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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39 vote 0 2022.11.06 (19:22:00)

    인간은 힘을 원한다. 빈자가 원하는 것은 돈의 힘, 지식인이 탐하는 것은 명성의 힘, 약골이 원하는 것은 체력의 힘, 정치인이 탐하는 것은 권력의 힘, 솔로가 원하는 것은 매력의 힘이다. 


    힘은 외부의 객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럴 때 인간은 전율한다. 쾌락 호르몬으로 보상받는다.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힘은 내부에서 외부를 향한다. 힘은 일정한 방향성이 있다. 힘은 언제라도 사건의 원인측이 되어 결과측을 바라본다. 힘은 변화의 시작점이 되어 종결점을 통제한다. 힘은 능동적으로 변화를 통제한다.


    문제는 힘이다. 답도 힘이다. 세상은 힘으로 시작해서 힘으로 끝난다. 모든 문제는 외부의 힘에 의해 일어나고 모든 해결은 내부의 힘에 의해 가능하다. 힘은 언제나 내부에 있다. 엔진의 힘은 엔진 내부에 있다. 신체의 힘은 신체 내부에 있다. 불의 힘은 불의 내부에 있다. 그리고 외부를 바라본다.


    인간은 힘에 의해 타격받고 힘에 의해 구원된다. 좋은 것도 힘이고 나쁜 것도 힘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정작 힘이 무엇인지 모른다. 인류 문명의 맹점이라 하겠다.


    힘을 처음 해명한 사람은 뉴턴이다. 그러나 뉴턴은 힘의 작용인 운동을 설명했을 뿐 힘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 힘의 정체에 대해서는 갈릴레이에게 떠넘겼다. 힘의 결과를 설명했을 뿐 원인을 설명하지 않았다. 원인이 뭐냐고 물으면 그게 힘이라고 둘러댄 것이다.


    갈릴레이가 발견한 것은 관성력이다. 관성력은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반대파의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얼떨결에 나온 말이다. 갈릴레이는 단서를 남겼을 뿐 설명하지 않았다. 그런게 있다는 정도로만 이야기를 끝냈다. 


    역사 이래 누구도 힘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았다. 인류는 여전히 힘을 모른다. 모든 것이 힘인데 아무도 힘을 모른다. 문명은 이렇듯 허술한 기반 위에 서 있는 것이다. 위태롭지 않을 수 없다.


    힘은 계 내부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힘은 계의 존재를 상정하고 들어간다. 계는 안과 밖이 있다. 모든 힘은 내부의 힘이다. 힘은 계 내부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자발성이 있다. 우리는 힘의 자발성에 주목해야 한다.


    자연이라는 말은 그 자발성을 반영한다. Nature의 어원에도 나타난다는 의미가 있다. 자연은 자발성이 있다. 씨앗은 내부의 원인에 의해 싹이 튼다. 태풍은 내부의 원인에 의해 저절로 발생한다. 소용돌이는 내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문명은 내부의 원인에 의해 스스로 진보한다. 


    모든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내부에 힘을 갖추고 있다. 자체 엔진이 있다. 동력원이 있다. 밸런스가 있다. 균형자가 있다. 조절장치가 있다. 의사결정구조가 있다. 그것은 한 방향으로 진행한다.


    - 힘은 계의 존재를 상정한다.
    - 힘은 내적인 자발성이 있다.
    - 힘은 안에서 밖으로 움직인다.
    - 힘은 원인측에서 결과측을 바라본다.
    - 힘은 계 내부의 변화를 통제한다.


    스프링을 누르다가 손을 떼면 복원된다. 눌린 스프링에 압력이 걸려 있다. 아인슈타인의 등가원리로 보면 갈릴레이의 관성력은 스프링의 압력과 같다. 움직이는 것을 갑자기 멈춰 세우는 것이 스프링을 누르는 것과 같다.


    힘은 계 내부의 압력이다. 압력은 계 내부의 자원들이 균일할 때 내부의 밸런스가 작용하여 외력과의 상호작용에서는 하나로 행세하는 것이다. 집단이 외력에 맞서 한 덩어리로 움직인다면 계 내부에 압력이 걸려 있다. 커플이 커플룩을 고집한다면 사랑이 걸려 있다. 


    힘은 집단의 의사결정이다. 집단은 외력에 맞서 내부에서 계를 이룬다. 힘은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는 성질이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밸런스가 무너지면 힘을 쓸 수 없다. 한쪽 다리가 없다면 걸을 수 없다. 한쪽 팔이 없다면 힘을 쓸 수 없다.


    계 내부에 밸런스를 만드는 것은 유체의 성질이다. 계 내부에서 유체는 서로 간섭한다. 간섭하면 균일해진다. 균일해지면 에너지적으로는 강체다. 유체를 강체로 만드는 것은 압력이다. 압력이 걸리면 균일해지고 균일해지면 한 덩어리가 되어 강체의 성질을 가지고 자원을 한곳에 몰아주는 것이 힘이다.


    - 힘은 계의 의사결정이다.
    - 힘은 부분이 전체를 대표한다.

    - 힘은 내부가 균일해야 성립한다.
    - 힘은 계 내부 밸런스의 복원력이다.
    - 힘은 계의 자발적인 통제다.


    - 힘은 자원들의 간섭에 의한 방향성이 있다.
    - 힘은 공간에서 시간으로 움직인다.
    - 힘은 거리에서 속도로 움직인다.
    - 힘은 강체에서 유체로 움직인다.

    - 힘은 각운동량 보존이다.


    엎어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다. 에너지는 방향성이 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갈 수는 있는데 저쪽에서 이쪽으로 올 수는 없다. 가진 것을 잃을 수는 있는데 못 가진 것이 생겨날 수는 없다. 잃는 것은 안에서 내가 결정하지만 얻는 것은 밖에서 다른 사람이 결정한다. 그것은 계의 자발적인 통제가능성이다.


    힘이 가지는 자발성의 원천은 밸런스다. 밸런스는 유체의 성질에 의한 내부 간섭으로 2가 1이 되는 것이다. 간섭한다는 것은 제한한다는 것이다. 힘은 계 내부의 자원들이 간섭하게 하여 압력을 도출하므로 제한이 걸린다. 한 방향으로 가며 역방향으로 가지 못한다. 이러한 제한을 통해 우리는 힘을 통제할 수 있다.


    힘은 공간의 거리가 시간의 속도로 바뀌는 각운동량 보존이다. 각은 공간의 거리다. 운동은 시간의 속도다. 힘은 존재의 모습을 바꾼다. 힘이 변화를 일으킬 때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므로 우리는 기술을 걸어 힘을 통제할 수 있다. 원하는 지점에 전체의 힘을 모아서 쏴줄 수 있다. 그러므로 힘은 매력이 있다.


    힘이 한 방향으로 몰려가며 외력을 흡수하여 점점 커지는 성질이 자연에서는 기세로 나타나고, 시장에서는 이윤으로 나타나고, 사회에서는 권력으로 나타난다. 기계장치도 전체의 에너지를 한 지점에 몰아주는 메커니즘이 있다. 모든 변화의 지점에 그것이 있다. 조절장치가 있다. 의사결정구조가 있다. 그것이 아군의 핵심이 되고 적군의 급소가 된다. 이야기는 거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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