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불안요소 급상승한 후보는 급하락할 수 있다. 문제는 상대가 특별히 방어에 능한 사람일 경우다. 여기에도 궁합이 있다. 나폴레옹이 잘 했어도 워털루에서는 졌다. 웰링턴이 수비의 달인이었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당장의 지지율을 위해 리스크를 확대하고 있고, 문재인은 불안요소를 하나씩 제거해가고 있다. 문재인이 수비에 능해서 안심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은 아니다. 안정감 있다. ◎ 공격과 공격이 붙으면? - 공격을 더 잘 하는 쪽이 이긴다. ◎ 수비와 수비가 붙으면? - 수비를 더 잘 하는 쪽이 이긴다. ◎ 공격과 수비가 붙으면? - 초반에는 공격, 막판에는 수비가 이긴다. 스포츠도 같다. 스몰볼끼리 붙으면 더 스몰볼에 치우친 팀이 이긴다. 스몰볼과 빅볼이 붙으면? 초반에는 빅볼이 이기고 막판에는 스몰볼이 이긴다. 빅볼로 4강오른 다음 스몰볼로 바꾸는게 정답. 장기전으로 가고 큰 승부로 가면 결국 내팀내가 작동하고, DTD가 움직여서 ‘안철수는 여기까지’ 하고 페이스메이커의 퇴장지점을 알려준다. 안철수가 뜨는 이유는 지금 이 시점에 안철수가 필요해서 뜨는 거고, 적절한 시점에 안철수가 퇴장하는 이유는 그 시점에 그 필요가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1) 팔은 안으로 굽는다 안철수가 호남의 지지를 받는 것은 불안요소다. 그것은 역으로 자기지역에 확실한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된다. 근거지가 없는 거다. 그것이 약점이고 그 약점을 이용하는 세력이 나타난다. 호남의 안철수 지지는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거다. 내식구 문재인은 매를 한 대 더 때리고, 남의 식구인 안철수는 떡 하나로 꼬셔서 회유하는 거다. 일단 박근혜는 제껴야 하니까. 고도의 전략적 판단.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고, 문재인을 확실히 제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자신감 없는 남자들이 관심있는 여자가 아닌 그 여자의 친구 전화번호를 얻으려는 것과 같다. 일회성으로 이용하는 거다. 호남이 문재인의 기를 꺾었다고 판단하는 시점에 안철수는 팽 된다. 본선 들어가면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이철승 밀던 전북지역 대의원들이 김영삼 안 찍고 김대중 찍었듯이 단숨에 돌변한다. 남의 식구 김영삼에게 떡 하나 더 준건데 영삼은 모르고 ‘웬 떡이냐’ 하고 쳐묵하다가 꽥 됐다. 막판에는 박지원이 결정하고 정동영이 결정한다. 신망받는 그 지역 어른들이 결정한다. 시점은 11월초다. 2) 혐오도가 높다 역대 대선을 보면 호감도보다 비토권에 의해 대세가 결정되어 왔다. 미국의 경우도 오바마나 롬니나 지지율은 엇비슷한데 롬니를 혐오하는 유권자가 더 많다. 공화당은 비토에 걸려서 승산이 없다. 초반에는 인기인이 뜨지만 막판에는 혐오인물을 골라내기로 간다.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가 작동한다. 초반에 인기인이 뜨는 이유는 유권자가 자기 욕심을 발표하려 들기 때문이다. 마이크 잡기 게임. 초반에는 당선 가능성 무시하고 일단 허경영이라도 띄워서 무리한 공약이라도 터뜨려보는 거다. 대중이 거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본다. 그러나 허경영도 때가 되면 퇴장해야 한다. 내팀내 가동이다. ◎ 혐오도 1위 박근혜 - 33% ◎ 혐오도 2위 안철수 - 26% ◎ 혐오도 3위 문재인 - 13% 안철수와 문재인의 혐오도 차이가 의외로 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왜? 노무현 찍었다가 이명박 찍은 중도 유권자 중에는 이익보다 명분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이 박근혜에 실망하고 문재인 찍는다. 보수 유권자 중에 대의명분 따지는 사람 많다. 이들은 인혁당 사건에 박근혜가 대응하는 것을 보고 환상을 접었다. 홍사덕에 정준길에 송영선까지 개들이 줄줄이 사고를 쳐대니까 박근혜로는 명분이 없다. 이들 입장에서는 안철수보다 문재인을 찍는 것이 체면이 선다. 박근혜는 박정희와의 의리(?)가 있어서 그걸로 명분을 삼을 수 있는데 기회주의자 안철수는? 명분이 없다. 그 의리가 없기 때문이다. 의리라는 것은 오랜 시간 동안 인과법칙을 따라 축적이 되는 거다. 