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사물의 집합이 아닌 사건의 전개다. 사물은 관측자인 주체와 대칭된 객체다.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는 과정에 왜곡된다. 구조론은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을 합쳐서 하나의 사건으로 본다. 사건은 어떤 둘의 충돌에 따른 계 내부의 모순을 해소하는 변화의 시공간적 전개다. 여기서 대원칙은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에 드는 비용 때문이다. 사건은 계 안에서 외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의사결정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방향으로만 일어난다. 그것은 에너지의 수렴방향이다. 하나의 사건은 5회에 걸쳐 단계적으로 대칭을 조직하고 축을 이동시켜 에너지의 방향을 확산에서 수렴으로 바꾼다. 사건은 계를 이루고 대칭의 축을 이동시켜 운동을 일으키고 변화를 드러낸다. 여기에 사건의 급소가 있다.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에서 계는 이기는 방향으로 사건을 진행시킨다. 이기려면 효율성이 필요하고 효율을 추구하면 빠듯해지고 그럴 때 작은 힘으로 전체 판도를 흔들 수있다. 병사들이 대오를 이루고 좁은 관문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사건에 개입하여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 사물은 혼자고 사건은 여럿이다. 혼자서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불은 나무가 있어야 타고, 나무는 햇볕이 있어야 자라고, 물은 중력이 있어야 흐른다. 우리는 상호작용하는 둘 사이에 개입하여 사건을 조절할 수 있다. 변화가 나란히 반복될 때 외부의 관측자에게는 정지한 사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부에서 운동이 활발하다. 보이지 않게 사건 내부에서 일어나는 주체와 객체의 상호작용을 게임에 빗댈 수 있다. 게임에 이겨야 다음 단계로 연결된다. 우리는 막연히 존재가 단단한 사물 알갱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객체 내부의 어떤 고유한 속성에 우리가 찾아야 할 답이 있다고 믿어왔지만 그런 것은 없다. 사건 내부의 의사결정구조가 게임의 승자와 패자를 정한다. 구조는 얽힘이고 얽힘은 짝짓기다. 사건은 둘의 만남에 의해 격발되며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질이 부여된다. 불교의 제법무아와 같다. 고유한 성질은 없고 만나서 짝짓는 방식의 차이가 있다. 외부의 만남은 파트너에 따라 다르므로 상대적이다. 닫힌계를 지정하여 내부에 가두면 대칭에 의해 교착되어 변하지 않으므로 절대적이다. 외부의 변하는 만남이 관계라면 내부의 고정된 만남이 구조다. 외부도 더 큰 단위의 내부이므로 닫힌계를 지정하여 더 큰 단위로 보면 세상은 구조다. 구조는 사건의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며 거기에 숨은 플러스알파가 있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 전체에는 있고 부분의 합에는 없는 그것은 톱니의 맞물린 정도다. 그것이 기세다. 사건은 기세가 있다는 점에서 사물과 다르다. 움직이는 것은 관성력이 있다. 집단에는 권력이 있고 시장에는 이윤이 있고 사람에게는 의리가 있다. 세상은 기세라는 숨은 플러스알파가 결정한다. 기세의 조절장치는 시스템, 메커니즘, 스트럭쳐, 액션, 코드 다섯이다. 곧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무릇 안다는 것은 기세의 조절장치를 아는 것이다. 기세는 하나의 사건을 또 다른 사건으로 연결시키는 힘이다. 우주는 다섯 가지 구조의 조절장치에 의해 기세가 조절되어 비로소 성질을 획득하고 모습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