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깨닫기
깨달음의 본의는 소통(疏通)에 있다. 참된 소통은 어떤 주어진 사실에 대한 인식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반드시 실천이 따라야 한다. 깨달음은 존재가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맞서는 상대가 있다. 결혼을 앞두고 맞선을 보는 젊은이들 처럼 상대가 있다. 이심전심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로 스위치가 켜지고 전구에 불이 들어와서 마침내 어둠을 밝혀내는데 성공해야 한다. 자기 자신과 소통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세상과 소통해야 한다. 소통함으로써 의미를 배달하고 가치를 보존하고 아름다움을 드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만나야 한다. 혼자서는 아름다울 수도 없고 가치를 실현할 수 없다. 지식은 혼자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깨달음은 세상과의 적극적인 만남과 맞물림과 함께 섬과 하나 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깨달음은 능동적인 참여와 개입에 의한 창조의 과정이다. 두 전극이 맞물려서 스위치가 켜지고 도체에 전류가 흐르고 전구가 빛을 내는 것이다. 그것은 두려운 것이다.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를 선택할 때 하나가 버려진다. 그렇다면 긴장해야 하고 목숨을 걸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