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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541 vote 1 2015.10.16 (13:59:50)

       

    구조론은 5다


    사건으로 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사건은 원인과 결과 2로 해명되는데 이건 너무 허전하다. 그렇게 간단해서야 쓸만한 연장이 못된다. 구석기인의 뭉툭한 돌도끼로 안 되고 문명인의 예리한 송곳이라야 쓸만하다.


    사건은 의사결정이다. 이로써 3을 이루었다. 원인≫의사결정≫결과다. 사건은 에너지를 처리한다. 일단 입출력의 2가 있다. 시작과 끝이 있다. 원인과 결과를 이룬다. 그리고 그 사이에 의사결정이 있다.


    의사결정은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 그렇다면 둘이 있어야 한다. 선택지 둘을 한 자리에 엮어 대칭시키는 세팅절차가 요구된다. 그리고 의사결정이 일어난 다음에는 시간 상에서 이를 실행해야 한다.


    에너지 투입으로 원인(시작)≫ 둘의 대칭으로 세팅≫ 둘 중에서 선택으로 의사결정≫ 결정내용의 시간적 실행≫ 에너지 회수로 결과(끝)으로 다섯이다. 결국 구조론이 5인 이유는 의사결정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은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므로 둘을 갖추는 절차와 남는 하나를 내다버리는 절차가 더해져서 셋이고 그 이전에 그 둘이 공존할 공간의 마련과 그 이후에 사건을 마감시키는 절차가 더해져서 다섯이다.


    사건의 원인은 에너지를 들여오는 입력이다. 에너지가 의사결정에 쓰는 대칭의 둘을 하나의 울타리 안에 담는다. 가두는 것이다. 그것이 질이요 바탕이요 시작이다. 선수들을 모아야 게임이 된다.


    질은 금메달이라는 동기를 제공해서 선수를 모으고, 입자는 심판이 들어와서 선수들을 출발선에 세우고, 힘은 출발신호로 승부를 가리며, 운동은 일등과 꼴등이 가려지고, 량은 1등 먹은 챔피언에 챙겨간다.


    사건은 하나로 시작하고, 둘로 대칭되고, 셋에서 선택하고, 넷에서 진행하고, 다섯에서 종료한다. 시작≫대칭≫선택≫진행≫종료의 순으로 사건은 1사이클을 완결한다. 모든 사건이 이를 따르므로 뭐든 분류할 수 있다.





    인생의 정답은 문제를 내는 것이다.


    대칭이 답이다. 문제와 답이 대칭된다. 인간은 답포지션에 서서 답을 말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이 변덕을 부려서 망한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열심히 답을 적어내지만 사망통지서를 받는다.


    문제와 답은 사건 안에서 대칭된다. 사건 밖에서의 대칭은? 그것은 문제에 답을 맞추는 사람의 포지션에서 문제를 내는 포지션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인생의 초년기는 답을 맞추다가 세월 다 보낸다.


    학업, 결혼, 취업은 모두 답을 맞추는 과정이다. 이런 식으로는 정답이 없다. 결국 죽는다. 인간은 죽기 때문에 인생에 정답이 없지만 문제를 출제하는 포지션으로 갈아타면 달라진다. 대칭이 완성된다.


    인생은 세 단계다. 소승의 단계는 자기를 만족시킨다. 대승의 단계는 사회를 만족시킨다. 깨달음의 단계는 누가 낸 문제에 답을 맞춰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이다.


    내 안에 에너지를 갖추어 사건을 일으키고 문제를 내는 자가 되어야 한다. 노무현처럼, 김기덕처럼, 고흐처럼 인류가 답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예민해야 한다. 신경질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긴밀해진다.


    그것이 스타일이다. 햄버거가 맛있지만 던져버려야 한다. 자신은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규정해야 한다. 아무러나 까다로우면 안 되고 방향을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 북한처럼 마른 동네라면 햄버거를 권해야 한다.


    미국처럼 살찐 동네라면 햄버거를 말려야 한다. 한국인들이 최근 너무 치킨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말려야 한다. 상황 봐가면서 자기 포지션을 정하고 자신을 예민하게 만드는 사람이 에너지를 얻는다.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이 된다. 스타일의 완성이다. 인생의 주제와 스타일을 완성해야 한다. 주제는 소승에서 대승으로 갈아타는 것이며 개인만족에서 사회만족으로 올라서는 것이며 부분이 아닌 전체에 가담하는 것이다.


    개인의 성공이 아니라 팀플레이를 완성하는 것이다. 스타일은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개인만족도 실패요 사회만족도 실패다. 사회에 의혹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사회를 갈궈서 벌떡 일어나게 해야 한다.


    사회에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사회에 시비를 걸어야 한다. 사회를 혼 내줘야 한다. 사회에 사건의 원인제공자가 되어야 한다. 예민해져야 한다. 단 상황 봐가며 예민해져야 한다. 고저장단을 봐야 화음을 이룰 수 있다.


    무엇인가? 스타일은 자기다움을 찾는 것이다. 세상다움 안에서 자기다움을 찾아야 한다. 자기다움은 의도를 가져야 한다. 난 생선회를 못 먹는 사람이다 하고 안 먹고 있으면 자기다움이 아니다.


    상황을 살피다가 남들이 다 안 먹으면 내가 먹어야지 하고 덤벼야 한다. 세상다움 안에서 자기다움을 규정하는 것이며 의도를 가지고 역할을 맡아야 한다. 너무 웰빙식에 빠져 있으면 백종원식으로 타격하는게 맞다.


    너무 설탕식에 빠져 있으면 백종원을 때려주는게 맞다. 세상다움 안에서 자기다움을 찾을 수 있다. 의도를 가지고 덤벼야 한다. 세상과 호흡이 척척 맞는 자기스타일을 만들었다면 문제를 출제하는 자라 하겠다. 성공이다.


   DSC01488.JPG


    인생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정답이 있습니다. 인생의 정답은 남이 낸 문제에 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신이 문제를 출제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문제 하나를 남겨놓고 떠난 그분이 그립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5.10.16 (15:57:35)

감사합니다.
[레벨:10]mensura

2015.12.24 (19:40:19)

몇 년 간
때로는 매우 진지하게
때로는 다소 안이하게
읽어온 구조의 관한 글 중에서,
'구조론은 5다'가 구조의 메카니즘을
가장 간결하고 압축적으로 그러면서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메카니즘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일말의 지체도 없이 이해되기는 처음이었고,
그 원리가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여겨졌습니다.

다만, 김동렬 선생님께서 말하셨듯이
그냥 머리로 아는 것과 그때그때의 상황에서 깨닫는 것이 다르겠지만,
여하간, 개인적으로는 기쁘면서도 뭔가 신기했습니다.

'구조론은 5다'를 몇 번이고 읽었습니다......
스크랩을 하게 된 계기도 됐고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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