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13938 vote 0 2008.06.03 (16:00:26)

어떻게 살 것인가?

어차피 인생 별 거 아니다. 지푸라기와 같다. 신통한 일은 어디에도 없다. 슬퍼할 일도 없고 분노할 일도 없다.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다. 단지 그런 것을 판별하는 당신의 감성이 아깝고 소중한 거다.

행복하게 살든 불행하게 살든 종이 한 장 차이다. 실제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것은 말하자면 붙여놓은 장식, 걸어놓은 타이틀, 명목상의 표제에 불과하다. 그대의 삶이 성공이든 실패든 그러하다.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만 하나의 포즈. 잘나면 잘난대로 못나면 못난대로 그 포즈는 주어진 상황 안에서의 자연스러움을 따라가는 것, 그대 삶의 일관성을 따라가는 것. 그러므로 인생은 서투른 연극에 불과한 것.

문제는 그것을 가려보는 눈이다. 눈은 보라고 있는 것이고 가슴은 느끼라고 있는 것이다. 진정 숭고한 것은 그것이다. 그 눈이 타락해 버린다면, 그 가슴이 죽어버린다면 그대의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다.

빛나는 보석, 값비싼 명품, 알아준다는 명성 따위 허무할 뿐이다. 진짜는 사람이다.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빛나고 그 걸작에 어울리는 사람의 품격이 명품이다. 그 눈을 잃고 그 가슴 식어버리면 아무 것도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내가 잘 되고 혹은 잘못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잘 된 것과 잘못된 것을 가려보는 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어색함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대의 섬세한 가슴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늙어서 죽지 않는다. 그 눈을 잃어서 죽고 그 가슴을 잃어서 죽는다. 비위가 세어지고, 수줍음을 잃고, 순수를 잃고, 부끄러움 모르게 된다면, 얼굴이 두꺼워 진다면 살았어도 이미 죽은 것이다. 영혼이 죽은 것이다.

예술의 의미는 그 가려보는 눈을 보호하는 데 있다. 뜨거운 가슴 지켜내는데 있다. 그 눈이 있다면, 그 가슴이 있다면 언제라도 저 바다 건너 그 정상에서 하나의 진짜를 만날 수 있을 터이다. 전율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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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31 (03: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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