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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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8157 vote 0 2012.10.21 (18:03:19)

    문재인이 뜨는 이유

 

    문재인이 뒷바람을 받고 있다. 왜일까? 총량에서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은 이쪽에 사람이 많다. 그래서 안정감이 있다. 대규모 캠프를 띄우면서 사람이 서서히 모여드는 모습이 신뢰가 간다. 팀플레이가 된다. 패스가 살아난다.

 

    안철수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친다. 돈도 사람도 조직도 없다. 왜소해 보인다. 박근혜는? 역시 혼자서 시장을 헤맨다. 안철수는 당이 없서 그렇고 박근혜는? 친박과 친이가 싸우는 와중에 쟁쟁한 인물이 다 짤려나갔다. 고립되었다.

 

    박근혜는 쇄신한다며 손수조, 이준석 끌어오느라 자기 손으로 중간허리를 잘라버렸다. 전여옥부터 이재오에 정몽준까지 다 떨어져 나갔다. 이참에 유승민이 기름을 붓는다. ‘박근혜 빼고 다 짤라버려’ 하고 훈수 둔다. 말 잘 했다.

 

    그래! 짤라라 짤라. 낙동강 오리알이 될 때까지. 시중들 하녀 한 명 없는 공주 신세가 얼마나 처량한지 경험해 봐. 친박과 친이가 겉으로는 결합되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분열되었다. 작은 그릇에 큰 그릇을 담을 수 없기 때문.

 

    이건 물리학이다. 김영삼 따르던 친이가 큰 그릇이고, 독재잔당인 친박은 소수파다. 소수파가 장악하고 다수파가 복종하니 하극상이다. 겉으로는 있어보이지만 실제로는 팀이 작동하지 않는다. 구조붕괴다. 패스플레이 실종이다.

 

    문재인의 불안요소도 없지 않다. 지난 총선이 그랬다. 그때도 지금처럼 사방에서 인재가 모여들었다. 민노당, 참여당, 민주당이 선거연대로 대통합을 했다. 그러나 지금과 한 가지가 달랐다. 무엇이 다른가? 폭주했다. 각개약진.

 

    나꼼수는 나꼼수대로, 김용민은 김용민대로, 이정희는 이정희대로, 정동영은 정동영대로,  KBS노조는 노조대로, 무뇌좌파는 FTA 반대로, 반미좌파는 구럼비로 폭주했다. 제멋대로 각개약진. 패스 안 하고 전원이 단독드리블.

 

    이게 처음에는 거함이 뻗어가는 기세처럼 보였다. 그러나 착시다. 조심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통제되어야 한다. 총선때는 사령탑이 없었다. 쟁쟁한 인물들의 각개약진이 유권자 입장에서는 불안해 보였다. 소실점이 보이지 않았다.

 

    불안해진 사람들이 막판에 갑자기 돌아선 것이다. 다행히 지금은 모두 문재인의 통제아래 있다. 친노라고 불리던 사람은 숨 죽이고 있고 당은 문재인이 확실히 장악했다. 경선불복도 없고 후단협도 없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그러나 계속 좋을 리는 없다. 이정우가 들어왔는데 과거에 하극상 저지른 자다. 브루투스가 돌아왔다. 이런 자들이 튀어보려고 FTA 반대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하면 곤란해진다. 개인의 튀는 행동이 후보를 우습게 만든다.

 

    안철수도 금태섭이 튀는 바람에 망가진 거. 안철수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모두 문재인 밑에서 '쑤그리' 해야 한다. 참아라. 김어준은 빼고. 튀는건 싸이에게 맡기고. 김기덕 감독도 딱 한 마디만 해주고 조용하게 엎드려 있다.

 

    윤여준은 인터뷰 자제하고 문성근도 유시민처럼 조용해야 한다. 인재를 모았는데 이들이 통제되지 않는 개망나니라는 인상을 주면 한 방에 훅 간다. 총선때 그랬다. 지금은 소인배가 들통나는 타이밍. 가벼운 놈이 먼저 뜬다.

 

    문재인의 두 번째 불안요소는 총선때 나타났던 여론착시다. 50대의 박근혜 쏠림 대 30대의 민주당 쏠림의 대칭구도에 문제가 있다. 전체 연령대에 고르게 득표하지 못하고 30대에 과도한 쏠림이 일어나니 여론착시가 일어난다.

 

    예컨대 30대로부터 80퍼센트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 그 80퍼센트가 다 투표장에 갈까? 아니다.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30대는 직장일 때문이거나 혹은 주소지 문제로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 여기서 허수 발생.

 

    반면 박근혜를 지지하는 50대는 전부 투표장에 간다. 그들은 직장에서 잔업을 해야하는 문제도 없고, 투표용지가 고향집으로 날라가는 문제도 없다. 자기 집에서 편안히 투표하면 된다. 그러나 30대는 거주지가 불안정하다.

 

    버스타고 고향 가서 투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밤샘일 하느라 투표할 시간도 없다. 특정 연령대에 표쏠림이 일어나면 그것이 여론에 반영되고 이에 따른 역풍이 브래들리 효과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여당에 유리하게 된다.

 

    유권자는 기본적으로 견제심리가 있다. 중도표들은 누가 이기는 꼴을 못 보는데, 그들은 약자를 찍는다. 30대의 표쏠림이 착시현상을 일으켜  ‘이번에는 문재인이 되는구나. 나는 불쌍한 박근혜나 찍자.’ 이런 짓 하게 만든다.

 

    지금까지 자신이 찍은 대선후보는 전부 떨어졌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런 오락가락표가 5퍼센트인데 이거 무섭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어느 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여론착시현상을 교정하는 것이다.

 

    지역전선을 확대하여 지나친 연령구도를 희석해야 한다. 다행히 총선때 한 번 속아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긴장타지 싶다. 문재인이 지금 잘 하고 있지만 두 가지가 부족하다. 과감한 경제공약과 참신한 젊은 인재 영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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