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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117 vote 0 2017.09.18 (15:18:28)

     

    구조론은 간단하다. 죽기 싫어는 정답이고 살고 싶어는 오답이다. 그런데 죽기 싫다는 말이 곧 살고 싶다는 말이다. 그게 그거다. 그런데 다르다. 느낌이 왔는가? 죽기 싫다는 말과 살고 싶다는 말의 차이를 알겠는가? 의하여는 정답이고 위하여는 오답이다. 답은 통제가능성이다. 인간은 죽음을 먼저 알고 삶을 나중 깨우친다.


    죽음을 목격한 자가 삶을 이해하는 법이다. 죽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삶을 안다고는 말하지 말라. 죽음은 통제된다. 삶은 통제되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다. 삶은 변경할 수는 없다. 삶을 변경하면 죽음이다. 인간은 죽음을 결정할 수 있을 뿐 삶을 선택할 수는 없다. 그것은 애초에 당신의 선택사항이 아니다.


    인간은 애써서 천천히 죽을 수 있다. 그게 오래 사는 비결이다. 원인측을 통제할 뿐 결과측을 통제할 수 없다. 입력측을 통제할 뿐 출력측을 통제할 수 없다. 전혀 통제할 수 없는건 아니다. 부분적으로 통제가 되지만 하부구조다. 지속가능하지 않다. 구조론은 상부구조 위주로 논한다. 주는 것을 논하되 받는 것은 일단 논외다.


    부모가 임의로 용돈을 더 줄 수는 있어도 자녀가 임의로 용돈을 더 받을 수는 없다. 착한 일을 많이 하고 성적표를 좋게 받아서 약간 어필할 수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다. 자의로 밥을 더 먹을 수는 있지만 물을 먹지도 않았는데 오줌을 더 눌 수는 없다. 용을 쓰면 한 방울 더 나오기는 하겠지만 그게 큰 의미는 없는 것이다.


    조직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조직의 탄생에 관심이 가야 구조론이다.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논하지 말라. 그건 구조론이 아니다. 경영학도 학문인가? 억지로 가져다붙인 거다. 경영학은 원래 이렇다할 이론이라는게 없는 거고 학문이라고 하기에는 창피한 거다. 그게 부자들의 자랑질에 불과하다. 근데 다들 관심이 많다.


    처세술 비슷하다. 패죽여야 한다. 신성한 진리의 전당에서 그런 수준이하 잡담하는 자는 500방을 맞아야 한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이야기. 조직이 어떻게 탄생하는지가 중요하다. 조직을 거듭 탄생시키면 그것이 조직의 운영이다. 조직 안에 조직이 있다. 일한다는 것은 작은 조직을 계속 만들어내는 거다. 농부가 씨를 뿌린다.


    벼와 농부 사이에 조직이 만들어졌다. 목수가 대패질을 하면 재목과 조직한 거다. 회사를 탄생시키는 과정이 조직의 건설이며 일한다는 것은 회사 안에서 팀을 만들고 프로젝트를 띄우며 작은 조직을 계속 복제해내는 것이다. 회사가 조직의 자궁이라면 그 자궁에서 새끼 조직들이 거듭 새끼를 친다. 최초 자궁이 중요하다.


    최초에 회사를 어떻게 건설했는지에 따라 그 회사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가 결정된다. 처음 1회의 탄생이 중요하다. 나머지는 복제다. 구조론은 구조를 논하는 것이다. 구차하게 다른걸 플러스 하지 마라. 구조는 탄생이다. 탄생부분만 집요하게 파헤친다. 아기를 낳아서 세상에 던져놓으면 그뿐, 그다음 일은 구조론 아니다.


    최초에 국가를 어떻게 탄생시키는지가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데모로 국가를 탄생시킨다. 그게 전부다. 그다음 국가 운영은 어떻게 하지? 운영은 안 한다. 탄생이 운영이다. 데모는 지방민의 연합이다. 그리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많은 지방이 있다. 펠로폰네소스 동맹이니 델로스 동맹이니 하는 대규모 동맹이 만들어졌다.


    가야연맹이나 신라의 6부족과 같은 부족연맹이 국가로 발전한 것이다. 국가는 처음 외적의 침략에 의해 만들어진다. 선수비 후공격이다. 왕안석의 개혁이 왜 망했는가? 무뇌진보의 함정에 빠진 것이다. 중앙집권은 공격전략이다. 삼국지로 봐도 오나라는 수비에 능했고 공격에 약했다. 오의 북벌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왜? 위와 달리 중앙집권이 아닌 지방분권이었기 때문이다. 봉건제후들이 각자 자기 영지를 지킨다. 손씨가문에 충성하는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오는 위와 다르고 촉과 다르다. 국가 성격이 다르다. 남북전쟁이라도 남부가 수비를 잘했다. 리가 두 번 북벌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왜? 남부는 일종의 민병대 시스템이다.


