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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00 vote 0 2022.08.28 (18:40:47)

    윤석열은 핵관 기르다 망하고, 로마 황제들은 근위대 기르다 망하고, 이집트는 맘루크 기르다 망하고, 오스만은 예니체리 기르다 망하고, 국힘당은 일베충 기르다 망한다. 공통점은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붕괴시켜 예비자원 고갈로 망하는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서 망하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다가 망한다. 현재권력 윤핵관이 미래권력 이준석을 봉쇄하려다가 망한다. 내일 먹을 양식을 오늘 털어먹고 망한다. 사건을 다음 단계로 이어가는 연결고리가 붕괴해서 망한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이어져 간다.


    기가 승을 치고, 승이 전을 치고, 전이 결을 치면 망한다. 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메커니즘 내부의 밸런스가 붕괴하여 구조적으로 망하는 것이다. 왕조시대에는 세도정치, 환관정치, 외척정치, 공신정치에 비선정치로 망했다. 당나라는 절도사들의 권력 나눠먹기로 망했다.


    명나라는 환관정치로 망했고, 조선은 외척의 세도로 망했다. 역사에 공짜는 없고 청구서는 반드시 날아온다. 가만 놔두면 세자에게 실권이 넘어가므로 임금이 심통을 부려서 세자를 갈아치우다가 망하고, 안 그래도 신하들이 배다른 세자들 사이에서 줄서기를 하다가 망한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망하는건 필연이다. 국힘당은 일베충이 무질서도를 증가시키고 민주당은 똥파리들이 무질서도를 증가시킨다. 검사세력+언론세력+일베세력+교회세력+재벌세력+폴리페서 세력을 다국적군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 엔트로피는 증가하여 있다.


    특별히 무엇을 잘못한게 아니고 원래 망한다. 망조가 들었다. 망하는 것은 정해져 있고 어떻게 망하느냐만 선택할 수 있다. 예쁘게 망하면 훗날을 기약할 수 있고 더럽게 망하면 끝장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흥하는 경우는 없을까? 있다. 그러나 그 경우도 잠시는 망해야 한다.


    푸닥거리 한판으로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당개혁을 표방한 것이 푸닥거리가 되어 다시 살아나게 되어 있다. 명나라 초기를 보자. 거지 출신 주원장이 거대한 제국 명나라를 통제할 수 있을까? 당연히 망하는 것이다.


    정난의 변이 일어나 건문제가 죽고 영락제가 즉위하여 제2의 건국을 해서 살아난 것이다. 명나라는 초장부터 잽싸게 망했기 때문에 시스템을 보완하여 살아났다. 그러고도 토목의 변이 일어나서 황제가 잡혀가고 재차 망했다. 조선은 이방원과 수양대군이 푸닥거리를 했다.


    청나라 또한 섭정왕 도르곤을 부관참시하고 개국공신 오배를 죽이는 등의 푸닥거리를 거치며 시스템을 정비한 보약이 되었다. 민주당이 되살아나는 이유는 부단한 개혁노력이 시스템을 정비하는 촉매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내부에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


    금뺏지들 사이의 세력균형뿐 아니라 지지자와 지도부 사이에도 균형점이 만들어져야 한다. 부단한 개혁노력이 당원의 권력을 강화하여 금뺏지들과 균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조중동에 아부하여 인지도를 구걸하는 박용진류 간첩을 소탕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진나라는 왜 망했을까? 호해의 무능과 조고의 탐욕 때문이라고? 역사가 이렇게 쉬우면 안 된다. 남탓은 비겁하다. 시황제가 죽고 푸닥거리 한판을 거쳐야 나라가 반석 위에 오르는데 환관은 그런 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제 물건도 없는 환관 조고에게 무슨 탐욕이 있겠는가?


    환관은 외부에서 동력을 조달할 수 없다. 마이너스 원리다. 환관이나 핵관이나 스스로 위업을 세워서 명성을 얻을 수는 없고, 널리 친교하여 세력을 떨칠 수도 없다. 자신이 위로 올라갈 수단이 없으면 남을 제거할 수밖에. 닥치는 대로 죽여서 안전판을 만들려 했던 것이다.


    석열의 무능은 호해와 같고 핵관의 삽질은 조고와 같다. 환관은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울 수 없고 지역구가 보장된 핵관도 마찬가지다. 조고도 애국심은 있었을 게다. 황제가 허베이성 변방에서 죽었기 때문에 부소가 왕위를 계승하면 필연적으로 푸닥거리 한판이 일어난다.


   수백만 명 죽는 내전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보다는 내 손으로 만 명을 죽이는게 낫지.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민주당은 개혁을 고리로 내부경쟁을 해서 강해지는데 국힘당은 내부총질을 통해서 강해진다고? 노무현은 탄핵도 견뎌냈지만 윤석열은 주먹질 한 방에 아웃일 텐데?


    윤핵관은 윤석열의 정치력이 너무 약해서 이준석이 하품만 해도 기절한다고 믿고 선빵을 날린 것이다. 이차대전 때 일본군은 왜 턱도 없이 미군을 상대로 백병돌격을 해서 이긴다고 착각했을까? 2002년 월드컵 때 한국인들은 왜 체력과 정신력으로 월드컵 16강 간다고 믿었을까? 


    결과를 정해놓고 역으로 짜맞추는 사고 때문이다. 한국축구가 기술은 안 된다. 그렇다면 남은건 체력과 정신력뿐이잖아? 이런 논리다. 다른 방법으로 안 되니까 근거 없이 그 방법으로 된다고 믿어버린다. 보통 사람이 빠지는 사유의 함정이다. 몰릴수록 선택지를 줄인다.


    환경이 어려울수록 거위의 배를 가르고 아랫돌을 빼서 위기를 자초한다. 자승자박이다. 심리적으로 몰리면 한사코 죽는 길로 간다. 되는 것은 역시 그 방법으로 안 되지만 푸닥거리를 하다보면 점차 강해져서 된다. 그냥 되는 길은 없고 시행착오를 거쳐 강해지는 방법만 있다.

 

    폴란드 팀에 깨져서 죽든지 히딩크한테 죽든지 한 번은 죽어야 한다. 안정환은 히딩크에게 죽는 길을 선택했다. 홍명보는 거진 죽었다가 살아났고 김병지는 아주 죽었다. 어차피 한 번은 죽어야 한다면 그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가 당장은 못 이기고 강해져서 나중에 이긴다.


    깨지기를 두려워하는 자는 그 길을 갈 수 없다. 특별히 훈련되지 않은 보통 사람은 당장 안전한 길을 가는 것이며 그 길은 백퍼센트 죽는 길이다. 당장 한숨 돌리려다가 영원히 죽는다. 환관이 권력을 잡는 방법은 살인 외에 없고, 핵관이 권력을 잡는 방법은 폭로전 외에 없다. 


    다들 알면서 필망의 길을 간다. 꼭 죽는 길로 간다. 간 큰 사람이 당장은 죽지만 나중에 되살아나는 노무현의 길을 간다. 특별히 훈련된 사람만 그 길을 갈 수 있다. 지도자가 되려면 한 번은 사막을 건너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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