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2.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3.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1.은 구조론에서 하지 말라는 자기소개다. 그런데 시는 원래 자기소개다. 자기소개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벌여놓고 수습해야 한다는 말이다. 1.이 내면을 성찰하는 자기소개라면 2.는 밖을 둘러보고 계획을 말하는 것이다. 안에서 밖으로 대칭을 이루어 공간의 간격을 벌렸다. 여기서 끝내면 지하철 시다. 3.은 이 생각이 내 개인의 신세타령이 아니라 인류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거다. 별은 영원한 것이다. 보편성을 나타낸다. 누구든 고개만 들면 별을 볼 수 있다. 그때만 해도 밤하늘에 별이 많았다. 요즘은 서울 하늘에서 별보기가 별따기지만. 내 개인의 특수성이 아니라 인류 모두의 보편성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별이 있다. 보편성을 얻으면 도약한다. 그렇다면 찾아야 할 숨은 전제는? 독자와 화자의 관계다. 독자는 읽고 시인은 쓴다. 독자는 압박면접 하는 면접관처럼 질문을 던진다. '너 누구야?' '뭔데?' '웬 허접?' 이 표정으로 째려보는 것이다. 남의 시간을 1분 이상 뺏었으면 납득할만한 근거를 대야 한다. '친구야! 나야. 동주라구.' 이렇게 둘러댄다. '내가 니 친구냐?' '언제봤다고?' 이런 칼날이 들어온다. 어쩔 것인가? 30초 안에 납득시켜야 한다.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그럴 때 너는 전율하지 않았는가?' 그렇다. 체험의 공유를 불러낸다. 별은 밤에 보는 것이다. 밤 공기가 차다. 오들오들 떨며 별을 쳐다본 기억을 누구나 갖고 있다. 팔뚝에 소름이 쫙 잡힌 채로 말이다. 그러므로 나는 네게 말을 걸 자격이 있다. 왜냐하면 체험을 공유하니까. 우리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으니까. 세상은 원래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 내 안에 너 있으니까. |
sooien
김동렬
그렇소.
언어는 전체로부터 부분으로 연역합니다.
전체는 감추어져 있고 부분은 드러나 있습니다.
부분을 말하지만 그 숨은 전체를 깔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시는 내 느낌을 말하지만 실은 인류를 깔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인류의 대표자로서 말하는 것입니다.
vandil
토대의 공유를 발견하느냐의 문제, 발견했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챠우
보통 학교 시험 문제의 답은 "시대적 배경 혹은 화자의 세계관"이라고 하더군요.
風骨
그건 마광수의 해석입니다.
이미지와는 다르게 마광수가 윤동주 시 해석의
권위자 입니다.
이미지와는 다르게 마광수가 윤동주 시 해석의
권위자 입니다.
전제의 정체는 전체로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