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263 vote 0 2014.10.15 (23:18:18)

    마녀witch의 어원은 wise, wit로 좀 안다는 뜻이다. 마녀는 뭔가를 아는 사람이다. 중세 마녀사냥 때문에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제목이 낚시성이지만 대체할 적당한 단어가 없으니 일단 넘어가자.


    결론은 ‘아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모계사회에서 여자가 지배하는 방법은 둘인데, 첫째는 아들을 열명 쯤 낳아서 많은 아들들의 힘을 빌리는 것이고, 둘째는 방법할매처럼 마법을 쓰는 것이다.


    방법할매 실력이면 ‘손발리 오그라들게’ 하는건 일도 아니다. 독초나 주술을 사용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살리는 것이다. 제주도만 해도 특별한 할매들은 뭔가 대단한 힘이 있다는 믿음이 퍼져 있다고.


    원시사회에서 남자들은 마흔이 되기 전에 전투에 나가 죽어버리는게 보통이므로 오래 사는 여성이 부족의 전통을 잇는다. 부족의 전통 그 자체가 ‘의사결정의 연속성’이라는 형태로 힘을 가지는 거.


    의사결정 스트레스 때문이다. 인지부조화나 확증편향의 예처럼 인간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일관된 의사결정을 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집단의 일관성을 유지하게 하는 부족적 전통이 힘을 가지는 거.


    사회에서 누구든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 포지션이 아니면 의사결정권자를 따르는 팔로우 포지션이다. 미성년자는 자동으로 팔로워가 된다. 어른이 되면 리더로 바뀐다. 여성들은 팔로워가 되기 쉽다.


    봉건사회는 대가족제도라서 성인 여성은 아이들의 리더가 되지만 핵가족 시대에는 그것도 없다. 특히 한국사회는 그 경향이 심하다. 팔로우 포지션에 계속 남아있으려고 하면 아줌마가 되는 거다.


    아줌마병이 있다. 거기에도 기술이 있다. ‘우리 애를 하버드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 묻는 사람이 되는 거다. 물을 거리를 생산하면 된다. 줄기차게 약자 포지션만 찾아다니는 거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일베충들처럼 뭔가 불만을 가지고 투덜거리며 자신을 약자 포지션에 둔다. 진보는 인류집단의 의사결정권자다. 당연히 진보는 리더 포지션이다. 보수꼴통은 자동으로 팔로워다.


    일베들은 무식한 자신은 의사결정권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시비를 걸어 의사결정하지 않고 편하게 묻어가려고 한다. 그게 ‘노예근성’이다.


    말하자면 의사결정은 진보가 맡고, 자기네는 그것을 승인하는 역할을 하며 이때 트집잡는 공무원처럼 삐딱한 태도로 첫 번째 판단은 무조건 ‘안돼!’다. 승인을 원하는 쪽에서 애걸하면 통과시켜준다.


    의사결정내용은 파악하지 않고,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는가에 따라 그것을 승인하거나 비토하는 것이다. 결재서류는 보지도 않고 무조건 몇 번 빠꾸시켰다가 통과시켜주는 고약한 상사처럼 말이다.


    아줌마 집단 안에서 리더가 되는 방법도 있다. 학원가에서는 이들을 ‘돼지엄마’라고 부른다. 학부모 그룹 안에서 영향력을 가진 돼지엄마가 학원을 바꾸면 팔로워들도 일제히 학원을 바꾸는 식이다.


    일베충들도 그것을 노리고 '벌레엄마'가 되려고 한다. 일베로 추천을 많이 받아서 벌레들 앞에서 우쭐대려고 하는 그런게 있다. 결론은 한 번은 인생의 포지션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이다. 패를 바꾸라.


    그대 인생의 첫 번째 패는 팔로우 패다. 언젠가 팔로우 포지션에서 리더 포지션을 바꿔야 한다. 이때 자기가 소속된 패거리 기준이 아니라 인류 전체 기준이어야 한다. 인류의 리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림을 그리든, 노래를 부르든, 영화를 찍든 인류를 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 인류를 바꿔가는 사람들 편에 속해야 한다. 바로 진리의 편, 진보의 편, 우리편이 되어야 한다.


    여성들이 젊었을 때는 미모를 앞세워 의사결정권자의 지위를 누리지만 나이가 들면 마녀의 지혜를 익혀 인류집단의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요즘은 20대부터 보톡스 맞는다 하니 약자 포지션 안주다.


    일베충 되는 길이다. 진보 지식인들 역시 약자 포지션에 서서 발언권을 얻으려는 비겁함을 버려야 한다. 스스로 약자를 자처하면 의사결정권자는 못 되는 것이다. 진보는 인류라는 기차의 기관차다.


