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전략 유럽 흑인과 미국 흑인은 분위기가 다르다고 한다. 유럽 흑인은 상당히 엘리트로 보이는데 미국 흑인은 그렇지 않다고. 아프리카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자원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잠입한 것이다. 인종차별을 당하지 않으려면 점잖은 신사로 보여야 한다. 그들은 자의로 바다를 건너온 것이며 그러므로 계획이 있다. 전략이 있다. 미국 흑인은 노예로 끌려온 것이다. 당연히 계획이 없다. 전략이 없다. 백인과 섞여 사는 유럽의 흑인과 달리 빈민가에 모여 사는 미국의 흑인은 신사로 보여야 하는 이유가 없다. 방법도 없다. 대부분 어렵게 살지만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잘 대처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재자 폴 카가메의 르완다가 고도성장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전략이다. 좋은 전략을 채택하게 하는 것은 환경이다. 유럽환경과 미국환경은 다르다. 환경이 다르면 전략이 바뀐다. 피그미들은 키가 작다. 왜 키가 작을까? 정글에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그동안 정설로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이론이 수정되고 있다. 식량이 부족하기는 키가 큰 마사이족이라도 마찬가지다.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산족도 피그미처럼 몸집이 작다. 산족은 영화 부시맨으로 알려진 부족이다. 중요한 것은 피그미가 키만 작은 게 아니라 수명이 짧고 일찍 임신한다는 점이다. 스무 살이면 장년이고 서른 살은 드물다. 사진이나 동영상에 노인으로 보인다면 20대 후반의 나이다. 일찍 임신하고 일찍 성장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유전자의 방향이 한 번 정해지면 그쪽으로 계속 간다. 진실을 말하자. 피그미가 정글에 적응한 것은 맞지만 정글에 들어간 이후에 몸집이 작아진 것은 아니다. 일부 피그미는 정글 밖에서 살고 있다. 피그미는 원래 사바나에서 살았는데 키가 큰 반투족과 투치족이 몰려오자 정글로 숨어들었다가 여태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이다. 인과관계가 거꾸로다. 다윈의 자연선택을 피그미에게 적용하면 안 된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북미 인디언은 원래 사막에 살지 않았다. 동부의 해안가에서 옥수수를 경작하고 사는 농부였는데 백인들에게 쫓겨 중서부로 도망쳐서 들소를 사냥하게 된 것이다. 인디언의 토마호크는 원래 돌도끼다. 돌도끼로 들소 못 잡는다. 인디언은 사막에 적응한 종족일까? 사막이라는 자연환경이 특별히 인디언을 선택한 것일까? 천만에. 그냥 사막으로 쫓겨난 거다. 부족이 다른 두 피그미 집단의 유전자를 조사해보니 돌연변이가 일어난 경로가 달랐다고 한다. 이들은 정글에 적응한 것이 사실이지만 결과론이고 진짜는 유전자의 전략이다. 섬이나 고립된 곳은 섬왜소화 현상이 일어난다. 인도네시아에도 소인족이 있다. 그런데 태평양의 섬에 흩어져 사는 마오리족은 키가 크고 용맹한 전투종족이다. 이들은 대만에서 이동하여 태평양 각지의 섬으로 흩어졌다. 유전자는 모듈 단위로 움직인다. 하나가 변하면 다른 많은 것이 동시에 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략이 있다. 교육도 이와 같다. 어떤 전략을 채택할 것인가? 몸집을 줄여 일찍 임신하고 일찍 죽는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덩치를 키워 대부족을 이루는 전투종족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다.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그쪽으로 계속 가서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다. 인간은 환경에 잘 적응하는 동물이다. 에스키모는 육식만 하는데 키가 작은 편이다. 산족은 사냥꾼인데도 키가 작다. 구르카는 전투부족이지만 키가 작다. 마오리족은 섬에 살지만 건장한 전투부족이다. 북유럽인이 키가 큰 이유는 키가 큰 여자가 더 많은 자식을 두었기 때문이다. 키가 큰 종족이 키 작은 종족을 죽여 없앤 게 아니다. 생존경쟁도 자연선택도 아니다. 자연선택으로 보면 에스키모처럼 키가 작아야 한다. 왜 키가 크지? 원래 크지 않았다. 중세에 게르만족 남자 평균신장이 165센티에 불과했다. 요즘 한국인보다 작았는데 갑자기 커졌다. 인도인들은 대부분 키가 작은데 시크교도는 특별히 키가 크다. 시크교의 교리가 전투를 강조하기 때문에 육식을 하고 운동을 많이 한다. 성차별이 없으므로 여성들도 스파르타 여성들처럼 용맹하다. 시크교도는 원래 키가 작았는데 전략적으로 몸집을 키운 것이다. 북유럽은 남자들이 키가 큰 여자를 선호하는 경향을 가져서 키가 큰 여자가 자녀를 더 많이 두었다. 미국인들은 의외로 북유럽인에 비해 키가 작다. 일본인들은 미의 기준이 귀여움이다. 미성년자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 방향으로 계속 가면 피그미처럼 될 수 있다. 철학자들은 일원론과 다원론, 합리론과 경험론, 보편성과 특수성,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대승과 소승 중에서 논쟁하고 있지만 사실은 전략이다. 일원론과 다원론 중의 하나가 옳은 게 아니고 그냥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철학가의 논쟁은 필요 없다. 일원론을 선택하면 합리론, 절대주의, 보편주의, 대승이 줄줄이 사탕이다. 모두 연동되어 한꺼번에 결정된다. 일원론자이면서 상대주의자라든가 이런건 없다. 피그미가 키를 줄이면 수명도 짧아지는 것과 같다. 몸집이 작으면 대개 수명이 짧아진다. 고래와 코끼리가 오래 사는 것이 그렇다. 신진대사가 느리기 때문이다. 