    말 타고 오면 장교가 되고 빈손으로 오면 병사가 된다. 자기 돈으로 군복을 해 입으니 사제옷이 폼은 나는데 신발이 없다. 신발이 금세 닳아버리는데 보급이 안 되기 때문이다. 반면 북군은 옷이 후줄근한데 신발은 링컨이 대준다. 왜 리의 북벌은 실패했나? 고향을 지키러 모인 남부 용사들이 자기 집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인디언도 방어는 곧잘 하는데 공격은 못한다. 각자 자기 집으로 가버리기 때문이다. 원래 이거 안 되는 거다. 왜? 밥은? 고향을 방어할 때는 집에서 가져온 쌀로 밥을 지어먹는데 고향을 떠나서 공격을 하면 밥은? 보급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 경우 동료를 믿을 수 없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힘을 합쳐 북벌에 나서면 보급은 누가?


    전라도가 선봉을 맡고 경상도가 보급한다? 과연 경상도가 보급할까? 믿을 수 없다. 불안해서 발이 안 떨어진다. 이거 구조적으로 해결이 안 된다. 송나라는 왜 망했나? 절도사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절도사는 자기 영지를 지키려고 열심히 싸우는데 절도사가 없어졌으니 싸울 사람이 없다. 당나라 시스템이 좋았던 거다.


    당나라는 지방 절도사의 권력이 비대해서 내분으로 무너졌지만 절도사체제가 수비에 능했다. 51 대 49로 중앙이 51을 점하되 절도사에게 49를 줘야 국가체제가 유지된다. 대신 중앙이 대운하를 장악하고 식량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절도사를 지배해야 한다. 모든 조직은 수비와 공격으로 이원화되어야 한다. 수비가 먼저다.


    도쿠가와 막부 시절 일본의 봉건제도가 그런 점에서 기능했다. 지방에 권한을 주되 중앙에 인질로 잡아놓는다. 반면 조선은 지방권력이 약해서 수비가 불가능했다. 조선왕조도 서북 양도는 자체 예산편성권을 주었다. 그래서 평양감사가 노른자위였다. 송나라식 중앙집권을 모방한 결과로 수비가 약해져서 조선은 약해졌다.


    반면 고려는 지방 호족들이 자기 땅을 열심히 지켜서 거란족, 황건적, 여진족을 씹어먹고 송나라를 삥 뜯으며 몽고에 맞설 수 있었다. 그만하면 수비를 잘한 것이다. 다만 중앙집권이 약해서 이성계가 요동을 정벌하고도 보급이 안 되어 회군해야만 했다. 고구려도 방어를 곧잘 했는데 연개소문이 중앙집권을 해서 망했다.


    회사로 말하자면 대주주들이 각자 주식지분을 가지고 뭉쳐있다. 이는 수비다. CEO의 경영은 공격이다. 선수비 후공격이다. 대주주 지배구조가 깨지면 회사는 이미 망해있다. 주인없는 회사 되어 망한 기아차 많다. 민주주의는 방어 위주의 시스템이다. 공격은 잘 못 한다. 좋은 대통령을 뽑으면 공격도 할 수 있지만 독재다.


    원래 공격은 독재다. 카이사르가 군대를 이끌고 적지로 떠나면 전권을 부여받고 맘대로 한다. 원로원이 여기를 공격하라 저기를 공격하라 하고 간섭할 수 없다. 왕안석의 신법이 망한건 중산층을 붕괴시켰기 때문이다. 중산층들이 자기 재산을 지키려고 싸우는 법인데 국가의 중간 허리가 없어져서 망했다. 지킬 사람이 없었다.


    조선이 양반을 키운 것은 중산층을 기른 것이다. 말년에는 양반이 너무 많아져서 양반도 거지가 되었기 때문에 지킬게 없으니 망했다. 양완석과 소동파가 대결했지만 둘 다 틀렸다. 국경지역에 절도사를 두어 방어하되 중앙에서 식량을 틀어쥐고 제어해야 했다. 인질을 잡든지 어떻게 하든지 절도사를 통제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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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을 만들면 원래 망하기 직전이라서 자연히 긴장이 걸립니다. 모든 조직은 가만 놔두면 당연히 망합니다. 인위적으로 긴장을 건다는 생각은 위하여에 해당하는 것이고 귀납적인 관점입니다. 대칭구조를 생성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하는건 필요없는게 조직의 탄생과정에 그런건 자연히 생깁니다.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가 중요합니다. 리더가 어떻게 한다는건 웃긴 거고 과연 리더가 있기는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대부분 리더가 없습니다. 리더가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에 있나요? 암것도 아닌 허접데기가 리더인 척 사기치는게 대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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