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마음의 존재를 어떻게 발견할 것이냐다. 마음에 다가서는 길부터 찾아야 한다. 마음은 메커니즘 원리에 의해 작동한다. 자동차가 작동하는 것이나, 컴퓨터가 작동하는 것이나, 생명체가 성장하는 것이나, 조직이 발전하는 것이나, 사람의 마음이 작동하는 것이나 원리는 같다. ◎ 자동차 동력전달 - 연료탱크≫엔진≫변속기≫구동축≫바퀴 ◎ 컴퓨터 정보처리 -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 마음의 자극처리 -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먼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학적 체계와, 수학적 공식과, 추상적 원리에 대한 개념이 서 있어야 한다. 질서와 무질서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논리학의 인과율에 대한 선험적 지식도 있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의 좌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도 필요하다. 일처리의 시간적 우선순위 개념과 공간적 접근경로 개념이 필요하다. 조직의 성장이 어떻게 시간적 우선순위와 공간적 접근경로를 조직팽창의 씨줄과 날줄로 삼아 더 높은 단계로 타고올라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진보하고 발전하는 것에 공통되는 성장원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메커니즘은 하나의 동력전달 체계를 공유한다. 메커니즘 안에 자연의 법칙이 다 반영되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필자의 구조론이 해명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 역시 기계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된다. 기계는 차갑다. 차가운 것이 쿨한 것이다. 기계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지고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직관적으로 반발심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보통 우리가 메커니즘에 거부감을 갖는 것은 강철과 톱니바퀴와 아암과 스프링으로 이루어진 낮은 수준의 60년대 메커니즘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더 높은 수준의 메커니즘도 있다. 메커니즘 자체가 진화하고 있다. 70년대 만화가들의 로봇은 볼트와 너트, 아암과 스프링과 기어와 샤프트로 이루어져 있었다. 적의 공격을 받아 부서진 로봇에서는 톱니바퀴와 쇳조각이 튀어나오곤 했다. 이는 70년대 만화가들이 시계 속을 뜯어보고 시계부품에서 착상하여 로봇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화 속의 로봇도 진화한다. 80년대 만화가들의 로봇에는 복잡한 유압장치와 전선케이블이 등장한다. 그러나 여전히 로봇의 각 부분들은 중앙의 통제를 받는다. 21세기는 모바일 시대이다. 모바일은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중앙과 지역이 따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슈가 떨어지면 트위터의 증폭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정보가 증폭되는 폭심이 중앙으로 설정되는 것이다. 메카니즘이라는 용어에 대해 직관적으로 차가움을 느낀다면 시계가 유일한 기계였던 60년대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이다. 기계는 진화한다. 가장 최근의 첨단 제품은 컴퓨터다. 컴퓨터는 다시 모바일로 진화한다. 기계는 진화할수록 점점 저 생명의 속성을 반영하게 된다. 21세기에도 국가시스템은 여전히 중앙과 지방이 별도로 분리되어 설정되어 있지만 이는 낙후한 중앙집권형 시스템이다. 낡은 시계는 버려야 한다. 트위터 시대에는 입소문의 진앙지가 중심지다. 바로 그곳이 시장이고, 번화가고, 다운타운이고, 주류질서고, 권력이고, 기득권이다. 그 위치는 무시로 변화한다. 생명은 정보를 복제하여 증폭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트위터가 스스로 폭심의 역할을 하면서 사건을 증폭시키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 분노를 증폭시켜 행동을 촉발하는 것이나 원리는 같다. 모바일 시대의 마인드로 보면 우리가 메커니즘에 대해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21세기 아이폰 시계는 다르다. 몰라서 그러할 뿐 알고보면 메커니즘에는 생명의 진화원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인간의 마음이 감정≫생각≫의도≫의식≫정신으로 성장하는 것이나, 원생동물에서 강장동물을 거쳐 포유동물로 진화하는 것이나, 기계가 태엽장치에서 유압장치를 거쳐 모바일로 진화하는 것이나 원리는 같다. 오래 전에 발명된 로봇이 아직도 일반화 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기계의 진화원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요즘 첨단로봇을 만들었다 해서 유튜브 동영상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곤 하지만 아직도 중앙집중식 정보처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모바일 시대에 맞지 않은 뒤떨어진 발상이다. 인체는 근육의 각 부분이 독립적으로 뇌를 가지고 있다. 진정한 첨단로봇이라면 관절마다 별도의 CPU가 있어야 한다. 로봇의 두뇌는 네티즌들이 인터넷으로 연결하듯 인체의 각 부분에서 오는 정보를 종합하는 형태여야 한다. 여기에는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인체는 두 다리, 두 팔로 항상 둘씩 짝지워져 있으며 그 밸런스 단위마다 균형자가 있다. 다섯 단위의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있고 하부구조는 둘씩 짝지워진 형태로 세팅되며 한 단위씩 정보가 상향될 때마다 새로운 판정이 일어난다. 이러한 구조원리를 반영한 생명형 로봇이어야 한다. 