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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113 vote 0 2015.10.07 (11:47:55)

 

      
    욕망은 없다.


    시사리트윗 챠우님의 글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http://media.daum.net/culture/religion/newsview?newsid=20151006191012983&RIGHT_COMM=R6 (한겨레)


    “신혼부부가 대판 싸우고 있다. 밖에서 들리는 ‘꽥꽥’ 소리를 두고 아내는 닭이라 하고 남편은 오리라고 우긴다. 아내가 끝내 울음을 터트린다. 남편은 분명히 오리라고 생각하지만 우는 아내를 보고 속삭인다. ‘여보, 미안해, 내가 틀렸어. 저건 닭의 울음소리야.’ 남편이 비겁한 걸까? 남편은 순간 깨달은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닭이냐 오리냐가 아니라 부부간의 화합이고 이해라는 사실을. 아무리 내가 옳아도 아내를 울려서 좋을 것 하나 없는 세상이다. 상식은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한겨레)


    초딩논리다. 한국남자들이 아내 앞에서는 닭을 오리라고 하고, 엄마 앞에서는 오리를 닭이라 해서 싸움붙이는 결과가 된다. 고부갈등의 주범은 의사결정 못하는 남자다. 감독 남편, 공동주연 시에미와 며느리, 조연 시누이. 하여간 이런 식의 잔머리나 굴리는 초딩지혜를 깨달음으로 포장하면 듣는 대중들은 귀에 속속 들어오니 좋아하겠지만 그게 사기다. 라즈니쉬류의 저급한 속임수다. 글자 아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하니 지식의 권위가 꺾여서 세상이 난장판 된다.


    “스님의 행복론은 무겁지 않다.”(한겨레)


    행복을 추구하면 이미 깨달음에서 멀어졌다. 존엄이 정답이다. 행복론 따위는 요즘 유행한다는 힐링붐과 마찬가지로 저급한 장사치의 수법에 불과하다. 행복 좋아하네. 대중의 비위나 맞춰주는 저질이다. 지적 자위행위를 도와주는 저질 서비스다. 대딸방 업자가 비웃는다.


    “붓다는 ‘누구든지 깨달았다고 스스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본인이 깨달았다고 여기는 순간부터 이기심이 발동하고, 남들로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고 싶어해요. 지금 가장 큰 즐거움은 ‘평화로운 마음’입니다.”(한겨레)


    본인이 깨달음을 선언하지 않으면 영원히 깨닫지 못한다. 깨달음은 언어 안에 있다. 한국어를 배웠으면 이미 총을 획득한 것이다. 손가락을 방아쇠에 거는 일은 쉬운 것이다. 총을 쏘는게 깨달음이다. 소승불교가 저래서 안 되는 거다. 대승불교는 쉽게 깨닫는다. 한국 불교계는 달라이라마도 안 쳐준다. 수준 떨어지니까.


    “사람의 마음은 산속의 호수와 같아요. 욕망의 바람이 일면 마음의 표면에 생각의 물결이 생겨요. 그런 생각들은 진실을 일그러뜨리고, 아름다움을 감춰 버립니다. 욕망의 바람이 멈출 때 우리의 마음은 완전히 고요한 상태가 됩니다. 그때에야 모든 진실과 아름다움을 정확하게 비출 수 있어요.”(한겨레)


    욕망이라는건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그런 단어 자체가 원체 국어사전에 없다. 이 말 듣고 국어사전 찾아보지 마라. 맥락을 헤아려라. 이게 다 적들의 음모에 의한 사기다. 이덕일 어법으로 하면 이게 다 노론의 음모다.


    부족민의 자연스러운 삶을 관찰해보면 인간에게 원래 욕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지어 성욕조차도 없다. 벌거벗고 살면 밤낮으로 그 짓을 할거라는건 문명인의 선입견이다. 원래 하라고 자리 깔아주면 안 한다.


    부족민에게 유일하게 욕망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에 대한 욕망인데 매년 모의전쟁으로 서로 머리를 때려서 40살 넘은 남자가 없을 정도다. 일부 부족이 그렇다는 거다. 물론 다 그런건 아니고. 욕망은 없고 허무는 있다.


