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다음에 석가탄신일이다. 석가형님은 또 뭐 좋은게 있다고 텅 빈 우주를 가로질러 이 시시한 변두리 지구별까지 유람을 왔을까 싶다.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오월의 날에 기레기들은 열심히 전두환을 빨아주고 있었지만 일부 만화가들은 소극적 저항을 시도했다.
1980년 5월 25일 야로씨 조선만평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당연히 검열당국에 의해 삭제되었다. 나 또한 하늘을 쳐다볼 뿐이었다. 어느 부분이 잘못되어 있다면 그 부분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다면?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도무지 견적이 나오지 않는 사태다. 언어는 전제와 진술로 조직된다. 전제는 맞다 치고 진술을 맞춰보는 건데 전제도 틀렸으니 말을 할 수 없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실정이다. 생각하면 박정희탓 전두환탓도 허무하다. 이런 인간들 데리고 어휴! 깜깜절벽이다. 치명적인 것은 나 역시 잘못되어 있다는 거다. 바른말을 하려고 해도 말 없던 애가 갑자기 거기서 말문이 터지면 그게 더 이상하다. 사실도 틀렸고, 그 사실의 판단기준인 전제도 틀렸고, 그것을 바로잡을 말을 들어줄 세상도 틀렸고, 그것을 말하려 하는 나도 틀렸다. 뿐이랴. 그전에 서로 공유하는 언어가 틀렸다. 이쯤 되면 하늘이 잘못했다. 죄다 잘못되었으면 신이 잘못한 거다. 독재도 틀렸고, 독재와 싸워야 할 시민도 한참 멀었고, 문제를 지적하고자 하는 내게도 문제가 있고. 하나라도 맞아야 뭐라도 해보지. 젠장! 어쩌라고? 살라는 거야, 죽으라는 거야? 도대체 나를 왜 불러서 여기에 데려다 놨느냐고. 숨 쉬는 것도 어색하다. 모든 것이 틀어졌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건지. 웃지도 울지도 못하던 시절. 이런 이야기를 털어놓을 말 상대도 없고. 세상이 어떠한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세상이 잘못되어 있으면 뜯어고치면 된다. 중요한건 인간이다. 인간이 형편없으면 그나마 괜찮은 사람을 한자리에 불러모으면 된다. 아니 그전에 언어가 문제다. 언어가 형편없으면 방법이 없다. 세상도 틀렸고 인간도 틀렸는데 언어까지 틀렸으면 대책이 없다. 인간에게 언어가 있으면 자연에도 언어가 있을 것이다. 인간의 언어는 포기하고 자연의 언어를 찾아볼밖에. 그것이 구조다. 인간은 언어로 대화하고 자연은 구조로 소통한다. 자연의 소통법은 대칭이다. 대칭은 짝짓기다. 짝을 짓고 그 짝으로 또 다른 짝을 찾아낸다. 이 정도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방향성이다. 짝짓기는 플러스다. 자연은 마이너스로 짝을 찾는다. 비용문제 때문이다. 답은 밸런스다. 건드리면 움직이고 움직임은 되돌아오는데 양이 아니면 음의 피드백이다. 확산되면 더 볼일이 없고 수렴되면 대칭이다. 그렇게 짝이 탄생한다. 그것으로 자연은 소통한다. 밸런스가 붕괴될 때 에너지가 계의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면서 중간을 도출한다. 코어의 탄생이다. 비대칭으로의 도약이다. 그것이 파동이다. 에너지는 언제나 파동을 만들기 때문에 내부에 대칭과 축이 생겨난다. 파동은 주변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마루와 골을 만들어 대칭이 도출된다. 파동이 계에 갇혀서 확산되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면 입자다. 우리가 자연에서 보는 파동은 대부분 확산되어 소멸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존재를 이룬다. 파동이 수렴되어 입자가 탄생한다. 파동이 계예 갇혀서 확산되지 않고 수렴된 것이 자연의 존재다. 구조론의 지식은 어떤 사실이다. 나는 이것이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실은 인간이 문제였다. 구조론연구소는 인간을 바꾸는 공장이다. 감당할 수 있겠어? 잘 아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사람이 변해야 한다.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들은 도무지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는다. 대신 상호작용을 한다. 상대를 자극하고 반응을 끌어낸다. 반응을 토대로 반박하며 그걸 생각이라고 착각한다. 다들 머리 하나씩 달고는 있는데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한강에서 개소리 하는 유튜버나 거기에 동조하는 자들이나 동물적으로 반응한다. 지구평면설에 달착륙음모론에. 어휴. 생각 좀 하고 살자. 생각하면 어디가 덧나나? 생각은 그냥 하는게 아니고 기술이 있다. 객체와 주체가 있다. 객체는 사실이고 주체는 인간이다. 사람들은 객체를 바꾸려고 하지만 석가는 주체인 사람을 바꾼다. 객체가 아니라 주체가 문제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언어가 문제다. 첫째, 사실을 바로잡을 것. 둘째, 그 발전된 사실을 감당하도록 인간을 진보시킬 것. 셋째, 그 진보를 반영할 언어를 획득할 것. |
동감입니다.
참았던 라면 한 개 끓였습니다.
맥주 한 박스
함깨 마셔 봅시다.
동렬서 18장 07절 35
그것은 반영할 언어를 얻어라. => 그것을?
고쳤음다
오래동안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반백의 나이에도 도무지 답은 커녕 단서도 찾지 못해
이러면 뭐하러 더 살아야하나
체념만 깊어지는 나이가 됐습니다.
앞으로 언젠가 미래에는 사람들이 명쾌한 해결책을
발견해 주기를 막연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