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근본은 운동이다.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변화, 변화를 낳는 것은 운동, 운동을 낳는 것은 힘, 힘을 낳는 것은 입자, 입자를 낳는 것은 에너지다. 변화가 결과라면 운동은 원인, 힘은 원인의 원인, 입자는 원인의 원인의 원인, 에너지는 원인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이다. 운동은 직접 변화를 일으키는 작용이고, 힘과 입자와 에너지는 운동이 계에 감추어진 것이다. 운동이 들어 있는 상자와 그 상자가 들어있는 상자, 그 상자의 상자의 상자다. 운동 하나를 설명하면 모두 설명한 셈이 된다. 무에서 유가 생겨나지 않으므로 운동은 원래부터 있었다. 실이 연속적으로 풀려나오는 것이 운동이라면, 힘은 실을 매듭을 푸는 것, 입자는 실의 매듭, 에너지는 실이다. 에너지는 댐에 가둬진 물, 입자는 수도관, 힘은 수도꼭지, 운동은 노즐을 통과한 물줄기다.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이 도선의 전류가 되고 저항을 만나면 전압이 걸린다. 운동은 전구에서 빛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하나의 사건이 전개하는 연속적인 과정이다. 사건은 하나인데 관측자가 어느 부분을 보는가다. 궁수를 보는가, 활을 보는가, 활시위를 보는가 아니면 날아오는 화살을 보는가다. 실제로 과녁에 날아와 박히는 것은 화살이다. 운동이 무엇인지 설명한 사람은 없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에게 떠넘겼고, 뉴턴은 갈릴레이에게 떠넘겼고, 갈릴레이는 단서만 남겼을 뿐이다. 운동을 설명하지 못하므로 힘과 입자와 에너지도 설명을 못 한다. 구조로 보는 관점이 없기 때문이다. 운동과 힘과 입자와 에너지는 구조다. 운동은 계의 방향전환 횟수다. 힘은 방향의 지정이다. 입자는 방향을 만드는 대칭의 균형점이다. 에너지는 대칭을 성립시키는 장이다. 그러므로 자연의 모든 존재는 궁극적으로 방향전환이다. 우리는 무엇이 있다고 말한다. 있다는게 뭐지? 건드려서 반응하면 뭔가 있는 것이다. 건드리는 힘의 방향이 전환되었다는 말이다. 질량은 내부의 절대적 방향전환이고 가속도는 외부에서의 상대적 방향전환이다. 힘은 절대적인 방향전환과 상대적인 방향전환의 곱이다. 야구공이 가진 절대적인 방향전환과 휘둘러진 방망이가 만드는 상대적인 방향전환의 곱이다. 존재는 장의 진동이다. 내부에서의 진동이 겉으로 드러나면 파동이다. 파동이 감추어지면 입자다. 계 내부의 진동은 질량이고 겉으로 드러난 파동은 가속도다. 모든 것은 계의 방향전환이다. 방향전환의 기준점은 입자다. 질량과 공간과 시간은 방향전환을 설명하는 부속품들이다. 우주에는 오직 방향전환이 있을 뿐이며 그것은 처음부터 있었고 사라지지 않는다. 방향전환이 성립하려면 그 방향이 있어야 한다. 화살표 ->가 있다. 우주는 ->다. ->와 <- 가 충돌하면 계가 성립하고 균형점이 도출된다. 그리고 계의 모순에 따라 방향전환이 일어나고 전달된다. 우주 공간에 상자가 하나 있다. 상자 속에는 눈이 먼 새가 여러 마리 들어있다. 새들이 날다가 어느 쪽 벽에 더 많이 부딪힐까? 처음에는 사방의 벽에 균일하게 부딪힐 것이다. 그러나 점차 일제히 한 방향으로 충돌하게 된다. 새들이 동료와는 충돌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새들이 더 많이 부딪히는 벽 쪽으로 중력이 작용한다. 질량은 새들이 부딪히는 정도다. 상자는 새들이 부딪히는 방향으로 이동한다. 정지한 물체는 새들이 사방으로 균일하게 부딪히는 것이다. 낙하하는 물체는 일제히 한 방향으로 부딪히는 것이다. 중력이 그 방향을 지정한다. 뱀은 몸을 S자로 꼬아 짧은 파동을 만든다.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펼쳐진 몸을 더 펼칠 수 없기 때문이다. 긴 파동을 짧은 파동으로 만들 수는 있어도 그 역은 없다. 일시적으로 짧은 파동이 긴 파동으로 변하는 일은 있지만 거기서 압력이 0이 된다. 힘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돌고 있는 팽이가 쓰러질 때는 큰 원을 그린다. 짧은 파동이 큰 파동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죽는다. 큰 파동이 짧은 파동으로 바뀌면서 사건의 원인이 될 수는 있어도 반대로 짧은 파동이 큰 파동으로 바뀌면 원인이 될 수 없다. 압력이 0이 되므로 힘이 전달되지 않는다. 무한동력 아저씨들의 공통점은 짧은 파동을 큰 파동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다. 개구리가 점프하기 전에 움츠리듯이 S자로 몸을 구부린 뱀이 움직여 몸을 펼친 상태에서 한번 더 펼치려고 하는 것이다. 압력이 0이기 때문에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 압력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다. 펼친 용수철을 더 펼 수 없는 이유는 압력이 0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압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칼을 휘두른다면 몸힘에서 팔힘으로 칼날힘으로 갈수록 짧은 파동이 만들어진다. 투수가 공을 던진다면 체중힘이 전력, 팔힘이 전류, 손아귀 힘이 전압이다. 우리가 세상을 구조로 보는 관점을 얻어야 한다.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 우주는 방향전환이며 파동의 간격을 좁히고 대신 압력을 높이는 형태로 방향전환이 일어난다. 등가원리에 의해 에너지의 큰 파동에서 입자와 힘, 운동으로 갈수록 파동이 작아지는 대신 압력은 증가한다. 지렛대는 파동이 짧아지는 만큼 압력을 증가시킨다. 큰 것 하나를 작은 것 두 개로 바꾸면 압력이 증가한다. 체중 100킬로인 사람 하나가 사는 방을 체중 50킬로인 사람 둘로 바꾸면 압력이 증가한다. 그 압력을 자연에서는 기세, 사회에서는 권력, 시장에서는 이윤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