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작용의 기본은 자극과 반응이다. 뇌는 외부의 물리적 자극에 반응한다. 여기서 권력의 문제가 제기된다. 능동이냐 수동이냐다. 레이더는 능동적으로 전파를 쏴서 적의 움직임을 탐지한다. 능동적으로 자극을 보내서 상대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것이 지능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느냐다. 늑대에게 쫓기는 사슴은 능동적인 대응이 불가능하다. 어린이가 말을 배우는 것은 권력을 획득한 것이다. 내가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외국어가 늘지 않는 이유는 질문하지 않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지고 상대의 답변을 예상해야 한다. 상대의 질문에 수동적으로 답변하면 사건의 연결이 끊어진다. 뇌 안에서 뉴런이 연결되지 않는다. 질문과 답변으로 사건이 완결되기 때문이다. 내가 질문을 던지면 예상되는 상대방의 답변이 두 가지다. 하나의 회로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건이 발전한다. 인류가 여전히 지능을 이해하지 못한 이유는 사건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사건은 공간이 아니라 시간이다. 시간의 미래를 예측해야 한다. 그러려면 권력을 쥐어야 한다. 상대의 공격에 수동적으로 방어하면 주도권을 쥘 수 없다. 사건의 맥락을 이해할 수 없다. 아는 게 힘이다. 힘은 능력이다. 능력은 권력이다. 권력은 주도권이다. 지능은 신체나 환경이나 도구나 기타 주어진 자원을 이용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상대를 이기는 것이다. 사건을 끌고 가는 힘은 에너지 효율성이다. 효율적인 의사결정은 예측이다. 예측은 도구를 쥐어야 한다. 인간은 언어와 사회관계와 손발과 감각과 의식을 도구로 삼아 예측할 수 있다. 예측하려면 상호작용의 대칭관계에서 자신이 갑이 되어야 한다. 딜러가 되어야 한다. 선이 되어야 한다. 능동적인 포지션에서 게임의 지배가 가능하다. 인공지능이 실패하는 이유는 예측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측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예측하지 않는 것이다. 예측은 자원의 효율적 이용인데 알파고는 외부에서 전기를 지원해준다. 자신을 감시하는 의식이 없다. 외부환경의 자극에 수동적으로 반응할 뿐이다. 알파고는 최선의 대응을 찾아낼 뿐 최선의 지배를 추구하지 않는다. 지능이 꼭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의 질문을 의미하지 않는다. 개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주시하는 것도 눈으로 질문하는 것이다. 코를 킁킁거리며 적극적으로 냄새를 맡는 것도 일종의 질문이 된다. 벌레가 더듬이를 뻗어 탐색하는 것도 질문이다. 질문을 하면 예상되는 답변은 최소 둘이므로 뉴런의 연결이 추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