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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688 vote 0 2009.04.10 (15:56:05)


전부 같은 작가의 작품일텐데 뭔가를 아는 사람이다.
이 분의 작품에는 어쨌든 심과 날의 긴장된 대결구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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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인물과 보여지는 들판을 통하여 그것을 보는 관객의 시선을 끌어들이고 있다.
들판이나 나무를 그린 것이 아니고 그 들판의 나무를 보고 있는 인물을 그린 것도 아니고 

관객이 그림을 '보고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보게 한다. 그림은 고흐의 붓끝에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을 보는 관객의 마음 속에서 다시 그려진다는 점을 깨닫기다.

이 방법으로 그림은 2차원 평면의 시각적 대상이 아니라 관객과 작가의 소통이라는 고차원적 세계로 비약한다.
미술관 벽에 붙잡힌 그림이 아니라 그 가두어진 사슬을 끊고 탈출하여 '하나의 사건'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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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와 칼라의 대립, 굳은 시멘트벽과 천에 붙잡혀 있는 살아있는 인물의 대립,
그리고 그림자와 빛의 대립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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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손이 닿을듯한 떨어져 있는 거리를 통하여 현대사회의 소통의 부재를 묘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안경 속의 두 눈동자가 서로 손을 맞잡는듯한 입체적 구성을 통하여 관객을 무대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두 창문이 관객이 얼굴에 쓴 안경이고 두 나체의 인물이 그 안경 안쪽의 눈알이라는 상상을 관객이 했다면
그래서 자신의 얼굴을 의식하고 안경을 만져봤다면, 그렇게 관객을 참여시켰다면 소통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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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물 속에 고립되어 있는 미끄럼틀을 통하여 현대사회의 소통단절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직과 수평, 고체와 액체, 물체와 그림자의 다각적 구성을 통하여 공간구조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끌어내고 있다.

미끄럼틀의 계단과 미끄럼대가 마치 물 위를 걸어가는 거인의 두 다리처럼 보인다. 
자신이 물 위를 걷고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소통은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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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시멘트 벽에 갇혀 있는 현대 도시인의 고단한 삶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육중한 벽들의 무게감에 의해 더욱 조명되고 증폭되는 생명력 있는 꼬마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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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다리를 건너가는 현대인의 고단한 삶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아치와 난간과 구름의 기묘한 일치를 통하여 공간구조의 새로운 몸짓을 찾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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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작품이 다 좋은 것도 아니고, 다른 작가의 사진에 비해 특별히 뛰어난 사진도 아니지만
사진을 왜 찍느냐,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하느냐 하는 물음에 대답하는 본능적인 센스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

이 작가의 사진들 중에 모델이 카메라를 의식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보이는 평면의 피사체를 찍는 것이 아니라 시공간상에서 구현되는 하나의 사건을 찍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작가의 사진들 중 다수는 둘 이상의 어떤 대립에 따른 긴장을 다루고 있으며 그 대립은 다각적인 대립이다.
구조 위에 또다른 구조가 있고 그 이중, 삼중의 복합구조를 통하여

그 사진을 찍는 작가와 그 사진을 보는 관객의 대립구조라는 제 3의 구조를 들추어내고 있다.
이러한 구조의 연속적인 전개를 통하여 관객이 사진 속으로 성큼 걸어들어오도록 자리를 깔아주고 있다.

사진은 사건이다. 작가가 찍는 과정과 관객이 보는 과정도 그 사건의 구성에 포함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공간의 구조를 탐구하고 칼라들의 대결, 정과 동의 대결을 탐구하는 데서 과학성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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