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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470 vote 0 2014.04.05 (01:3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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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디자인이라는 거죠. 소실점을 찾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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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가 자동차 디자인을 논하는 것이 현대차를 비판하기 위한 것은 물론 아니다. 내가 구태여 사진을 찾아서 비교하여 보여주는 뜻은 ‘정말 이게 눈에 안 보이는’ 깝깝한 분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에휴! 이걸 꼭 말로 설명해야 되겠냐고. 아이폰과 갤폰이라면 척 봐도 느낌이 오지 않는가? 유아원 아기들에게 줘도 똑똑한 아이라면 아이폰을 고를 거다. 근데 정말 이것이 전혀 안 보이는 분이 꽤 있다고 생각된다.


    “LF쏘나타의 외관은 차세대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을 적용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이전 YF쏘나타에 비해 무난하면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LF쏘나타의 디자인에 대해 "과장되게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고 덜어내는 디자인을 했다"면서 "선 하나, 소리 하나도 부풀리지 않도록 다듬고 또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이전 YF쏘나타와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라는 보충 설명을 곁들였다.”


    이런 사람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아야 한다는 말인가? 소실점이란 것은 그냥 보면 보이는 거다. 초딩이 봐도 보인다. 한 살짜리 아기가 봐도 보인다. 그런데 그게 전혀 안 보이는 사람과 대화를 해야 한다는 말인가?


    음악선생이 나같은 음치에게 음악을 가르치다간 아마 미쳐버릴 것이다. 그런 기분이다. 결론적으로 구조론에 대해 딴소리를 하는 사람은 이런 기본에서 어긋나 있다는 판단이 선다. 음치에게 음악을 가르칠 수 없다.


    타고난 구조치에게는 구조론을 한 마디도 말하고 싶지 않다. 구조론은 초딩이 발견한 것이다. 당연히 초딩도 알아들을 내용이다. 물론 이를 발전시킨 것은 다른 이야기다. 수학도 어렵게 만들어서 어렵지 산수는 쉽다.


    수학을 모르겠다면 이해가 되나, 산수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사람과는 대화할 이유가 없다. 썩 꺼져라! 구조론은 간단히 세상이 구조로 되어 있다는 거다. 이걸 원론에서 인정하고 진도를 나가더라도 나가야 한다.


    이런 기본에서 철저하지 않으므로 문제가 있는 것이며, 아직 소실점조차 보지 못한 사람과, 구조론의 어려운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는 거다. 구조는 얽힘이다. 얽히면 꼬인다. 꼬이면 헷갈린다. 헷갈리면 오판한다.


    필자는 최근 글에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오판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건 중요한 문제다. 이게 중요하다는 감이 오지 않는 사람들과는 대화하고 싶지 않다. 역이기의 오판, 안철수의 오판은 지식인의 오판이다.


    중국붐에 관한 10년전 한겨레의 오판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간 써먹은 겨울날씨 예측도 한겨레가 5년간 틀렸고 필자가 맞았다. 눈감고 찍어도 50프로 맞는데 한겨레는 수년간 완벽하게 거의 기적적으로 틀렸다.


    한겨레의 오판력은 신들린듯 하다. 문제는 배운 사람이 오판한다는 거다. 아니 배운 사람이 더 오판하는 지점이 있다. 왜? 구조론을 모르니깐. 구조론은 세상의 모든 오판이 완전히 동일한 구조로 일어남을 밝힌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깨닫고 보니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더라.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다시 보니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더라. 옛날에 선사 유신이 노자 도덕경의 화광동진을 풀이하는 취지라 한다.


    나중 성철이 써먹었다. 여기에는 이중의 꼬임이 들어있다. 기슭에서 보면 산에는 바위와 둔덕과 개울의 다양성이 있다. 그러나 정상에 다가가서 보면 산은 다양성이 없다. 정상은 뾰족하고 텅 비어 있다. 확일적이다.


    그러나 진정한 정상은 다르다.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개울과 둔덕과 바위와 숲을 품고 있다. 구조론은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진정한 다양성은 기슭이 아니라 정상의 획일성을 거친 에너지를 가진 다양성이다.


    에너지 없는 기슭의 다양성은 가짜다. 그것은 다양성으로 위장된 혼란과 무지다. 일베충의 다양한 추태에 불과하다. 정상은 에너지가 있다. 그러나 에너지를 추구하는 동안은 다양성이 없다. 그래서 불만을 가진다.


    구조론에 불만을 가진 사람도 대개 이와 같다. 그들은 구조론이 정답을 말한다는 사실 자체에 화를 낸다. 범생이가 진도 나가자 해서 놀고싶은 급우들을 머쓱하게 만들듯 구조론의 정답이 분위기를 깼다고 믿는다.


