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서 펌. Joyce Park이라는 분
<명사화 현상>
한국어에 존댓말이 사라지고 있고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사이트의 칼럼을 읽었다. 흠...동감하기 참 힘들다는 생각이다. 극존칭은 사라지고 있고 사라지는 건 맞다고 생각하지만, '`어요'체의 존댓말은 지속되어야 하고 외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도 이런 존댓법을 써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존댓법이 문제가 아니라 두드러지게 보이는 현상은 '명사화'이다. 이전 같으면 "아, 재수없어!"라 하던 표현들을 '왕재수"라 표현하는 방식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 현상은 외려 고찰이 필요하다.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에 보면 그런 말을 한다. 근대 영어의 변화에 대해 말하며 산업혁명이후 영어에는 '소유'의 용법이 늘었다고. 소유할 수 없는 것들 조차 명사화시켜서 have 동사의 목적어로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테면 그냥 look at으로 '보다'라고 표현하던 게 ' have a look at'과 같이 '보는 것을 가지다'로 표현하는 양식이 증가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런 용법의 영어 표현이 현대 영어에 엄청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유'의 양식의 세계관 혹은 물질주의 문명이 언어와 그 배후에 숨은 인간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주목해 볼 일이다.
한국어의 경우,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명사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용언들을 버리거나 "~있음"의 꼴로 명사화해서 표현하는 방식이 더 짧고 더 효율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데에 있다. 제2언어 습득론 책에 보면, 영어와 한국어를 각각 모국어로 하는 아동 집단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있다. 품사를 인식하는 게 중요한 과제를 주고는 그 과제 수행도를 비교하는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 영어 모국어 화자 아동들은 명사 중심의 과제에서 높은 수행도를 보였고, 한국어 모국어 화자 아동들은 용언 중심 과제에서 높은 수행도를 보였다. 이 실험 결과를 놓고 볼 때, '명사화'현상이 그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 생각이 미치게 된다. '용언'을 통해 풍성하게 구현되는 한국어의 언어 활동이 제약을 받을 수 있게되고, 덩달아 그에 따른 사고 활동에도 제약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심각하게 바라보며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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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댓말은 사라지는게 시대의 흐름 아닌가요? 수직>수평 사회
2. 명사화가 물질주의의 결과이고 그게 잘못되었다는 식인데. 전형적인 '위하여' 아닌가요? 목적을 가지고 하는 말.
그리고 예전 2000년 초반에 인터넷 표현들 때문에 한글 다 망가진다고 난리쳤었는데.
제가 봤을 땐 알아서 걸러지는거 같던데요. 장난식으로 쓸 때만 그렇게 쓰지 책 쓸 때 누가 그렇게 쓰나요. 세대가 다른가.
구조론 = 명사화.
지구가 사과를 당긴다. ( X )
만유인력 ( O )
* 만유인력이 지구와 사과를 정렬시켰습니다. (바른 이해)
자석이 쇠를 당긴다. ( X )
자기장 ( O )
* 자기장이 자석과 쇠를 정렬시켰습다. (바른 이해)
명사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구조론을 아는 사람입니다.
개그맨들은 명사화에 능통한데 미국의 명사화 현상은 코미디언들이 퍼뜨린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