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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403 vote 0 2022.07.09 (16:40:28)

    까마귀의 뇌에는 포유류의 신피질에 해당하는 팔륨이라는 부위가 있는데 그곳에 뉴런 1억 2백만 개가 모여있다고 한다. 까마귀는 겨우 100메가로 5살 어린이 이상의 높은 지능을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다섯 살 꼬마에게 까마귀만큼 해보라고 하면 절대 못 한다.


    까마귀는 100메가로 다 하는데 알파고는 도대체 반도체를 몇 개나 쓰는 것이냐? 인간의 지능은 뇌의 용량과는 상관없다는 구조론의 입장과 맞다. 공정한 조건에서 인간은 바퀴벌레보다 지능이 낮다. 쓸만한 인공지능을 못 만드는 것이 컴퓨터 용량 때문은 아니다.


    테슬라 자동차의 학습이 부족해서 5단계 무인운전이 안 되는게 아니라 설계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학습은 큰 의미가 없다. 까마귀의 가장 큰 특징은 객체와 긴장된 접점을 유지하고 있는 거다. 이건 내가 보라매공원에서 비둘기와 까치를 놓고 비교실험 해봤다.


    인간과 밀당을 하려는게 다르다. 대부분의 동물은 먼저 인간을 피한다. 인간이 곰을 한 번 봤다면 곰은 인간을 50번 본 것이다. 곰이 먼저 인간을 보고 피하는데 만약 인간의 눈에 띄었다면? 그 곰은 사람을 테스트할 생각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위험한 상황이다.


    왜 사람을 피할까? 스트레스받기 때문이다. 까마귀는 왜 나하고 밀당을 했을까? 도로 가운데 죽은 쥐의 사체가 있는데 내가 10센티 전진하면 까마귀는 10센티 후진한다. 내가 10센티 후진하면 까마귀는 10센티 전진한다. 그럼 까마귀는 스트레스를 안 받는가?


    자폐증은 자기 내부를 바라본다. 외부를 쳐다보지 않는다. 못 보는게 아니고 안 보는 거다. 안 보다 보면 못 보기도 한다. 자기 내부 신호에 주목하는게 자폐증이다. 지능의 본질은 접점(밸런스의 균형점)의 유지다. 접점을 유지하며 또다른 접점을 찾는 것이 지능이다.


    지능 - 이걸 보면서 저걸 본다.
    멍청 - 이걸 보면 저걸 안 본다.


    알파고가 지능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접점이 없기 때문이다. 전혀 없는건 아니고 접점이 언제나 한 개이고 그것은 확률인 듯하다. 박지현이 머저리인 이유는 자기 내부를 쳐다보기 때문이다. 윤석열, 김건희, 박근혜의 나르시시즘도 마찬가지로 자기 내부를 바라본다.


    정치적 자폐증이다. 정의당과 같다. 정의당은 외부와의 접점이 없다. 국힘당이 미국에 복종하려고 하고 민주당이 중국 시장을 먹으려는 것과 다르게 그들은 자기 내부의 도덕성을 바라보며 나르시시즘에 빠진다. 정신병자가 자기 내부에서 들리는 환청에 주목하듯.


    지능이란 무엇일까? 접점을 유지하는 능력이다. 단순 연산능력이 뛰어난 것은 서번트 증후군이다. 그게 지능은 아니잖아. 단순 기억력? 동물도 기억은 잘한다. 개는 몇 년 만에 다시 만나도 주인을 알아본다. 나는 안면인식 장애라 금방 잊어먹어 버리는데 말이다.


    한꺼번에 두 가지 이상을 생각하는게 지능이다. 운전을 하는데 조수석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면 꼭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놓친다. 정신이 팔려서 인터체인지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먹는 것이다. 군대 PT 체조에서는 마지막 숫자를 외치면 처음부터 다시 한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고도의 집중을 해야 하는데 집중이라는게 뭘까? 집중은 숨을 쉬지 않는 것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자기 내부에서 5초마다 한 번씩 신호를 때려주는 것이다. 5초마다 매뉴얼을 재검토하라고? 화장실 같은데 벽에 써붙여 놓은 것이 있다.


    비품은 관리되고 있는가? (   ) 따위 10여 가지를 나열하고 모두 체크하라고? 이걸 체크하라는 신호가 3분마다 내 안에서 때려준다면? 매우 피곤할 것이다. 어쨌든 신호가 제때 와주면 출구를 놓치지 않는다. 대신 신경이 곤두서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계속 때리니까.


    사람은 귀찮으니까 달력에다 표시해 놓는다. 다이어리에 메모하기도 하고. 계속 체크하는 것이다. 요리사는 한꺼번에 열 가지를 체크한다. 불맛은 적절한가? 간은 맞는가? 재료는 싱싱한가? 온도는 적당한가? 접시는 깨끗한가? 어휴. 그게 골치가 아파지는 것이다.


    군대에 입대하면 이등병은 두통을 앓는다. 신경이 곤두서니까. 자기 내부에서 몇 초 간격으로 때려주는 거. 자기 자신에게 계속 매를 맞는다. 복통을 앓거나 식도역류가 올라온다. 암호 까먹지 마. 점호시간 까먹지 마. 총번 까먹지 마. 고참들 식기 챙기기 잊어먹지 마.


