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10497 vote 0 2008.03.06 (22:56:19)

산과 강은 다르지만

큰 산을 뒤집어보면 거기에 큰 강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숨어 있는 구조가 드러나 보이는 거다.

이렇듯 구조를 알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흐의 그림 하나에도

보이지 않게 구조가 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곤 한다.

그냥 직감적으로 느끼면 된다고.


천만에!

그것은 단순한 소비일 뿐 영혼의 울림은 아니다.


평론가들이 쓰는 온갖 수식어도 헛된 거지만

전율할 만한 느낌의 정체를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 자신이 주장하는 조형적 질서가 있다.


그 안에 저울이 있다.

대칭이 있고 강약이 있고 고저가 있고 장단이 있고 원근이 있다.


그렇게 긴장이 있다.

평형계가 있고 입구와 출구가 있고 심과 날개가 있다.

 

 

고흐의 수천번 붓질로 이루어진 산과 강이 그곳에 있다.

 

 

너와 나 사이에도 있고

하늘과 땅 사이에도 있고


삶과 죽음 사이에도 그것이 있다.

파울로 코엘료가 말한 글자와 글자 사이의 공백이 그것이다.


만남과 만남 사이에도 있고

몸과 몸 사이에도 있다.


그것은 누구에게도 붙잡혀 있지 않기 때문에 제 소리를 낸다.

reed처럼 소리를 낸다.


그리고 공명한다.

공백이 있기 때문에 공명하는 거다.


유복한 아테나와

집시 아테나 사이의 커다란 공백으로 있다.


사람들은 집이 딱딱한 건물이라고 믿지만

진실로 말하면 비어 있는 방이다.


사람들은 딱딱한 벽들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벽들 사이의 공백을 이용하는 것이다.


건축은 벽돌을 조적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비어있는 공간을 조직하는 것이다.


옷은 실을 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몸과 공기 사이에 머무를 공기의 층을 조직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공백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가득히 채워내야 한다.


그건 뭘까?

사명이다.


그 사명을 이야기로 주저리 주저리 풀어내면

인생이라는 꽃이 핀다.


그건 뭘까?

reed처럼 소리를 내는


아하 그것은 사랑이다.

그 사랑을 이야기로 풀어내면 삶이라는 열매가 맺힌다.


나는 그 향을 세상에 전파해서

그들을 홀리려는 거다.

 

꽃은 씨앗을 남기고 죽지 않는다.

작은 씨앗 속에 움츠리고 숨어서 다음 기회를 엿본다.

 

내 연주는 끝이 났어도

누군가의 연주는 계속 된다.

 

 

www.drkimz.com.


[레벨:1]청솔가지

2011.11.19 (11:25:46)

틈....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숨통.....트이는..틈.

너와 나의 막힌 곳을 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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