과학자들이 구조를 몰라서 제대로 된 로봇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 로봇은 눈에 달린 센서가 거리와 위치를 판단하여 중앙의 CPU가 로봇 전체의 속도와 중량의 밸런스를 한꺼번에 통제하려고 하는데 이는 지극히 무모하고 유치한 발상이다. 인체는 전혀 그렇게 설계되어 있지 않다. 인체는 발목이 발바닥의 밸런스를 잡고, 무릎이 종아리의 밸런스를 잡고, 골반이 다리의 밸런스를 잡고, 상체가 하체의 밸런스를 잡는 형태로 단계적인 오류시정 방법을 쓴다. 기계의 진화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메커니즘에 대해 편견을 가진 것이며,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면 생명의 진화원리와 시스템이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완전한 기계가 있다면 충분히 인간적이다. 21세기의 기계들은 진화가 덜 된 하등동물인 것이다. 여전히 삼엽충 수준에 머물러 있다. 모바일 시대에 정보가 증폭하면서 순간적으로 폭심을 만들어 내고 권력을 조직해 내는 원리를 파악한다면, 인간의 마음이 작동하는 원리를 알게 된다. 정보시장의 레벨이 있어서 낮은 시장에서 순식간에 정보가 증폭되지만 장벽을 뚫고 위로 올라가지는 못한다. 10대는 다 아는 소식을 30대나 40대는 전혀 모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정보가 흐르는 루트가 있는 것이다. 자동차는 동력이 전달되는 시간적 우선순위가 씨줄이 되고 핸들로 방향을 전환하는 공간적 접근경로가 날줄이 된다. 마음 역시 씨줄과 날줄로 조직된다. 씨줄과 날줄은 세 번째 의도에서 만난다. 자동차의 변속기와 핸들은 둘 다 한 사람의 운전자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포지션이 겹쳐지는 것이다. 연료탱크와 엔진과 구동축과 바퀴는 모두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변속기만은 핸들 옆 운전자 주변에 있어야 한다. 둘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천생연분이다. 운전자의 손이 핸들과 변속기를 동시에 만지기 때문이다. ◎ 시간적 우선순위 - 연료탱크≫엔진≫변속기≫구동축≫바퀴 ◎ 공간적 접근경로 - 운전석≫운전자≫핸들≫조향장치≫바퀴 자동차의 씨줄은 고정되어 있다. 동력이 전달되는 계통이 씨줄이다. 반면 날줄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결정적으로 운전자가 바뀌는 것이다. 자동차의 목적은 운반에 있고 그 운반하는 짐은 매번 바뀐다. 마음 역시 세 번째 의도의 포지션부터 대상이 바뀐다. 존엄과 자유는 고정되어 있고 사랑은 변한다. 사랑의 대상에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동료도 있다. 사랑에 있어서는 매번 포지션이 바뀌는 것이다. 의도와 생각과 감정의 대상이 바뀐다. 정신의 부엌에서, 의식의 도마 위에다, 요리하는 대상을 올려놓고 의도의 칼로 썰어낸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 의도하는 대상은 무가 될 수도 있고 배추가 될 수도 있고 양파가 될 수도 있다. 매번 요리하는 음식재료가 바뀐다. 요리사의 팔힘이 진행하는 경로가 씨줄이라면 음식재료가 진행하는 경로가 날줄이다. 우리가 메커니즘을 딱딱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유는 씨줄만 보고 날줄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씨줄은 경직되어 있지만 날줄은 유연하게 변화한다.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는 부분에 노즐이 있다. 그 부분에서 증폭된다. 공명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씨줄은 엑셀레이터를 밟는 만큼 일정하게 연료가 소모되지만 날줄은 한 대의 자동차에 열명이 탈 수도 있고 백명이 탈 수도 있다. 한꺼번에 대량수송이 가능하다. 빡빡하지 않고 여유공간이 있다. 자동차의 동력전달계통은 차가운 쇠붙이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지만 승객의 좌석은 항상 새로운 손님에 대비하여 비워져 있다. 널널하게 비워져 있을수록 좋은 차다. 꽉 들어찬 만원버스보다 텅텅 비어 있는 리무진이 좋은 것이다. 마음 역시 그러하다. 정신과 의식은 빼꼭하게 들어차 있지만 의도는 많이 비어 있다. 의도는 사랑이고 사랑은 그 비어있음으로 해서 타인을 끌어들인다.
마음의 씨줄은 강건할수록 좋다. 마음의 날줄은 널널할수록 좋다. 어떤 마음이 좋은 마음일까? 안으로 꽉꽉 들어차서 심지가 굳은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동시에 널널하고 여유로운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타인에게 관대한 마음이 좋은 마음이다. 요리사의 칼날은 날카로울수록 좋지만 그 칼날이 생선회를 뜰 때는 그 생선살이 굳고 무른 정도에 따라 유연하게 춤을 추어야 한다. 경직되지 말아야 한다. 심지가 굳고 강한 마음과 여유롭고 자애로운 마음이 만나는 지점이 세 번째 의도이다. 의도는 대상과 부드럽게 만나서 사랑을 낳는다. 그 지점에서 마음은 대상과 만나 얽혀든다. 그 강함과 부드러움이 교차하면서 리듬과 하모니의 강약과 고저장단을 낳고, 맥박과 기세를 낳고, 아름다움과 조화를 낳는다. 좋은 자동차는 강성이 뛰어난 강한 자동차이면서, 동시에 핸들링이 부드러운 차, 운전자에게 친절한 자동차이다. 메커니즘은 본래 강함과 부드러움의 이중성을 갖추고 있다. 메커니즘이 차갑고 강하다는 생각은 자동차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의 이야기고 자동차가 진화할수록 유연하고 부드러워진다. 최근에는 각종 전자장치가 도입되어 갈수록 세련되어 진다. 강함 + 부드러움 〓 세련됨 ◎ 정신≫의식≫의도≫생각≫감정 인간의 마음 역시 대상과 만나기 전 정신과 의식 단계에는 강건해야 하며, 대상과 만나는 의도에서 부드러워져야 한다. 의도에서 사랑을 이룬 다음에 이어지는 성취와 행복에서는 이중나선구조로 꼬여서 온갖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 과정은 세련되어져야 한다. 그 안에 리듬과 맥박과 기세가 어우러져 맥놀이를 이루어야 한다. 자연의 흐름에도 그러한 맥놀이가 있다. 인류의 역사에도 그러한 맥박과 기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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