박정희를 지지하면서도 운동권 대학생은 숨겨주는 사람 많았는데 그 안에 인과논리가 작동한다. 안철수와는 그 인과의 고리가 없다. 의리는 인과다. 박정희의 독재는 싫지만 경제성장은 좋다는 양반들의 입장에서, 박정희 독재의 피해자들에게 심정적인 보상을 하는 것이 인과법칙에 맞고, 의리에 맞고, 명분이 서고, 체면이 선다. 이들은 지난번에 이명박 찍었다가 놀림감이 되었다. 개망신 당한 거다. 이명박처럼 여불때기로 갑자기 뛰어든 기업인을 찍는 것은 아직도 선비사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 개망신당하는 코스다. 한국사회에는 기본적으로 기업인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고, 이명박이 그 불신을 극대화 했다. 안철수나 이명박이나 뭐가 다르지? 기업하다가 안 되니까 정치하는 것은 똑같다. 정통성이 없다. 이명박은 현대건설 망해서 정치인 된 거다. 전공분야에서 실패한 자다. 안철수는? 안랩이 대박났나? 대선주로 떴지만 요며칠 내리 하한가다. 만약 안랩이 잘 되면 계속하지 왜 관둬? 왜 한 눈을 팔아? 안랩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주가가 1만원대였다. 시가총액 1000억 안팎. 중소기업 면한 정도다. 더 이상 성장여력 없다. 안철수는 실패한 기업가다. 3) 거품이 있다 안철수의 최근 지지율은 과거 정몽준보다 못하다. 그 전에 이인제와 정주영도 이 정도는 했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모호한 사람에게 투표하려는 경향이 있다. 왜? 자신이 정치를 잘 모르니까 역시 정치적 성향이 모호한 사람에게 끌리는 거다. 그런데 여기에는 응수타진의 요소가 있다. 자기 힘으로는 정보를 취득할 수 없으므로 '난 문국현 지지하는데?' 해서 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거기에 따라 판단하려는 거다. 이들은 결국 막판에는 대세를 따라간다. 선거전이 달아오르면 정보가 취합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찍으라는 사람 찍는다. 포지셔닝의 원리도 중요하다. 안철수 지지하다가 박근혜나 문재인으로 바꾸는건 부담없다. 반면 박근혜나 문재인을 지지하다가 다른 후보로 바꾸긴 어렵다. 구조론의 포지셔닝 원리에 따라 막다른 골목이 아닌 네거리에 포지셔닝 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선택권을 주려는 것이다. 연애할 때는 장점만 보고 결혼할 때는 단점을 본다. 막판에는 불안요소를 비중있게 판단한다. 정통성과 정체성을 고려한다. 안철수 현상은 유권자들이 아직 연애심리에 빠져있는 즉, 선거전이 본격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욕구의 대리표출이다 가장 만만한 후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려는 의도가 있다. 문재인이나 박근혜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개인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 상부구조가 있어서 범접하기 어렵다. 안철수는 시스템이 없으므로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의 아이디어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안철수를 통해 자기의사를 대리표출하려는 사람이 모여든다. 그런데 이들은 반드시 배신한다. 과거 개혁당 할 때도 별 이상한 아저씨들이 다 모여들어서 유시민을 흔들어서 무리한 자기 개인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발언권을 얻기 위해 유시민과 개혁당을 이용한 것이다. 다수의 유권자들은 안철수를 통해 자기의 요구사항을 표출하려고 한다. 근데 그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는 자기도 모른다. 막연하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거다. 정작 마이크 주면 아무 말도 못한다. 가끔 대통령과의 대화라도 해서 시골 할배들에게도 한 마디 하게 해주면 뻔한 레퍼토리 나온다. ‘거 싸우지들 말고 정치 좀 잘하시오. 단디하라카이. 맨날 싸움질만 해.’ 사실은 별 할 말이 없는 거다. TV에 나오고 싶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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