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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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014 vote 0 2013.08.14 (13:12:53)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30814034605218


    ‘安의 멘토들, 왜 하나같이 그의 곁을 떠날까’라는 조선일보 기사다. 인간들 면면을 봐라. 안 떠나게 생겼냐고? 안철수 잘못 때문에 떠나는게 아니고, 딱 떠날 인간만 안철수가 모으는 거다.


    안철수에게 잘못이 있다면, 딱 그런 인간으로만 골라모은 잘못이다. 애초에 안철수의 포지셔닝이 잘못된거지, 그들과 관계를 맺은 다음에 있었던 구체적인 어떤 처신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안철수가 최장집을 ‘십고초려’ 했다는 말 듣고 내가 놀라서 뒤로 나자빠졌다. 3고초려는 예의고 4고초려는 무례이며, 그 이상은 죄악이다. 씹고쪼려? 이게 사람이 할 짓이란 말인가? 돌았나?


    최장집은 원래 남 밑에 있을 인물이 아니다. 처음부터 적당한 시점에 빠지려 했을 것이며, 단지 그 시기가 앞당겨진 거 뿐이다. 1년쯤은 붙어있어주는게 예의인데 그걸 견디지 못한 것이다.


    워낙 안철수가 매달리니까 마지못해 응해준 거. 저런 한물 간 할배들을 모으고 다니는 사실 자체가 정신 나간 짓이다. 얼굴 생긴거 봐라. '나 떠나요.' 하고 얼굴에 딱 써놨잖아. 안 보이나?


    김정은이 수첩할배들 몰고 다니는 것과, 박근혜가 김기춘노인을 부리는 것과, 안철수가 할배들 수집하는 것이 대한민국 3대 불가사의다. 지가 무슨 배트맨이라고 늙은 집사 거느리느냐고?


    구조론 게시판‘http://gujoron.com/xe/378600’에 있지만 유토피아는 비현실이라서 도리어 가치가 있고, 오리엔탈리즘은 거짓말이라서 장사가 된다. 남녀가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그렇다.


    김어준의 글‘http://gujoron.com/xe/gujoron_board/374477’에 있지만 해외여행 가면 70퍼센트가 깨진다.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는 비현실이라 부담이 없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면 괴롭다.


    현실과 비현실 사이에 거대한 장벽이 있다. 비현실이 현실보다 윗길이다. ‘꿈이 뭐냐?’고 물으면 ‘7급 공무원’ 같은 현실적인 대답을 하면 곤란하다. 당장 주변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공무원 되겠다고? 내가 서점 가서 공무원 시험서적 사다주랴? ‘나의 꿈은 곧 죽어도 대통령!’과 같이 비현실적인 답을 해야 부담없이 웃어넘긴다. 비현실이 현실보다 세다. 왜 모르는가?


    안철수는 현실적인 고리가 없는 가짜만 모은다. 현실적인 고리가 자신에게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부담없는 사람만 모으니 다들 부담없이 떠난다. 유비가 데려온 관우, 장비는 현실의 부담이다.


    직접 챙겨야 하는 인물이라는 말이다. 관우가 죽자, 장비도 죽고, 유비도 죽었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밀접했던 것이다. 서로를 챙겼던 거다. 그러나 조조가 데려간 유비는 어땠는가?


    원소가 데려간 유비, 도겸이 데려간 유비, 여포가 데려간 유비, 유표가 데려간 유비는 부담없는 인물이다. 유비는 독립세력이라 원래 부담없는 인물이었고 유비는 부담없이 그들을 떠났다.


    유비가 타고난 배신자라서 조조, 여포, 도겸, 유표, 원소, 손권, 유장을 떠난 것도 아니고 조조, 여포, 도겸, 유표, 원소, 손권, 유장이 무엇을 잘못해서도 아니다. 갈 때가 되니까 간 것이다.


