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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판에서 한발짝 뒤로 물러나 객관적으로 보기'
쉬어가는 이야기 하는 셈 치고 뜬금 있는 인물평 좀 하겠습니다. -.-;;”

중앙일보에 파스퇴르유업 최명재회장의 일대기가 연재되고 있다. 최명재, 훌륭한 사람이다. 근데 이런 사람 조심해야 한다. 펄펄 끓는 호텔 사우나 욕탕에 풍덩 뛰어들었다가 전신화상 입고 호텔에 소송 건 사람이다.(이런 터무니 없는..-.-;;)

『대략 닮았소. 올해의 엽기인물 3총사로 선정하는 바이오.』

이 사람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면 최낙정 해수부장관이 생각난다. 둘은 닮았다. 얼굴이 닮은 것이 아니라 표정이 닮았다. 휘어진 눈꼬리에 ‘참을 수 없는 장난기’가 엿보인다. 최낙정 해수부장관이 사업을 했다면 아마 최명재 만큼은 하지 않았을까 싶다.

문제는 이런 양반들이 정치에도 제법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명재는 사실 언론플레이로 뜬 거다. 민족사관고 하며.. 정치 잘해서 뜬 셈이다. 동시에 적을 만들었다. 위험하다. 이런 사람 정치 시키면 안된다. 최명재나 최낙정이 정치하면 나라가 결단난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지요. 최명재, 정치해도 되고 최낙정도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정도는 훌륭히 해낼 수 있습니다. 대신 장관이나 총리, 대통령, 당 대표는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사람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본인이 문제를 자각한다면 극복할 수도 있지요.)

왕년에 ‘우리모두’에서 활동했던 논객 ‘양신규’씨가 파병에 적극 찬성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양반도 최낙정, 최명재류의 위험인물군에 속한다. 이런 사람은 사업을 시켜야 한다. 빠꿈이라서 틈새를 잘 파고든다. 돈은 잘 버는데 정치를 시키면 꼭 적을 만든다. 왜?

통찰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야가 좁은 대신 관찰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절대로 중앙을 치지 않는다. 외곽을 빙빙 돌다가 작은 틈새를 발견하면 거기에 쇄기를 박고 올인한다. 문제는 이들이 외곽에서 중앙으로 뛰어들 때 이다. 잘 나가던 최낙정의 바보짓이 꼭 이런 때 나타난다.

이들은 경쟁을 통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외곽에서 틈새를 발굴하여 경쟁을 하지 않고 거저먹는 길을 택한다. 이런 사람이 사업을 가지고 도박을 하면 대박을 내지만, 정치를 가지고 도박을 하면 거덜난다. 이들은 ‘진짜 경쟁’을 한 번도 안해봤기 때문이다.

이들은 넓은 평원에서 싸우는 로마식 전투를 해 본 적이 없다. 외곽을 돌다가 적의 약점을 찾아 틈새를 찌르고 들어오는 자객이다. 편법에 능하고 정공법에 약하다. 이들은 지는 싸움을 역전시키기도 하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싸움을 허무하게 내주기도 한다. 전투에 이기고 전쟁에 진다.

정치는 사업과 다르다. 자객으로 안되고, 틈새로 안되고, 아이디어로 안되고 꽁수로 안된다. 곧 죽어도 정공법이 아니면 안된다. 경제는 다르다. 어떤 경우에도 51이 49를 이긴다. 주식이 한 주라도 많은 사람이 ‘오야’다. 결정은 ‘오야 맘’이다. 독재, 독주, 독단, 독선이 먹힌다.  

정치는 다르다.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 1이 99를 이기는 수도 있다. 사라예보에서 한발의 총성이 1차대전을 일으켰다. 안중근의 한방이 3.1만세로 이어졌다. 한 명의 테러범이 부시의 재선을 날려버릴 수도 있다. 정치는 사업보다 리스크 관리비용이 더 든다는 말이다.  

