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전율이 느껴지네요. ^^

 

김동렬씨는 오래 전부터 천재라고 생각했던 사람입니다. 그의 글은 꼼꼼히 읽었었지요. 심지어 꿈에서 가르침을 받기도 하고 손수 가르침을 쓴 책을 선물받기도 했습니다. 우리 동네에 우리나라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신대철씨가 삽니다. 가끔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 이런 사람을 천재라고 하는구나~'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재미있게도 김동렬씨가 이야기하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도 머리 속에 교육의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만들고 보니 교육에만 써먹을 수 있는 게 아니더군요. 다방면에서 많은 성취를 한 사람들도 그랬을 겁니다. 처음에는 뭔가 하나의 구조를 만들어냈겠지요. 그리고 밖을 둘러보니 그것이 온갖 것들에 적용이 됩니다. 그 연결을 찾아내고 적용하면서 확장이 되는 것이지요.

 

5W1H,

       추상(대관)

          |

은유- 내용-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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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체(소찰)

귀납-연역-귀납-연역-귀납

패턴 읽기 - 분석하기 - 분류하기 - 적용하기 - 개선하기 - 창조하기

 

천재들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이런 사고 방법들을 매우 정교하게 사용하고 있더군요. 천재와 우리의 차이는 위와 같은 사고방식이 고도로 숙달되어 있는가 아닌가의 차이더군요. 그러면 천재적인 사람이 되려면 저런 사고방식을 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자신의 경험을 반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패턴을 발견하게 됩니다. 실패하는 패턴과 성공하는 패턴들이 있지요. 실패하는 패턴을 개선하고 성공하는 패턴을 강화할 때 더욱 더 많이 성공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 어떤 원리가 있는지 통찰하고 나면 자신의 머리 속에 구조가 그려집니다. 여기까지는 귀납적인 방식입니다. 이후로는 연역적으로 이 원리를 삶의 여러 영역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귀납적으로 환류되어 그 원리가 더욱 더 깊어지고 구조가 정교해지고 탁월해집니다.

 

1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저의 경험을 돌아보고 다른 학자들의 연구결과들을 보면서 행복한 교사, 행복한 교실, 행복한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들을 체계화하다 보니 다음과 같은 구조가 나오더군요.

 

행복교실구조도.jpg

 

지금은 3가지 통찰, 9가지 기술로 더욱 더 간소화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큰 가르침을 얻었었습니다.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체계화한 것이 위의 구조도입니다. 귀납적으로 만들어진 구조입니다. 그러면 다른 선생님도 이 구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실패 모델보다는 성공 모델을 따르는 게 좋겠지요.

 

김동렬씨가 논한 가중치라는 것도 있습니다. 집을 지을 때 모든 공정이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입니다. 기초를 바탕으로 다음 공사가 이루어집니다. 기승전결의 기이자, 질에 해당됩니다. 기둥을 세우는 것도 들보를 놓는 것도 벽을 마감하는 것도 지붕 마감하는 것도 내부를 꾸미는 것도 모두 중요하지만 모든 것은 기초공사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위의 모델은 행복한 교사, 행복한 교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복한 가족에도 적용이 되며 개인 리더쉽에도 적용됩니다.

 

통찰 : 삶에 대한 통찰, 자신에 대한 이해,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

운영기술 : 공통체에 필요한 물리적 환경, 심리적 관계, 제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는 사람

인생기술 : 좋은 도덕성과 건강한 몸,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

학습기술 : 기존의 학습을 확장시킨 학습법, 프로젝트 학습법,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춘 사람

 

교육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서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들까지 답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죽음을 맞이하는 호스피스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인생수업>에서 그 대답을 찾아보았습니다. 행복하게 살라고 하더군요. <죽을 때 후회하는 25가지>에서는 다시 돌아간다면 행복하기 위해 하고 싶은 것들을 담아두었습니다. 죽을 때가 되어서야 그것을 알게 되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지요.

 

저의 교육의 목표는 행복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행복한 마음, 행복할 수 있는 실력 그리고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행복에 대해 탐구하다보니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나게 되더군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행복으로 보고 지육, 덕육, 체육을 강조합니다. 전인교육의 요소지요. 전인교육을 지향한다고는 하는 우리 교육은 아리스토텔레스에 뿌리를 두고 있는 셈입니다. 아래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틀로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설을 바라보고,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을 바라보며 쳬계화한 것입니다.

 

구조.jpg

 

행복-인간-욕구-성격-성품-지능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교육목표 7가지가 나왔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7가지 인생수업 프로젝트가 있으며, 그것들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4가지의 행복한 공동체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체계화한 교육과정입니다. 앞의 모델은 교사를 바로서게 하는 모델이라면, 뒤의 모델은 학생을 바로서게 하는 모델입니다. 하지만 두 모델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다중지능에 대해서는 김동렬씨 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봅니다. 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보다 김동렬씨의 구조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차이는 평면적인가 입체적이고 구조와 흐름이 있는가의 차이입니다.

 

저는 스케치를 잘 하지만 색칠만 하면 망쳤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그랬습니다. 지금도 목공을 하면 구조는 뚝딱뚝딱 만들어내는데 색칠을 하면 엉성해집니다. 그럼 저는 시각-공간 지능이 발달한 걸까요? 아닐까요? 시각-공간 지능 중에서도 시각적으로 구조화하는 능력은 발달한 것이고, 색채 능력은 발달하지 않은 것입니다. 시각-공간 지능의 천재들은 이것들이 균형적으로 발달했거나 어느 하나의 세부 영역이 고도로 발달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저의 교육 경험을 구조화하는데 김동렬씨의 구조론에 큰 영향을 받았었습니다.

사수기산님의 바람대로 많은 교사들이 구조론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1.10.17 (00:23:55)

초등교사 커뮤니티의 인디스쿨의 지니쌤이 올린 글이며 EBS 선생님이 달라졌어요에서 수업개선 멘토로 나왔던 분이 쓴 글입니다. 글에서 언급된 사수기산이 제 닉네임입니다.  저는 앞으로 대화법과 아이들 상담에 대해서 구조론을 접목할 생각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1.10.17 (00:44:06)

교육의 목적은 존엄이어야 하오.

인생에서 좋은 것은 거의 모두 짝짓기에서 얻어지오.

인간들이 서울대를 기필코 가려는 이유는 서울대를 가야 서울대생 친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서울대생 한 명을 길바닥에 던져놓으면 조또 아니지만 서울대생 열명은 낫습니다.

팀에 의미가 있는 거지 그냥 개개인은 암것도 아닙니다.

짝짓기를 성공하는 비결은 존엄에 있습니다.

존엄을 얻으면 그 다음은 공짜입니다.

 

존엄이란 좋읕 팀을 결성할 수 있는 포지션에 가 있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갑이 되는 거죠.

 

 

[레벨:4]카르마

2011.10.17 (02:22:40)

멋지네요.. 이런 방식의 대안 학교를 하나 만들면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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