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빠진 개처럼 스스로 탈출하지 못하고 도와주면 화내며 거부하는게 인간.
개에게 물리지 않고 재래식 화장실에 빠진 개를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개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린 다음 개가 탈출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해놓고
사람은 멀찍이 숨어서 개에게 사실은 순전히 너의 자력으로 탈출한 것이며
나는 너를 조금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게 어렵다면 개에게 호통을 쳐서
단번에 개를 제압하고 꼼짝못하게 만든 다음 끌어내는 거죠.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때 구조자가 힘이 빠져 같이 죽는 경우가 많은데
빠진 사람이 녹초가 될때까지 기다렸다가 천천히 구해내는게 방법입니다.
너무 좋은 사례라서 리트윗에서 동렬님 글을 퍼옵니다.
구조자가 개를 만났을때 그냥 도와주면 관절이 하나가 되므로
반드시 대칭(구조자를 괴롭힘)이 되어 의도와 반대로 됩니다.
그럴때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1. 탈출장치를 중간에 만들어 구조자와 개사이에 놓아 이중관절을 만듭니다.
그러면 의도대로 성공하고요
2. 호통을 쳐서 제압하고 관절을 없애버립니다. 관절이 없어도 의도대로 성공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복잡하고 수고스러운 1번 방법이 2번보다는 나은 방법이지요.
채집은 대충해도 성공하지만
사냥은 대충했다간 뒤지죠.
사냥에 성공하지 못하면 남자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
복잡한 구조에 민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말 좀 하는 철학자는 죄다 남자인 이유죠
저도 말발 좋다고 우기던 친구녀석하고
밤새 이야기 하다가 그 녀석의 항복선언을
받아낸 적이 있지요. 제발 재워 달라고..
빠른 효과를 원한다면 2번이지만, 호통을 쳐서 제압하면 상대는 나에게 의사결정을 위임한다는 건데, 장기적으로 보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으니 결국 같은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죠.
1번이라고 피험자의 의사결정능력을 크게 향상시켜주지는 않겠으나, 어쨌든 자신은 착각이라도 했으니 앞으로는 스스로 결정할 일말의 단초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네요. 어차피 인간은 착각의 동물이니깐.
맞습니다.
그래서 동렬님에게 배웠어도
동렬님에게 배우지 않았다고 원래부터 내가 알고 있던 것이라고
뻔뻔하게 주장할 수 있어야 진짜 구조론자가 될 수 있습니다.
구조되셨습니다!
언젠가 이런 말이 유행할 날이 올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성질급한 사람은 1번을 기다리지 못하고 2번 호통으로 말문을 막고 상대의 의사결정권을 빼앗아 굴복시키는 방법을 많이 썼습니다만,
밑빠진 독에 물 채우기라서 포기하고 맙니다.
1번 이중나선을 만드는게 시간은 걸려도 결국은 연쇄 폭발력이 있더군요.
실패를 거듭하면서 함부로 친절하면 안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요새는 일부러 빙빙 돌리며 정답을 알려주지 않으니까 상대가 오히려 안달을 내더군요.
와... 본문과 댓글을 통해 심화, 이해되었습니다.
이런 구조..
정밀한 메커니즘의 작동에 흥미를 느껴야 대화가 되는데
똥꼬가 쫄깃하지 않다? 감이 안 온다? 흥분되지 않는다?
뇌에 불이 반짝 들어오지 않는다? 그럼 대화가 안 되는 거죠.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7333231
<- 맨스플레인이라는게 있습니다.
원래 사냥꾼인 남자들이 이런 복잡한 구조에 잘 반응합니다. 재밌어 하죠.
여자는 채집경제라 상대적으로 시큰둥한 편이지요. 설명충 극혐.
물론 다 그런건 아니고. 맨스플레인이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
구조론을 하려면 욕먹더라도 설명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결론.
구조론 원칙 1. 상대야 듣든 말든 내가 만족할때 까지 설명한다.
구조론 원칙 2. 우연히 지하철 전광판에 스쳐간 뉴스자막 다섯글자로 기본 세 시간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릴 때 내한테 잡혀서 설명을 듣다가
괴로워진 동생이 화장실 같다며 도망쳐 버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