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오늘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오른 어느 아주머니의 글을 인용합니다.

 아이디 kim5079  등록일 2003/12/10 조회수 25

제목 "내가 속았나?"

대쪽 법관출신 이회창.

외골수 인생철학 바른길만 걸어온 외로운 이 시대의 마지막 양심 이회창.

지금 떠들고 있는 이런 일들은 아마도 사실이 아니겠지요?

나는 이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저 사람은 인격적으로 믿을래요.

대선의 승리자가 즉 현직 대통령이

다수당의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 검찰을 동원하여 짜맞춘 소설에 지나지 않을 스토리라는 것을

나는 알거든요.

만약에 이 일들이 사실이라면

난 과감히 이회창 전후보에게 같이 이세상을 눈감자고 제의하고 싶네요.

내가 부끄러워서 밖에 나가지 못할 지경인데 하물며 본인이야 오죽하겠어요?

아침에 잘 연락도 안되던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데요.

신문 봤느냐고.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음성만으로도 무슨 말뜻인지 알 것 같아 전화를 바쁘다고 하면서 껐지요.

난 부끄러워요.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지요.

내가 충격 속에 헤어나기 힘든데 그분은 오죽하겠어요?

이럴 때 속담이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는 심정이라고.

한나라당은 제발 쓸데없는 이론은 집어치우고 가만히 있으세요.

특검은 무슨 놈의 특검이란 말이요.

촌스러운 어느 아주머니가 검찰에 전달하는 도시락도 보지 못했는가요?

제발 이재오 사무총장 내보내세요.

그 사람 안됩니다.

한나라당 얼굴에 똥칠할 사람이에요.

참 딱하시네요.

오죽이나 그릇이 없었으면 저런 인물을 앞세워 총선을 대비한다 말이요.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 줄지어 있건만 어찌 저런 인간을 사무총장 자리에 놓고서 선거를 치를려고 하는지 난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 내가 노통을 욕하는 것하고 공인으로서 만인이 보는 앞에서 저사람 처럼 시장잡배가 막가는 소리 하는것 하고는 달라요.

앞이 캄캄해요. 이제서야 캄캄하면 지난번 100억은 남의 집 엿값처럼 들립데까? 그사람 관상을 좀보면 아주 안좋아요. 과거에 운동하던사람 얼굴 보면 악기가 아직 남아 있어요. 한나라당은 지금 그런 악기 어린 얼굴을 앞세울 때가 아니지요. 이재오 국회의원 기분 나쁘게 받아 들이지 마세요.

내도 당신만큼 나라를 위하는 국민이라우. 그리고 한나라당을 좋아하는 당원이지요. 제발 무식한 쌍소리는 그만 지껄이세요. 내가 듣기에도 거북한데 다른 국민들은 오죽하겠어요. 최대표님 건강 조심하세요. 그리고 정도를 가세요.  



이 글에는 적어도 쓰신 분의 진심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맞습니다. 아주머니가 쓰신 글의 제목처럼 '속으셨습니다‘. 아주머니의 잘못은 아닙니다. 한나라당만의 잘못도 아닙니다. 어느 나라를 가도 정치인은 원래 그렇게 합니다.

아주머니는 이회창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에게 속은 것이 아니라 '조중동'에게 속은 겁니다. 정당을 감시할 책임은 전적으로 언론에 있습니다. 감사원이 썩으면 정부가 썩고 공무원이 썩듯이 언론이 썩으면 나라가 썩고 정당이 썩는 것입니다.

그 어떤 유력한 신문도 ‘뻔히 다 알면서’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은 것입니다. 지금 누가 한나라당을 망치고 있습니까? 아주머니도 아시다시피 이회창이 원래부터 저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조중동이 이회창을 윽박질러서 악의 구렁텅이로 몰고 갔다는 사실을 깨달으셔야 합니다.

아주머니가 아시는 것 처럼 이회창은 원래 대쪽이었습니다. 병역비리가 있지만 97년 대선 이전까지는 그게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의 부자들은 다 그렇게 해왔습니다. 97년 이회창이 자녀들의 비리를 인정하고 대선후보를 사퇴했다면 이회창은 지금도 대쪽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조중동이 망친 것입니다. 마땅히 꾸짖어야 할 사람을 그들은 꾸짖지 않았습니다. 병역비리 때문에 원초적으로 대통령의 자격이 없는 사람을 부추겨서 그를 교만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입니다. 한번 그릇된 길을 가기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는 것입니다.

아주머니! 사실입니다. 믿고 싶지 않겠지만 이 모든 비리는 전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주머니가 존경하는 이회창과 함께 자결하지는 마세요. 더 이상 속고 싶지 않다면 이회창이 아니라 그를 사주하고 그를 망치고 그를 배후에서 조종한 조중동과 함께 ‘상징적인’ 마음의 자결을 하세요.

조중동이 건재하는 한, 그들이 중간에서 정보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한, 제 2의 이회창은 나타날 것입니다. 뒤에서 부추기고 조종하여 깨끗한 사람으로 하여금 잘못된 길을 가도록 오도하는 어둠의 세력을 지금 물리쳐야 합니다.

제 글이 아주머니를 위로할 수는 없겠지만 제 진심은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983 정동영의 부전승 image 김동렬 2003-12-29 16128
982 핵폭탄 맞은 민주당 image 김동렬 2003-12-26 13559
981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image 김동렬 2003-12-24 14457
980 노무현의 대포용정책 시동 image 김동렬 2003-12-24 14593
979 초딩은 KIN~! image 김동렬 2003-12-22 16891
978 못말리는 서프라이즈 image 김동렬 2003-12-22 15178
977 다시 한번 노무현을 위하여 image 김동렬 2003-12-21 13811
976 노빠의 난이 일어나다 image 김동렬 2003-12-20 15400
975 여의도에서 만납시다 image 김동렬 2003-12-19 15012
974 노빠는 죄가 없소 image 김동렬 2003-12-17 13586
973 정운현 눈엔 대통령이 닭벼슬로 보이나? image 김동렬 2003-12-16 14277
972 개념없는 오마이레시안들 image 김동렬 2003-12-15 17417
971 조병옥은 친일파인가? image 김동렬 2003-12-15 16171
970 이회창 신입의 입방을 환영한다. image 김동렬 2003-12-15 15576
969 노사모에 이은 딘사모가 뜬다 image 김동렬 2003-12-12 13419
968 고개 숙인 1억, 배짱 튕기는 100억(혹은 수백억). 스피릿 2003-12-11 14046
» 존경하는 회창님 나하고 같이 죽읍시다 김동렬 2003-12-10 14514
966 지금 쯤 한나라당 당사가 불타야 한다. image 김동렬 2003-12-10 14141
965 이회창을 즉각 구속하라 image 김동렬 2003-12-09 13993
964 우지끈 뚝딱 700억짜리 기둥이 뽑힌다 image 김동렬 2003-12-08 14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