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변화다. 변화를 측정하는 것은 수학이다. 변화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과학이다. 변화의 원인을 해명하는 것은 구조론이다. 변화를 실천하는 것은 철학이다. 변화는 존재의 원래 모습이다. 물질은 변화가 나란한 것이다. 그것은 이차적으로 생성된 것이다. 원래의 모습은 에너지다. 에너지의 성질은 확산이다. 에너지는 흩어지고 균일해진다. 에너지를 상자에 가둔 다음 한곳에 구멍을 뚫어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이동하게 만들면 동력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런데 에너지를 상자에 가두는데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도로아미타불이다. 고대에 햇볕이 가두어 놓은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석유와 석탄과 같은 화석에너지다. 누가 에너지를 상자에 가둬주면 좋은 데 태양 외에는 그런 고마운 일을 하는 것이 없다. 전혀 없는가? 아니다. 드물지만 있다. 에너지는 일정한 조건에서 스스로 수렴하여 물질을 만들어낸다. 물질은 에너지가 스스로 자신을 상자에 가둔 것이다. 137억 년 전에 빅뱅이 일어났다. 공간이 팽창하여 우주 온도가 3천 도까지 떨어졌을 때 물질은 본격적으로 자신을 상자에 가두기 시작했다. 빛과 전자와 원자가 만들어졌다. 대부분 수소였는데 중력에 의해 수축되었다가 초신성폭발을 몇 번 거치면서 조금 더 세게 가둔 것이 금과 은, 납과 같은 중금속이다. 가둔 것을 또 가둔 것이다. 지구에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것은 초신성 폭발에 따른 대규모 가두기 행사가 네 번 정도는 일어났다는 증거다. 우주의 본래 모습은 에너지의 확산이다. 그런데 일정한 조건에서 가두어진다. 왜? 이기기 때문이다. 충돌하면 깨진다. 보통은 무질서한 충돌을 반복한다. 여기저기 계속 박고 다닌다. 분자의 브라운 운동이다. 그런데 박아도 오지게 박으면 특별한 일이 일어난다. 빛은 질량이 없으므로 박을 수 없고 전자는 박을 수 있다. 박으면 큰 덩어리와 부스러기가 만들어진다. 큰 덩어리끼리 박으면 더 큰 게 나온다. 나중에는 우라늄과 같은 중금속도 만들어진다. 박아서 덩어리가 커진 형님들끼리 모이면 신통한 일이 일어난다.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질서를 만드는 것이다. 큰 놈과 작은 놈이 박으면 큰 놈이 이긴다. 게임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다. 구조론은 여기서 시작된다. 지금까지는 외부에서 남을 박았는데 내부에서 스스로 박는게 구조론이다. 두 손으로 빨래를 쥐어짜는 것과 같다. 근육을 쥐어짜서 그 에너지로 빨래를 쥐어짜면 다시 빨래가 물을 쥐어짠다. 3단계 연속 박치기다. 큰 것을 짜면 작은 것이 나온다. 여기에 방향성이 있다. 그 방향은 밖에서 안 곧 확산에서 수렴이다. 그것은 절묘하게 박는 것이다. 밖에서 큰 것을 박으면 안에서 작은 것이 박히고 다시 더 작은 것을 박으며 한 방향으로 계속 간다. 계속 박아대는데도 유지된다. 박아서 일어난 변화가 작은 한 지점으로 수렴되므로 박고 또 박아도 전체는 다치지 않는다. 박는 힘은 미세하게 부분으로 전달되어 결국 똥으로 나온다. 자연에서는 열이다. 망치로 때리는 데도 몸을 다치지 않는다. 멋지잖아. 우리는 그것을 사건이라고 한다. 사건 내부에는 구조가 있어 그것을 가능케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