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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404 vote 1 2016.01.19 (00:08:33)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986


    검색 중에 우연히 발견한 내용입니다. 심심하신 분은 읽어보셔도 좋을듯.


    ###


    염유(冉有)가 말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위나라 임금을 도와주실까?”
    자공(子貢)이 말하였다.
    “그래, 내가 여쭈어 보지.”
    자공이 들어가 물었다.
    “백이숙제는 어떤 사람입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옛 현인이다.”
    자공이 말하였다.
    “원망하였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짊을 구해서 어짊을 얻었는데 또 무엇을 원망했겠느냐?”
    자공이 나와서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도와주지 않으실 것이네.”
    冉有曰; 夫子爲衛君乎? 子貢曰; 諾, 吾將問之. 入曰; 伯夷叔齊何人也? 曰; 古之賢人也. 曰; 怨乎? 曰; 求仁而得仁, 又何怨? 出曰; 夫子不爲也.


    ###


    구조론의 견해와 통한다. 늘 말하지만 선은 선에 이른 것으로 이미 보상받았고 악은 악에 이른 것으로 이미 심판받았다. 어떤 사람이 5년간 고시공부를 했다면 성공한 것이다. 고시에 합격해서 벼슬하는 것은 남들에게 자랑하려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실패다. 합격즉 불합격이다.


    백이숙제는 선한 사람이 되려는 의도가 있었다. 선한 사람이 되었으니 성공한 것이다. 고사리를 먹었느니 주려 죽었느니 하는건 소인배의 입방아에 불과하다. 그들은 목표를 세우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 그 다음 연출은 신의 감당할 소임이다. 그렇게 인간은 신과의 일대일을 이룬다.


    복제와 조합과 연출이 있다. 군자는 복제로 일을 마친다. 그 다음 기승전결로 이어가는 조합과 연출은 세상 사람의 몫이다. 그것은 천하의 일이며 신의 일이다. 복제한 다음에 어떤 결과를 얻는가는 확률 속에 있다. 인간은 다만 선의 확률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기동하면 된다.


    자공의 퀴즈는 어렵지 않다. 묵가나 법가는 적극적인 개입주의다. 그것은 조합과 연출의 단계에 해당한다.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아야 하지만 바른 길을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부구조에서 어긋난 것을 하부구조에서 바로잡기 불가능이다. 상부구조는 괴외와 출공의 부자유친이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잘못되었으면 천하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 사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괴외와 출공 사이를 바로잡는다면 도둑의 뇌가 잘못을 저질렀는데 손가락을 자르는 것과 같다. 일의 근본을 바로잡지 않고 말단에 개입하는 것은 잘못이다. 근본은 선비의 공론시스템이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 범하는 것은 공동체의 평판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널리 예를 일으켜 선비집단의 공론을 만들고 집단 안에서의 평판공격으로 아버지와 자식의 의리를 바로잡을 일이지 자로와 같이 흥분해서 곧 군대 이끌고 쳐들어갈 일은 아니다. 공자는 철학가다. 


    철학가의 일하는 방식이 있다. 나는 억울함을 당해도 구태여 소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억울한 채로 있는 것이 신과의 일대일에서 신을 이기는 방법이다. 내가 신을 코너로 몰아 기세올리고 의기양양해할 찬스다. 그런 좋은 기회를 날려먹는 바보짓을 할 이유같은건 없는 거다.


    "훗! 당신이 연출한 세상은 고작 이 정도라는 거야?"


   


프로필 이미지 [레벨:13]아나키

2016.01.19 (11:20:40)

신과의 일대일 ! 

김기덕의 일대일 영화가 불편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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