    요즘은 말년 챙겨주기 이런거 안 하겠지. 사랑에 빠지면 하루에 수십 번 여친과 문자를 교환하겠지. 자폐증은 자기 내부를 응시한다. 반대로 외부를 열심히 관찰하고 교실 서열싸움 순위 올리려는 애도 있다. 그런 애들이 군생활은 참 잘하는데 학교 공부를 조또 못해. 


    주변머리는 발달해 있는데 속알머리가 없어. 반대로 공부 잘하는 애들 중에 은근히 고문관 많음. 똑똑할수록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서 주변 분위기 안 챙기는거. 컴퓨터 서버는 라인을 유지하려고 정기적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해커는 그것을 이용해서 해킹을 한다. 


    연인 간에는 메신저를 주고받는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카톡 읽씹하면 혼난다. 운전을 잘하려면 옆사람과 대화를 하면서도 고속도로 출구를 의식해야 한다. 한꺼번에 두 가지를 하는데 그냥 병렬형 사고는 아니다. 운전하면서 휴대폰으로 대화를 하면서.


    라디오를 들으면서, 화장을 고치면서, 거울을 보면서 운전하는 귀신같은 실력은 지능이 아니다. 상호작용의 랠리가 끊어지면 안 된다. 탁구를 하는데 상대가 멀리서 치면 자기도 멀리서 치고 상대가 탁구대 가까이 붙으면 자기도 가까이 붙게 되는데. 랠리의 간격이다.


    남녀의 밀당은 그 간격을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기동하게 된다. 처음에는 멀리서 골대를 보며 축구를 하다가, 다음은 가까이 네트를 보며 테니스를 하다가, 다음에는 더 가까이 배구네트에 붙어서 스파이크를 때리다가, 아주 딱 붙어서 입술로 탁구를 하는 것이 키스다.


    축구를 하면서, 테니스를 하면서, 배구를 하면서, 탁구를 한다면 그게 지능이다. 그렇다고 경기장 다섯 개를 쓰면서 병렬로 하면 안 되고 하나의 경기장이라야 한다. 축구장 안에 테니스장 있고, 테니스장 안에 배구 네트 있고, 배구 네트 안에서 탁구 하는게 지능이다.


    그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암산을 잘한다. 이게 안 되어서 암산이 안 되는 거다. 그럼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 축구는 피아간에 접점이 멀다. 경기장이 크니깐. 축구보다 테니스가, 테니스보다 탁구가, 탁구보다 입술 박치기가 더 경기장이 비좁다는 말이다.


    질 안에 입자, 입자 안에 힘, 힘 안에 운동, 운동 안에 량을 포개면 가능하다. 지금 과학자들이 지능이라고 우기는 것은 기억을 방대하게 한다거나, 연산을 엄청 빠르게 한다거나, 병렬형으로 동시에 다섯 가지 종목의 시합을 하거나, 이런 거지 여럿을 포개지 않는다.


    감독이 지시하는 포메이션이 테니스라 치고 축구를 하면서, 공수간에 간격을 유지하면서, 절묘하게 패스를 하면서, 골도 넣어라굽쇼? 보통은 하나를 하라고 하면 다른걸 안 해버려. 난 드리블만 하겠어. 탈압박 해야지. 나는 백패스만 하겠어. 점유율 지켜야 하니까. 


    이러고 꼴통을 부린다. 이걸 하면서 저걸 하되 병렬형이 아니라 계층적으로 하라굽쇼? 그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천재다. 중요한건 간격을 계속 좁히는 거. 지능이라는 것은 단번에 다가갈 수 있는데도 다가가지 않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범위를 좁혀가는게 지능이다. 


    골프를 해도 한 방에 홀인원을 하는게 아니라 파 세이브를 노리는 것이다. 알파고는 그냥 고양이를 찾지 먼저 동물을 찾고 다시 고양이를 찾는 식의 단계적인 접근이 없다. 뭐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개발자라 해도 그런 짓을 왜 해? 안 해도 되니까 안 하는 것이다.


    여친을 사귀려 해도 바로 뽀뽀를 하겠다고 덤비다가는 뺨을 맞을게 뻔하므로 일단 집을 알아놓고, 여친의 주변 사람을 알아놓고, 전화번호를 따고, 취미를 알아내고 하면서 단계적으로 범위를 좁혀가는 것이다. 바둑을 이기되 반집 차이로 이기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밸런스의 균형점이 되는 접점을 잘 유지해야 한다. 아기는 엄마의 시선을 자기 주변에 묶어 놓는다. 자신은 마음껏 뛰어다니면서 엄마는 항상 자기를 주시하고 있기를 바란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묶는다. 그렇게 묶여 있는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이 지능이다. 


    균형을 찾고 균형 안의 또다른 균형을 찾고 하는 식으로 계체각선점을 좁히는 것이다. 간격을 좁히면 둘은 손발이 매우 잘 맞는 손흥민, 케인 듀오가 된다. 케인은 안 보고 노룩패스 하는데 손흥민의 동선을 다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의 다음 단계를 거쳐가야 한다.


    영화 타짜가 그렇다. 게임 안에 게임이 있고 그 안에 또다른 게임이 있다. 고스톱인 줄 알았는데 타짜들의 기술대결이다. 타짜들의 기술대결인 줄 알았는데 덫을 놓고 속임수를 잡아내는 시합이다. 사실은 그 속임수 잡아내기를 되치기한다. 마지막엔 권총을 들이댄다.


    대칭 속에 대칭이 있고 그 안에 또다른 대칭이 있는 것이 지능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chow

2022.07.10 (09: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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