    침팬지 젊은 수컷은 매우 폭력적이다. 대신 그들은 잘 화해한다. 화해의 제스처가 발달해 있다. 보노보는 평화적이다. 그런데 보노보들은 화해할줄 모른다. 화해의 제스처가 없다. 불편한 상태로 간다.


    보노보들은 화해할줄 모르므로 싸우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싸움을 끝내는 방법이 없으니 그게 두려워서 싸움을 회피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의사결정 회피심리다. 싸움도 하고, 화해도 해야 한다.


    보노보들은 암컷의 권력이 커서 그렇다는 설도 있다. 남자들이 침팬지의 방법을 쓴다면 여자들은 보노보의 방법을 쓴다고 볼 수 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말하자면 그렇게 비유할 수 있다.


    애초에 화해할 의도로 싸움을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애초에 패를 바꿀 의도로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 적당한 때에 지혜로운 마녀 포지션으로 갈아탈 의도를 가지고 우쭐대는 미녀포지션이어야 한다.


    계속 잘난척만 하다가는 나중 곤란해진다. 연예인들이 처음에는 미남배우로 떴더라도 적당한 때 연기파로 갈아타야 한다. 무엇인가? 애초에 갈아탈 의도가 있다면 역으로 마음껏 밀어봐도 되는 거다.


    갈때까지 가보는 거다. 여배우가 미모를 앞세우든 차승원이 얼굴을 앞세우든 적당한 때 갈아탈 의도가 있으면 콧대를 높이고 자기 장점을 극대화 해도 괜찮다. 남들이 뭐라하든 신경 안쓰고 가본다.


    오해할 수도 있는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쓰는 글이다. 그러므로 독자들도 이해해줄 아량을 갖고 읽어주어야 한다. 현명한 여자는 미녀에서 마녀로 갈아타야 한다. 미남에서 연기파로 변신해야 한다.



111999.JPG



    신인이 데뷔때부터 몸사리고, 눈치보고, 겸손떨고, 선배 섬기고, 착한 척 하고 그러다가 크지 못하는 것 보다는, 과감하게 미모를 앞세우고, 싸가지 없게 굴고, 선을 넘어버리고 그렇게 위악적인 캐릭터로 겂없이 질주하다가, 적당한 시점에 지혜로운 마녀로, 연기파 배우로 변신해야 합니다. 애초에 그렇게 변신할 의도를 가져야만 제대로 자기 캐릭터를 살릴 수 있습니다. 핵심은 역시 과감한 의사결정입니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4.10.17 (00:16:49)

'좋다 나쁘다'에서 '매치된다'로 넘어가기. 매칭포인트를 미모에서 지혜로 옮기는 일. 뭘 좀 아는 여자가 대접받는 쪽으로 가야...
백치미 말고, 지성미, 근데, 학력 유학 이런거 말고, 삶의 질감이나, 달관의 모습?


여튼 '신모계사회'의 한 지침서.

좀 아는 여자랑 와인바에서 와인마셔야지..원. 노래방 도우미는 당최 뭐하자는건지..ㅎㅎㅎ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968 진리는 하나다. image 2 김동렬 2014-10-27 7204
2967 진화는 일대일이다. image 김동렬 2014-10-23 13724
2966 피케티와 빌 게이츠 1 김동렬 2014-10-22 7471
2965 양자적 관점 image 1 김동렬 2014-10-20 7135
2964 천지창조의 방법 image 김동렬 2014-10-19 7645
2963 천재는 어떻게 발명되는가? image 1 김동렬 2014-10-19 13602
» 여성이여, 마녀가 되라. image 1 김동렬 2014-10-15 8263
2961 구조론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image 6 김동렬 2014-10-13 11215
2960 첫 번째 패는 무조건 바꿔라 image 2 김동렬 2014-10-10 8119
2959 의사결정학이 새로 나왔습니다. image 19 김동렬 2014-10-07 8263
2958 지적설계설의 아이러니 김동렬 2014-10-05 6693
2957 아멜리 노통브의 착각 image 3 김동렬 2014-10-01 10291
2956 점 선 면 입체 그리고 차원 1 김동렬 2014-09-30 8954
2955 오컴의 면도날 13 김동렬 2014-09-29 8971
2954 열역학 법칙이란 무엇인가? 4 김동렬 2014-09-26 7717
2953 첫 번째 패는 바꿔야 한다 5 김동렬 2014-09-25 12332
2952 자전거 여행 image 2 김동렬 2014-09-25 7116
2951 믿음의 문제 image 1 김동렬 2014-09-24 7178
2950 이야기의 5단계 3 김동렬 2014-09-22 8167
2949 진화란 무엇인가? 3 김동렬 2014-09-22 6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