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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331 vote 0 2009.06.15 (23:46:35)

무엇을 깨닫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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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남 - 단서를 깨닫는다.


사건은 시작되었다.  너구리와 아기의 만남은 보이고 그 이후로 진행될 사건의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보이
지 않지만 안봐도 뻔하다. 보이는 부분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미루어보는 것이 깨달음이다.

가만이 있어도 내 안으로 침투하여 들어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사건의 작은 단서다. 사건의 일부는 그렇게 
드러나 있고 나머지 일부는 감추어져 있다.

보이는 잎새의 떨림을 보고 보이지 않는 바람의 존재를 깨닫는다.
드러나 있는 부분에서 단서를 찾아 드러
나지 않는 전체의 존재를 알아채는 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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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맞물림 - 포지션을 깨닫는다.
꼬마는 가고 개는 따른다. 둘은 밀접하게 맞물려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없으면 나머지 하나
의존재도 무의미해진다. 개와 꼬마 중 하나라도 없으면 이 사진은 쓸모없어진다. 이렇듯 만유는 모두 연결
되어 있다. 만유의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보는 것이 깨달음이다.

존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나비효과-북경에서 나비 한 마리의 날개짓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 뉴욕에서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했다.  

존재는 앞과 뒤로 연결되고, 시작과 끝으로 연결되고, 하늘과 땅으로 연결되고, 플러스와 마이너스로 연
결된다. 만유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그 연결고리 중 하나가 빠지면 나머지 하나도 쓸모없게 된다.
이들각 부분을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보는 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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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맞섬 - 밸런스를 깨닫는다.
비둘기 두 마리의 부리가 서로 맞닿는 접촉부분에 작은 하트가 만들어졌다. 그림 속의 그림이 있다. 밸런스
가 있다. 팽팽하게 맞서서 대결하고 있다.

그것은 그림 속의 그림이다. 연필 속의 연필이 있다. 그것은 연필심이다. 볼펜 속의 볼펜이 있다. 그것은
볼펜심이다. 그것은 총 속의 총이 있다. 뇌관을 격발하는 공이다. 모든 존재에는 그 내부에 그것이 또 하나
숨어 있다. 그것 속의 그것이 반드시 있다.

종이 울리면 종소리가 난다. 종소리라는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그것은 이전에 없던 것이다. 그것이 그림
속의 그림이다. 종소리를 그려야 종을 그린 것이다.
50대 50의 밸런스로 대등하게 맞서는 접촉부분에 그
것이 숨어 있다. 그것을 깨닫는 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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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나됨 - 주도권을 깨닫는다.
여인이 말을 달리면 사이클 선수의 시선이 일제히 쏠린다. 하나가 가면 모두가 간다. 하나가 모두를 이끈다.
주도권은 말을 달리는 여인에게 있다. 밸런스가 규율하는 50 대 50의 팽팽한 교착을 타개하고 속시원한 진행
을 뽐낸다. 진도 나가준다.

밸런스가 50 대 50으로 팽팽하게 교착되어 있으면 답답할 뿐이다. 6 대 4의 황금비례로 기울어져 있어야
한다. 바깥으로 나아가는 출구가 있어서 시원함이 있다. 제어가능성이 있다. 상황을 장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 무너진 밸런스를 회복하는 오뚝이와 같다.

둘이 만나는 접점은 바이얼린의 현과 활처럼 대등하게 맞서야 소리가 나지만, 거기에 관찰자의 시선을
포함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청중이 개입하면 상황은 반전된다. 전체를 통제하려면 바깥으로의 출구가
있어야 한다. 존재의 기본적인 방향성을 깨닫는 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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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통 - 생명성을 깨닫는다.
완성되면 통한다. 한 사람의 성공이 모두의 승리로 되돌려진다. 깨달음도 처음에는 한 사람의 마음속 생각
에 지나지 않았지만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세상이 바뀌고 우주가 바뀌
고 신과 통한다. 울림과 떨림을 낳아 증폭되고 공명한다.

만유의 순환을 깨닫는다. 존재는 제 자리에 가만이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처럼 자라난다. 그것이
생명성이다. 역사의 나무는 진보로 자라고 문명의 나무는 발전으로 자란다. 진리의 나무 자라고 공동체
의 나무 자라고 소통의 나무 자란다. 증폭되고 공명된다. 

깨달음은 최종적으로 문화를 이루고 삶의 양식으로 완성된다. 양식은 소통의 레벨이다. 언어로 통하던
사람이 문자로 소통하기 시작하면 소통의 레벨이 올라간다. 더 밀도있는 소통이 가능하다. 언어와 문자로
소통하던 사람이 깨달음으로 소통하면 완전해진다. 증폭되고 공명하여 한 사람의 성취가 모두의 성취로
된다. 그것이 진정한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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