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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60 vote 0 2021.07.02 (12:33:08)

    절대성과 상대성이 있다. 객관과 주관이 있다. 이는 관점의 차이다.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절대와 상대가 갈리고 객관과 주관이 갈라진다. 과학은 객관성이고 절대성이다. 상대성과 주관성은 비과학이다. 글자 배운 사람이 지식을 공유할 때는 과학의 방법론을 따라야 한다.


    상대성과 주관성은 사람마다 달라서 공유가 안 된다. 행운의 한 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지식의 공유과정에서 일어나는 검증을 피하려고 상대성과 주관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소인배의 속임수다.


    마음에는 이성과 감성이 있다. 이성은 절대성이고 감성은 상대성이다. 이성은 있고 감성은 없다. 이성은 통제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성은 전체고 감성은 부분이다. 이성은 에너지를 끌어올린 상태에서의 판단이고, 감성은 에너지가 낮은 상태에서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다.


    이성은 긴장이고 감성은 이완이다. 인간이 긴장되고 집중되고 사건 전체를 보며 자기 계획을 밀어붙이는 상태에서의 판단이 이성이고, 반대로 이완되고 산만하고 사건의 일부를 바라보며 외부환경에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감성이다.


    이성 – 자기 계획이 있는, 능동, 적극, 긍정, 주도적, 집중되고 긴장된 상태. 사건 전체를 장악한 전략적 상태


    감성 – 자기 계획이 없는, 수동, 소극, 부정, 의존적, 산만하고 이완된 상태, 외부환경에 반응하는 전술적 상태


    이성이 일원론이라면 감성은 다원론이다. 일원론이 강자의 것이며, 이기는 자의 전략적 태도라면 다원론은 약자의 것이며 패배자의 전술적 태도이다. 문제는 인간들이 대부분 현실에서 약자라는 사실이다. 약자이기 때문에 약자행동을 반복하면 계속 약자로 고정된다.


    가축은 인간을 이길 수 없다. 인간에 복종하면 가축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 늑대는 끝까지 인간에게 개겨서 가축 신세를 면하였다. 이러한 인간의 길들이기 행동이 동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이 제일 먼저 길들인 짐승은 인간이다. 우리는 길들여진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원론의 추구는 환경에 적응하는 약자행동이며 길들여지는 공식이다. 진리를 보려면 일원론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넘어지고 다치더라도 강자의 길로 가야 강자가 된다. 감성을 버리고 이성에 의지해야 한다. 산만함을 버리고 에너지를 끌어올려 집중해야 한다.


    리사 펠드먼 배럿이 쓴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 주장하는 바가 구조론과 통하는 바가 있다. 감정은 몇 가지가 있을까? 희로애락애오욕? 근거가 없다. 당연히 다양성이 있을 줄 알고 연구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서 논문의 방향을 바꿔야 했다고.


    감정은 없다. 호르몬은 있다. 치명적인 것은 여러 학자 사이에서 자신의 연구성과를 이야기했더니 다들 화를 내며 거부하더라고. 마치 다윈의 진화론을 처음 접한 종교인들처럼,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이 처음 나왔을 때처럼 그들은 뜨악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획일화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진다. 그들은 약자이고 약자는 방어하려고 하고 방어에는 다양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지형이 복잡해야 참호를 파고 숨을 수 있다. 다 드러나는 평원에서는 싸울 수 없다. 이기는 군대는 단순한 평원을 좋아하고 지는 군대는 복잡한 산악을 좋아한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어떤 하나가 다양한 환경에 입혀져서 여럿으로 연역되어 나타난다. 많은 사람이 구조론의 일원론에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진다. 괴력난신을 추구하는 태도다. 인생의 답이 하나이고 진리의 길이 하나라는 사실에 당혹감을 느낀다.


    사실이지 일원론과 다원론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일원론에 다원론이 포함된다. 그러나 다원론에는 일원론이 포함되지 않는다. 나무의 큰 줄기에는 작은 가지가 포함되나 작은 가지에는 큰 줄기가 포함되지 않는다.


    리사 펠드먼 배럿에 의하면 불안감과 우울감의 차이는 없다고 한다. 테스트를 해봤더니 사람들이 실제로 둘을 구분하지 못했다고. 원시 부족민은 다양한 감정을 알지 못한다. 감정은 지능에 비례한다. 똑똑한 사람이 다양한 감정을 알고 있으며 감정이 다양한 사람이 환경변화에 더 잘 적응한다.


    구조론의 입장도 같다. 다양한 감정은 인간의 뇌가 만들어낸 허상이고 이차적으로 학습되고 해석된 것이다. 하나의 호르몬이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하게 해석된 것이다. 호르몬은 그저 긴장과 이완이 있을 뿐이다. 업된 상태와 다운된 상태가 있을 뿐이다. 긴장되면 이성이고 이완되면 감성이다.


    이성은 에너지가 끌어올려진 상태다. 이성은 긴장하고 집중하여 외부환경을 극복하려고 한다. 감성은 에너지가 다운된 상태다. 감성은 외부자극에서 자기 행동의 동기를 찾아내려고 한다. 외부환경이 다양하므로 감성이 다양한 것이다. 실제로는 다양한 감정이 있는게 아니라 하나의 호르몬 반응을 다양한 환경에 맞추어 다양하게 해석한 것이다.


    그냥 스트레스가 있을 뿐이다. 감정은 대개 신체반응이다. 머리가 아프고, 배도 아프고, 몸이 굳어지고, 호흡이 교란된다. 호르몬은 하나인데 다양하게 반응이 온다. 분노라는게 사실 실체가 없다. 호르몬이 나오면 몸이 굳는 것이 분노다. 굳은 상태를 극복하려면 동작을 크게 해야 하는데 이는 폭력으로 나타난다.


    감정은 없다. 근거가 없다. 기쁨도 없고, 슬픔도 없고, 우울함도 없고, 불안함도 없고, 분노도 없고, 사랑도 없다. 그것은 대개 뇌가 해석하여 재현하고 모방한 것이다. 스트레스는 있다. 배가 살살 아프고, 두통이 나거나 몸이 굳어버리고, 숨이 콱 막혀서 호흡을 못한다. 억지로 호흡을 하려고 하면 동작이 커져서 난폭해진다.


    이성 일원론으로 봐야 한다. 감성은 변덕스런 외부환경에서 단서를 조달하려는 행동이다. 감성이 단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성으로 단서를 포착하고 이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감성은 이성의 하부구조로 기능할 때만 의미가 있다. 나무의 가지는 줄기를 따라갈 때만 의미가 있다.


    감성은 이성의 부하다. 감성을 풀어 상황을 파악하고 이성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자기 계획이 없는 모자라는 사람이 상대를 자극하여 되돌아오는 반응을 보고 행동하려는 경향 때문에 감성이 강조되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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