    그러나 에너지를 가져야 다양할 수 있다. 의식이 족해야 예절을 알고 곳간이 넉넉해야 인심이 나고 에너지가 있어야 다양하게 여가를 즐긴다. 구조론은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에너지 없는 다양성은 진짜가 아니다.


    다양성을 만드는 것은 구조의 얽힘이다. 구조론이야말로 다양성 그 자체인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구조는 이중으로 꼬여 있다. 구조는 공간의 대칭으로 얽히며, 그 얽힘은 축의 공유에 의해 일어난다.


    혹은 토대의 공유라 해도 무방하다. 어떤 둘이 대칭을 이룰 때는 반드시 무언가 공유하고 있다. 남과 북은 한반도를 공유하고 남편과 아내는 가정을 공유하고 여당과 야당은 여의도를 공유한다. 공유하므로 얽힌다.


    공간과 시간,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이중으로 얽혀 있다. 얽힘은 한 점에서 모두 만나며 그 부분을 타개하면 전부 풀리게 되어 있다. 이는 구조의 기본이다. 그림은 원근의 구도로 얽히면서 동시에 관측자와 얽힌다.


    악기는 현과 공명통이 얽히면서 동시에 연주자와 얽혀있다. 그리고 한 점에서 모두 만난다. 그 한 점을 통제하는 자가 게임을 지배한다. 게임의 지배라는 표현은 명사가 아니다. 히딩크도 정확히 모른다는 말이다.


    이창호가 반집승부로 몰아가서 상대방에게 스트레스를 가하는 것과 같다. 축구는 공격과 수비를 교대하게 되는데 보통 중앙선을 넘어서면서 긴박해진다. 히딩크는 상대방이 공격하는 시작점에서 수비를 해버린다.


    타이트하게 압박해서 공수를 전환하는 동안의 잠시 주어지는 여유를 뺏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공간을 빼앗는 것이면서 동시에 시간을 빼앗는다. 수비수가 공을 낚아채면 감독의 전술을 떠올리고 공격전개를 구상한다.


    동료와 신호를 교환하며 호흡을 조절하는 그 시간을 빼앗는 시간공격이다. 바둑에서 상대방을 초읽기로 몰아버리는 시간공격과 같다. 공간과 시간을 엮어서, 전체가 맞물리는 한 점을 만든다. 게임의 권을 형성한다.


    모든 정답에는 이러한 지점이 있다. 성감대 같은 곳이 있다. 건드리면 반응이 격렬한 지점이 있다. 급소가 있다. 그것은 에너지로 있고 분위기로 있고 무드로 있고 상호작용으로 있고 긴장으로 있고 스트레스로 있다.


    대부분의 고수들은 그 한 지점을 장악해서 전체를 조율한다. 음악에 뾰족한 정상이 있고 그림에 뾰족한 소실점이 있다. 그곳에서 역설이 일어난다. 의도와 반대로 된다. 징검다리문제는 그러한 착각의 한 가지 예다.


    이런건 초딩도 아는 것이다. 본능적으로 알고 직관적으로 알고 통찰력으로 안다. 다만 그것을 말로 설명한 것은 필자가 처음이다. 대부분 고수들은 이런 핵심을 알려달라고 하면 직접 해보면 알아 하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은 에너지이며 상호작용이며 의사결정이며 추상의 영역이며 명명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히딩크가 게임의 지배라는 애매한 말로 하면 각자 알아채야 한다. 나는 구조론을 알기에 그것을 알아챈다.


    구조론을 모르면 ‘게임의 지배라니 역시 그럴듯해’ 하면서 그것이 시간공격임을 모른다. 그것이 공수교대 과정에서의 대칭을 깨는 비대칭임을 모른다. 모든 구조가 같다는 사실을 모르므로 축구는 축구겠지 하는 것이다.


    모든 구조는 같다. 우주 안에 구조는 하나 뿐이다. 이런 구조 저런 구조가 있는게 아니고 그냥 구조가 있는 것이다. 구조는 이중의 역설로 이루어져 내부에 공간과 시간 이중의 반전을 담고 스트레스를 조율하고 있다.


    평화로운 마을에 한 수상쩍은 나그네가 나타나자 마을에 이상한 공기가 감돌게 된다. 이는 소설가들이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이다. 사실은 소설가들도 이 수법을 아는 것이다. 막연하게 감으로 알 뿐 핵심은 모른다.


    구조론의 대의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산수도 모르면서 수학에 덤비면 곤란하다. 엉뚱한 소리 하는 분에게는 물어보고 싶다. 보면 보이는 소실점이 그 분 눈에 보이기나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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