양신규류 파병찬성론자들이 극찬하는 인물이 광해군이라 들었다. 우리는 역사를 잘못 배워서 광해군의 실리외교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부 그런 점도 분명히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상당부분 잘못이다. 실리외교가 아니라 박쥐외교일 수 있다.

(광해군의 경우는 파병찬성론자도 반대론자도 두루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 묘하지요. 근데 저는 광해군의 오류를 파병을 해서 안되는 반대증거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통찰이 필요하다. 통찰은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는 것이다.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까지 보는 것이다. 흔히 실리 좋아하는데, 실리는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기인 경우가 많다. 4강의 틈새에 낀 한국은 명분을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양신규식으로.. 뭔가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여 ‘이렇게 한 다음 요렇게 하고 그 다음에 조렇게 하여’.. 이런 식으로 복잡하게 돌아가는 공작을 정치에 적용해서는 안된다. 왜? 한 사람이 만사를 틀어버릴 수 있는 곳이 정치판이기 때문이다.

광해군이 강홍립에게 밀지를 내린 것은 모사를 복잡하게 꾸민 것이다. 조선시대 허다한 역모가 대개 발각된 것은 일을 양신규, 최낙정, 최명재류 모사꾼들이 복잡하게 모사했기 때문이다. 정치는 곧 죽어도 정공법이 아니면 안된다.

‘이쪽에서 봉기하면 저쪽에서 호응하고’.. 하는 식으로 이쪽과 저쪽을 나누는 즉 실패다. 이쪽과 저쪽이 연결되는 관절이 급소가 된다. 적이 급소를 공략하면 한 방에 나가떨어진다. 전선에 간 강홍립과 후방에 남은 광해군 사이의 라인이 위험하다. 한 마리의 쥐가 그 라인을 쏠으면 만사휴의다.

이때 양신규들은 변명하곤 한다. 광해군은 잘했는데 반대파들이 잘못해서.. 이런 식의 책임전가 안통한다. 정치에서는 적의 잘못도 내게 책임이 있다. 판 전체를 장악해야 한다. 판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아예 시도를 말아야 한다. 광해군은 결국 판을 장악하지 못한거다.

최명재, 물론 업적이 있다. 그러나 적을 만들었다. 책임전가 하고 난 잘못없수. 우유 팔아먹은 죄 밖에’.. 사업에는 통하지만 정치에는 안통한다. 부시는 잘했는데 후세인 잔당들이 전쟁에 져놓고도 결과에 승복을 안해서리..’ 이런거 안통한다. 독립군은 백번을 져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최병렬, 이 인간도 유사한 점이 있다. 그는 한번도 ‘진짜 전쟁’을 해 본 적이 없다. 평원에서 정공법으로 싸워본 일이 없다.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어본 일이 없다. 언제나 경쟁 없이 뒷구멍으로 수월하게 올라갔다.

알토란 같은 강남지역구 낼름 주워 먹었다. 이회창 같은 강적이 나타나면 납작 엎드렸다가 이회창 없는 빈집을 거저먹었다. 최병렬이 지금 단식을 하고 있지만 최명재가 펄펄 끓는 욕탕에 풍덩 뛰어든 것과 같다. 무모한 짓이다.

최병렬의 눈꼬리에서도 최명재, 최낙정의 눈꼬리에서 볼 수 있는 장난기를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기어이 사고를 친다. 남 하는 것은 뭐든지 따라한다. 귀가 얇아서 누가 새로운 것을 소개하면 솔깃해 하지만 일주일이 가기 전에 흥미를 잃어버린다. 서프라이즈 소문 듣고 ‘디지털 한나라’ 이런거에 솔깃해 하다가 그새 잊어먹었다.

자기 보다 강한 자와는 절대로 싸우지 않는 자.
노무현이 강하게 나오자 쫄아서 특검법 재의 포기하고 응석이나 부리는 자.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자.

이런 하수와 비교되어 노무현이 돋보인다.

덧글.. 정치에 머리 싸매지 말자는 뜻에서 가볍게 쓴 글로 받아들여 주시길..!

노무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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