작은 몸집에 체온을 유지하려면 심장이 빨리 뛰어야 한다. 신진대사가 빨라져야 한다. 암세포도 빨리 성장한다. 그런데 개는 특별히 작은 개가 오래 살고 큰 개와 늑대는 5년 밖에 살지 못한다. 끊임없이 무리를 따라 이동하며 생활하는 늑대는 1년 만에 사냥할 수 있는 어른 늑대로 자라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유전자는 모듈진화를 하며 하나를 건드리면 연관된 것이 전부 바뀐다. 그래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그런데 지능이 높은 인간은 특별히 적응력이 뛰어나다. 인간은 특별히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적도지방에서 극지방까지 골고루 살고 있다. 교육도 이와 같다. 전략은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인간은 환경을 극복할 수도 있다. 우리는 반도국가니까, 우리는 약소국이니까 하고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면 망한다. 그것이 보수꼴통이다. 공자교육과 노자교육은 전략이 다르다.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하나가 결정되면 연동되어 전부 바뀐다는 점이다. 교육은 인생의 초반기에 일어난다. 너무 일찍 사회에 뛰어들면 좋지 않다. 그런데 이는 현대사회의 일이고 원시 부족민이라면 일찍 사회에 뛰어드는 것이 유리하다. 9살이면 출산하는 것이 피그미의 선빵전략이다. 너무 일찍 사회에 뛰어들면 장기전을 할 수 없다. 장기전을 선택하면 천천히 성장하고 결혼을 늦게 한다. 늦게 부모로부터 독립한다. 교육기간도 길어진다. 부모와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가족과의 유대도 매우 높아진다. 그런데 서구교육은 15살에 부모로부터 독립하던 봉건시대 기준에 맞추고 있다. 아프리카의 부족민은 더하다. 애보리진은 열 살이면 집에서 쫓겨난다. 부족민의 오두막은 원래 여자의 공간이다. 남자는 집이 없다. 그냥 나무 밑에서 생활한다. 애보리진은 마른 강바닥에 잔다. 밤새 모닥불을 피워놓고 추위를 견디다가 새벽이 되면 잠들어서 정오가 되면 슬슬 움직인다. 이슬이 마를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들은 환경에 지나치게 적응한 거다. 전략이란 기승전결로 가는 사건의 전개에서 앞단계가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것이다.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다. 환경에 맞추어 전략이 정해지는데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므로 환경에 개의치 않고 좋은 전략을 선택한 쪽이 이긴다. 그런데 나쁜 전략도 일시적으로는 좋은 전략이다. 피그미의 전략도 1만 년 전에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가장 좋은 전략은 그 집단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얻은 지혜를 집단의 구성원 모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방해자다. 종교와 피부색과 관습이 방해자다. 지역을 이유로, 성별을 이유로, 학벌을 이유로 차별하여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집단은 망한다. 문제는 소통의 차단이 전략이라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부족민은 수백 개의 언어가 있다. 이웃 마을과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 언어가 통하면 외부인이 들어오므로 소통을 막는 것이다. 공격전략인가 방어전략인가다. 잘못된 전략이 사회를 부족상태에 머무르게 한다. 물론 1만 년 전에는 그것도 좋은 전략이었다. 외부인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부족의 생존비결이었다. 정글에 숨어버리는 것이 피그미의 전략이다. 두고두고 발목을 잡힌다. 공격전략과 방어전략 중에서 방어전략이 일단은 유리하다. 그러나 드물게 한 번씩 신무기가 등장하면 공격전략이 먹힌다. 방어전략을 쓰면 부족이 통일되지 않는다. 초원의 지배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때가 좋았다. 공격전략을 쓰면 몽골족이 고원을 통합한다. 타타르족은 전멸하고 만다. 게임이론의 내쉬균형과 같다. 방어전략이 좋지만 누군가 공격전략을 선택했다면 치명적이다. 재빨리 자신도 공격전략으로 바꾸지 않으면 전멸을 면할 수 없다. 네안데르탈인의 지능은 현생인류와 그다지 차이가 없다. 현생인류 간의 지능 차이에 비하면 네안데르탈인의 지능도 중간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현생인류 중의 일부가 공격전략을 채택하여 많은 현생인류 부족을 멸종시켰다는 점이다. 사피엔스도 소수부족이 무수히 멸종되는 판에 네안데르탈인이 살아남을 확률은 없다. 현생인류는 30만 년 동안 다양성을 누리며 방어전략으로 흩어져서 살다가 5만 년 전 무렵에 갑자기 전략을 바꾼 어떤 집단에 의해 무수히 멸종되었다.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각지로 흩어지면서 많은 동물 종까지 멸종시켰다. 그리고 1만5천 년 전에 종교가 출현하면서 다시 한번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 와중에 무수히 많은 소수의 갈래와 네안데르탈인이 멸종된 것이다. 하나가 방향을 바꾸면 모두 따라가든가 아니면 죽는 수밖에 없다. 이미 방향이 바뀌었다면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
"가장 좋은 전략은 그 집단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얻은 지혜를 집단의 구성원 모두에게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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