    그럼 욕망이라는 거창한 대인류 사기극이 왜 생겼느냐? 언제라도 그렇듯이 구조론은 '의하여'가 정답이다. 집단이 부추겨서 그런 거다. 거대한 군중의 움직임에 휩쓸리면 무조건 전진해야 하며 제 자리에서 버티다가는 압사당한다.


    자기만 죽는게 아니라 낑겨서 다 같이 죽는다. 축구시합과 같다. 자신에게 패스가 오면 공을 재빨리 넘겨야 한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태클 당한다. 그건 욕망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다. 태어나보니 경기장 안이다.


    물론 인자기는 오프사이드 라인에서 태어났다. 그렇다.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맞게 대응하는 상호작용의 존재다. 손흥민이 패스욕망에 사로잡혀서 공을 찬 것은 아니다. 상황에 맞게 대응했을 뿐이다.


    한국남자들은 미녀와 결혼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다가, 그게 환상임을 깨닫고 좌절해서 일베충이 되어버렸는데 그런 사회적 압박은 여러 복잡한 요인에 의해 생긴다. 군중들이 일제히 한 방향으로 가는 흐름에 휩쓸렸다.


    물론 일부 지혜있는 남자는 월 120만원이면 시골에서 편안히 살 수 있다며 여자의 째려보기를 무시하고 혹은 개념있는 여자와 의기투합해서 욕망의 정글을 피해 본래의 자연스러움을 회복하기도 한다. 패스없는 곳으로 회피기동이다.


    대부분의 무개념 초보선수들은 내게도 로또당첨의 기회가 있을 걸로 믿고 욕망이라는 정글에 휩쓸려 들어가 결국 자신의 신체장기를 팔게 된다. 술로 간을 팔아먹고 담배로 폐를 팔아먹는다. 껍질까지 탈탈 털린다.


    욕망은 사회적 임무의 산물이며 원래 없는 것이다. 잔잔한 호수에 바람이 불어 욕망을 일으킨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불난 집에서 불구경하다가 불길에 휩쓸린다는게 맞다. 태어나보니 불구덩이 속이더라. 전쟁터에서 태어났다.


    사회적 에너지는 원래 존재하는 것이며 맞불을 질러서 에너지를 소진시켜야 한다. 사회는 원래 동적존재이며 그 동動의 불길이 내게 옮겨붙으면 그게 욕망이라는 거다. 부족민은 사회단위가 작아서 그 불길이 약한 거다.


    아잔 브랏의 개소리는 전형적인 인식론-귀납의 오류다. 근데 이게 소승불교의 특징이다. 개인의 내면에 집착하는 거다. 대승은 원래 사회를 강조한다. 구조론은 대승이다. 상부구조에서 답을 찾는다. 내면에는 암것도 없다.


    인간은 악기와 같다. 그 악기가 소리를 내는 것은 연주회에 휩쓸린 것이다. 소리를 내지 않고 버티는 것은 답이 아니다. 같이 연주하는 수 밖에 없다. 태어나보니 이미 거기가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벌어지는 무대위였다.


    욕망이 내 안의 잔잔한 호수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바통이 주어진 건데 외부의 누군가에게 바통을 돌려주지 않고 명상으로 욕망을 잡는다는건 거짓말이다. 인간은 원래 동적 존재, 에너지의 존재, 사회적 존재임을 알아야 한다.


    집에 불이 나 있는 존재, 전쟁 속에서 태어난 존재임을 깨닫고, 무대에서 태어났음을 깨닫고 그 연주를 완성해야 한다. 사회의 에너지를 정당하게 분출하는 집단으로 들어가는 것이 해답이다. 불을 일으켜 완전연소를 성공시켜야 한다.


    제 자리에 앉아서 되는게 아니라 외곽으로 시선을 돌리고 타자와 폭넓게 연대해야 가능하다. 30년간 명상해봤자 대중의 비위나 맞춰주는 저급한 말장사나 할 뿐이다. 성매매와 다름없는 말매매 짓거리다. 입으로 하는 서비스업이다.