    “유비는 공손찬의 부장으로 시작해 서주의 도겸으로 주인을 바꿨고, 한때 여포에게 의탁했다가, 다시 조조와 손을 잡고 여포를 쳤다. 다시 조조를 배신하고 원소에게 달아났다가, 유표를 거쳐, 손권에게 의지했으며, 최후에는 유장의 신뢰를 배신하고 그의 기업을 빼앗았다. 변절의 횟수로만 본다면 여포나 유비나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하여 유비는 충절의 표상, 정의의 화신으로 추앙되고, 여포는 배반과 변절의 상징으로 매도되게 되었는가? 유비는 늘 한실중흥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웠다. 주인을 배신할 때 뚜렷한 명분이 없었던 여포는 남들의 평가를 무시하고 그저 본능적으로 자신의 세력에 이롭다면 무슨 짓이든 했다. 결국 여포는 측근들에게마저 배신당해 패망했다.(웹 검색)”


    유비는 명분있는 배신을 했고 이는 예측가능한 정치다. 여기에는 상대성의 장이 성립한다. 유비의 행동을 예측하고 대응하면 된다. 서로 이용가치가 있었다. 이는 정당한 거래관계라 하겠다.


    여포는 명분없는 배신을 했으며 이는 예측불가능한 정치다. 절대성의 장이다. 서로 이용하는 거래관계가 아니라, 서로 책임져야 하는 의존관계다. 여포와 동탁의 관계는 유비와 관우, 장비의 관계다.


    유비가 형제들과 같이 죽었듯이, 여포는 동탁과 같이 죽었어야 했다. 무엇인가? 명분이 있으면 당연히 배신한다. 정치가는 사람을 따를 일이 아니라 대의명분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역으로 안철수가 윤여준, 김종인, 법륜, 이헌재, 최장집의 명분을 필요로 한 거지, 사람을 필요로 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안철수는 자신에게 필요없는 사람만 골라서 자신의 멘토로 삼았다.


    아무도 유비를 비난하지 않는다. 조조, 여포, 도겸, 유표, 원소, 손권, 유장이 유비를 필요로 한 사실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왜 그들은 유비를 필요로 했을까? 유비가 가진 명분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아쉬운 쪽이 숙여야 한다. 그들이 유비를 필요로 했다는 것은 그들에게 명분이 없다는 증거다. 마찬가지로 안철수가 윤여준, 김종인, 법륜, 이헌재, 최장집을 필요로 했다는 것은 안철수에게 명분이 없다는 증거다.


    명분없는 정치를 하면 당연히 배신당한다. 배신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왜 안철수에게 사람이 붙지 않을까? 안철수에게 관우,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조조나 원소가 유비를 필요로 했겠는가?


    유비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들은 관우, 장비를 필요로 한 거다. 안철수는 할배가 아니라 심복을 키워야 한다. 그 심복을 남들이 탐내도록 만들어야 한다. 노무현에게는 노빠가 있었다.


    정치인들이 노무현을 필요로 한 것은 노무현이 좋아서가 아니라 노빠를 빼먹으려 한 것이다. 정동영도 김근태도 노빠를 빼돌릴 궁리만 했다. 안철수가 안빠를 만들면 안빠를 빼먹기 위해 인물이 몰린다.


    그런데 안빠가 없다. 지지도는 높지만 구심점이 없다. 관우와 장비가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에게는 유시민과 문재인이 있었고, 이광재와 안희정이 있었는데 안철수에게는 그 유시민, 문재인, 이광재, 안희정이 없고 안빠가 없다.


    노무현의 유시민, 문재인, 안희정, 이광재, 천호선은 모두 젊은이다. 젊은이를 모으면 살고 할배를 모으면 죽는다.


    정리하자. 안철수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꿈을 물으니까 ‘7급 공무원’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당장 자신에게 도움되는 인물로만 골라모았다. 틀렸다. 꿈을 물으면 곧 죽어도 대통령이라고 말해야 한다.


    비현실이어야 한다. 그래야 꿈을 보고 젊은이가 모여든다. 이는 역설이다. 비현실이 오히려 현실이고, 현실이 오히려 비현실이다. 황제가 되겠다는 유비의 비현실적인 야망을 보고 관우, 장비와 같은 현실에서 쓸만한 충신이 모여든다.


