에 의한 통일성, 통일성을 주는 과학성, 과학성이 낳는 보편성이 예술성이 된다. 그것
이 있으면 예술이고 만약 그것이 없으면 예술이 아니다. 가짜다.

박수근의 굵은 선은 바닥에 톤으로 깔아준 무수한 안료의 덧칠과 일정한 비례관계를 가진다. 선의 굵기가 톤의
질감이 가지는 깊이에 비례한다. 그 비례식을 완성했을 때 비로소 작가 자신의 그림 스타일은 완성된다. 진짜그
림 탄생이다. 모든 작가는 자기만의 비례식 하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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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에 의해 아기와 엄마의 피부가 끈끈하게 접촉하는 것이다. 그렇게 그림을 구성하는 각 부분은 강한 유대를
가지는 것이다. 분리되어 따로놀지 않고 하나의 기준에 모아진다. 그러한 시선을 모아주는 성질에 의해 작가는
관객은 시선에 자신의 의도를 태울 수 있다. 의도있는 그림이 된다,

진정한 그림은 '의도있는 그림'이다. 작가의 창의는 그 의도의 창의이며 그 의도를 태우는 방식의 창의다. 밀도는
강약이 있으므로 얼마든지 더 강하게 더 진하게 할 수 있다. 피카소는 그의 입체를 더욱 입체화할 수 있고 고흐
는 그의 강렬한 터치를 더욱 강하게 할 수 있다.

이중섭은 그의 기운찬 굵은 선을 더욱 기운차게 구사할 수 있고 박수근은 안개처럼 깔아주는 톤을 더욱 그윽
하게 구사할 수 있다. 얼마든지 강약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얼마든지 개성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 강약이
변할 때 마다 그림의 모든 구성이 일제히 바뀌어야 하므로 독창적인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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