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空)을 깨닫기
존재는 공(空)하다. 크게 비어 있다. 당신이 믿는 것, 당신이 마음 든든해 하는 것들, 당신이 의지하는 것들, 그 모든 것이 텅 비어 있다. 그러므로 허무하다. 허무의 바다에 표류하는 인생이 비참하다. 그 허무의 끝에서 의미를 만나야 한다. 비참의 끝에서 구원을 찾아야 한다. 의미는 짝 짓기다. 의미는 존재와 존재를 짝 짓는 하이퍼링크다. 의미는 세상과 당신을 잇는 징검다리다.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아나서야 한다. 의미는 실천이다. 제 자리에 가만이 앉아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서 의미가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번 의미를 얻었다 해서 성공은 아니다. 더 나아가야 한다. 의미에서 가치로, 가치에서 미학으로 미학에서 소통으로 나아가야 한다. 세상은 크게 맞물려 있다. 맞물려 있으므로 짝 지을 수 있다. 어떤 것이 의미가 있느냐는 말은 곧 짝지어질 수 있느냐는 말이다. 의미는 뜻이다. ‘뜻’의 어원은 ‘태운다’는 뜻이다. 마차에 짐을 싣듯이 짝 지어 태우는 것이 ‘뜻’이다. 도마가 칼을 태우고 종이가 연필을 태우듯이. 짝짓기 방법으로 태워가기다. 의미는 그렇게 올라탄다. 도마는 칼을 태워 요리라는 가치를 창조하고 종이는 연필을 태워 글씨라는 가치를 창조한다. 의미(meaning)의 어원은 머금는다는 뜻이다. 우리말 마음 역시 머금는다는 뜻이 있다. 덩어리로 뭉쳐(mass) 머금은 것이 마음(mean)이다. 세상만사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마음먹기는 뜻 머금기다. 어미닭이 알을 품듯이 내 속에 머금어 품는 방법으로 의미를 배달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