    당장 패자가 되겠다는 조조, 원소, 유표의 현실적인 타산을 보고, 유비는 떠났다. 당신이 비현실을 선택할 때 도리어 현실이 채워지고, 당신이 현실을 선택할 때, 비현실적인 할배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유비처럼 떠난다.


    그러므로 젊은이여. 이상주의자가 되라. 당신이 현찰박치기하는 현실주의자가 될 때, 비현실적인 사기꾼들이 모여들고, 당신이 꿈 꾸는 이상주의자가 될 때 진정으로 쓸모있는 현실의 친구가 모여든다.

 

    봄의 비현실은 가을의 현실로 커다란 결실을 맺고, 가을의 현실은 겨울의 비현실로 소비되어 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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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 팟캐스트 7회가 나왔습니다.

 




[레벨:11]토마스

2013.08.14 (14:31:36)

 

안철수에게는 MB 퇴임과 함께 친박에게 팽당한 친이 할배들이나 몰려들겠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3.08.14 (15:59:58)

저는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학교다닐때도 선생님을 존경한적이 거의 없었던것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봅니다.

왜 일면식도없는 분에게 존경한다는 생각이 드는것인가?

확인 시켜주기 때문입니다.

명확하게 단호하게 구분지어주기 때문입니다.

내안에 있던 생각들이 마음들이 아 틀린것만 있지 않았구나.

마치 마음이라는 희뿌연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넣어 깨끗이 청소받는 느낌을 자주받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민주정부10년에서는 좋은글들 읽으면 그냥 그대로 좋으면좋은데로 읽고 넘어가는데,

요 몇년사이에는 더욱더 뜻깊게 다가오는군요..

김동렬선생님과 회원분들께 고마운마음을 전합니다.

 

[레벨:11]큰바위

2013.08.14 (20:27:56)

유비 이야기야 몇번 하신 말씀이고, 

다른 말도 다 당연한 이야기라서 그냥 휙 지나가는데 

"씹고쪼려"는 걍 남네요. 


글을 읽을 때, 확 땡기는 뭔가가 그날 남는거.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8.14 (23:05:17)

구조론으로 보면 안철수가 한 일이란 고급스런 안티만 해왔기에-병든 환자에게

주사놓기,웹 바이러스에 대한 안티 바이러스 개발 등등-분석하고 비평하는 촉은

발달했을지언정 창의하고 진격하는 리더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니 논네들 쫓아다니며 멘토나 찾고 있지요. 


자기가 틀을 짜서 거기에 맞는 인재를 모을 생각이 없으니 무엇을 해도 답 없음.

반면 김대중,노무현은 꿈을 갖고 움직였으니 인재가 그냥 모여들었지요.


안철수는 연구소나 하든가 교수나 하면 딱 맞는 인간인데 괜히 정치판에 뛰어들어

대한민국 호를 안개에 빠지게 한 큰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레벨:2]너도

2013.08.18 (14:31:41)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해외여행 가면 70퍼센트가 깨진다."

처럼  비현실로 대표(?)하다가 현실을 맞닥트리는 순간, 발기된 성기가 훅 죽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는데요...

이 비현실을 어떻게 유지시키며, 나갈 수 있을까요?

스타일을 이끌어 내고(발견하고?) 지속적인 복제를 통해서 가능한 걸 까요??


이게 너무 어렵습니다..

저 같은 범인에게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8.18 (15:12:57)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러가지를 시도해서 확률적으로 하나를 성공하든가

아니면 주변사람의 도움으로 성공하거나입니다.

 

주변사람의 도움없이 한 가지를 시도해서 한 번에 성공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대륙의 합리주의 - 주변의 도움을 얻고 사전에 충분히 연습한 끝에 성공한다.

영미의 경험주의 - 이것 저것 다 시도해보고 그 중에 먹히는 하나에 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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