    개인끼리 치고받다가 죽어가는 고립사회의 정글게임을 버리고 열린 세계로 나아가 모두가 사는 윈윈게임을 조직하는게 정답이다. 인간은 원래 욕망의 존재가 아니다. 욕망은 사회적 불안, 스트레스, 압박, 경쟁심 이런 거다.


    영웅호색이란 말이 있다는 것은 영웅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불안한지를 입증하는 거다. 이 여자는 밤중에 나를 칼로 찌르지 않을 것이다 하는 안도감을 원하는 거다. 근데 혹시 독을 탔을지 모르므로 겁이 나서 여자를 바꾸는 거다.


    영웅은 없고 영웅 역할을 맡은 배우가 있는 거다. 그 배우는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하긴 무대 위에서는 누구도 압박감을 느낀다. 지켜보는 청중들의 숫자가 많기 때문이다. 당신은 무대 위에서 태어났다. 근데 무대체질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대 밖으로 나와서 새로이 무대를 개설하고 호흡이 맞는 당신의 청중을 받을 일이다. 모르는 군중 속에서 연기하지 말고 안목있는 손님만을 그 객석에 초대하라. 당신이 세팅한 무대에서 당신이 초대한 손님과 호흡을 맞추라.


    왜 남의 무대에 휩쓸려서 어색한 연기를 강요당하며 괴로워하느냐 말이다. 그렇다. 당신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당신의 무대를 세우지 않았다. 당신의 레파토리를 조직하지 않았다. 당신의 대본을 쓰지 않았다. 의사결정해야 한다.


    당신의 손님만 딱 골라서 초대해야 한다. 그리고 멋진 연기로 보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내면의 에너지를 모두 불태워 없애버리면 바통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자신의 임무는 완성되는 것이며 그럴 때 인간은 편안해진다.


    그러나 그 편안함조차도 그립지 않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한 순간의 전율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존엄에서 전율한다. 거기가 극이 바뀌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북극의 북쪽에 무엇이 있을까? 남극이 있다. 지축을 관통해서 계속간다.



   DSC01488.JPG


    욕망은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은 호수처럼 고요한데 눈앞에 미녀가 나타나서 나의 마음을 어지럽힌게 아닙니다. 누군가 속삭인 겁니다. '남들은 저리로 가는데 넌 거기서 뭐하고 있어?' 하고 바람을 집어넣은 거죠. 불안해져서 남들이 가는 곳으로 달려가는 거지요. 안 가면 밟히니까. 불행하게도 불구덩이 속에서 태어난 겁니다. 거기서 사는 방법은 자기만의 불을 지르는 겁니다. 자기만의 무대를 세워 자기만의 대본을 들고 자기만의 손님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의사결정의 연속입니다. 과감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귀족

2015.10.07 (12:11:58)

욕망은 개뿔 사회로부터 스트레스에 불과합져

전 지구적 세뇌에의한 열등감일 뿐.


꿈찾기놀이나 힐링놀음이나 행복찾기나

그게 자기 자신한테 붙잡힌 상태이거늘


본인이 느끼는 자아의 실존은 알고보면

세상이 만들어낸 환영.



프로필 이미지 [레벨:8]귀족

2015.10.07 (12:13:02)

아 근데 페라리타고 싶다


[레벨:11]벼랑

2015.10.09 (00:50:55)

후...좋군요. 머릿속에 결이 생기네요....존엄에서 전율한다.....이 경험을 가진다는 것!

프로필 이미지 [레벨:13]아나키

2016.01.21 (11:11:42)

욕망하는 것이 내면에 나를 일깨우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원래 없는 것이다. 주변에서 나에게 강요하는 스트레스, 압박, 경쟁심 이런게 욕망이라는 환영으로 다가온다.

근데, 고생을 하면 왜 나도 안락하고, 편안한 물질을 생각할까?


자기만의 무대를 세워 자기만의 대본을 들고 자기만의 손님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의사결정의 연속입니다. 과감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전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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