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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969 vote 0 2009.04.06 (19:4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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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할 때 밀도가 전달된다.
포착해야할 긴장은 그 밀도 가운데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진가와 화가들은
그러한 접촉을 의식적으로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델이 주변의 사물과 접촉해서 안 되며
모델은 중앙으로 걸어나와서 배경과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고 믿는듯 하다.

대부분의 사진작품들에서 모델들이 배경과 유리된채
10센티 쯤 공중부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접촉해야 전기가 통한다.
접촉해야 겉으로 노출된 살갗 안쪽의 긴장이 전해진다.

세잔이 형태를 주장한 것과 같다.
형태에 주목할 때 그 이전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어떤 통일성을 획득하게 된다.

르네상스 회화가 소실점을 얻음으로 해서
비로소 인간은 자연을 통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게 되었고

이성의 힘으로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자연을 건드리면 천벌받는다'는 소극적, 퇴행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상의 시대를 끝막고  이성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젖힐 수 있었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세잔이 형태를 주장함에 의해

회화가 평면예술에서 벗어나 더 높은 단계의 조형적 질서를 탐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형태를 배제하고 보면 2차원 평면 내부의 질서가 너무 낮다.

그림 안의 여러 요소들은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지 않고 레이어별로 유리되어 있다.
형태를 얻음에 의해 비로소 그림 속의 풍경이

그림 밖으로 성큼 걸어나와 관객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접촉에 의해 밀도가 전달되어야

사진 안의 요소들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함과 동시에
그 소통의 기운이 관객에게 전달되어 관객과도 소통하게 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우주의 온갖 생명을 일깨우는
커다린 울림을 낳는 종소리로 메아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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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나 엉덩이가 인간의 주목을 끄는 이유는
접촉하여 살이 접히는 부분에서 밀도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쁘다는 느낌을 주는 시각적 현란함을 넘어 더 높은 차원의 주의환기가 있다.

9dd.jpg

접촉은 물리적 접촉이 아닐 수도 있다.
대칭되는 둘은 서로 떨어져 있지만 긴장의 끈에 의해 접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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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수탉은 팽팽한 긴장에 의해 강한 접촉으로 연결되어 있다.

879.JPG

높이 나는 새와 노을도 접촉하고 있다.

887.JPG

어둠과 물안개도 서로 접촉하여 서서히 녹아들어 마침내 하나가 되고 있다.

7896.JPG

서서히 섞여들때의 몽환적인 느낌에 주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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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의 지경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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