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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607 vote 0 2017.06.22 (15:35:10)

     

    진화의 방향성은?


    생물의 진화는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며 방향성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입장이라고 알고 있다. 검색해봤다. 구조론은 방향성이 있다고 말한다. 무슨 말인가 하면 외계의 어느 별에 지구와 같은 환경이 있다면 역시 비슷한 진화의 경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산소가 아닌 불소로 호흡하는 동물이라든가 등의 형태로 다른 것이 있을 수 있지만 의미 없다.


    진화는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며 필연의 메커니즘을 따른다는 게 구조론의 입장이다. 왜냐하면 상부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모듈진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어떤 하나가 변하면 이에 연동되어 많은 것이 동시에 변하기 때문이다. 진화가 우연의 산물일 수 없는 게 우연이 우연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확률과 확률은 충돌하므로 서로를 상쇄시켜서 소모한다.


    바이러스는 생명이 아니다. 생명이 아닌 것도 아니다. 생명에서 떨어져나간 부스러기라 하겠다. 생물이 먼저 있었고 생물체의 유전자 일부가 떨어져나가서 쓸모 없게 되었는데 그 부스러기가 돌아다니면서 걸치적거리는게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생명이 아니므로 스스로는 복제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생명체에 침투해 생명의 유전자 복제기능을 빌린다.


    그러다가 되레 생명체에게 유전자를 빼앗겨 생물의 진화를 촉발하게 된다. 은평뉴타운을 개발하면서 사람들이 개를 버렸다. 버려진 개가 북한산에 모여 산다. 북한산 들개가 마을에 들어와 음식을 훔친다. 먹이를 훔치다가 잡혀서 마을의 일원이 된다. 이 패턴이 반복되면서 생물은 진화하는 것이다. 물론 진화가 단지 이것 하나만으로 설명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확률에 지배된다는 다윈의 생각이 틀렸다는 점이다. 맞대응을 하기 때문이다. 게임의 원리가 작동한다. 작용에는 피드백이 따르고 맞대응이 따른다. 외부에서 날아오는 방사선에 쬐여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킨다면 그것은 확률이다. 확률에 지배된다면 생물의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고 진화는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다. 문제는 확률의 딜레마다.


    확률이 확률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확률은 다양하지만 주사위를 계속 던지면 점차 한 방향으로 수렴된다. 확률이야말로 확률의 적이 되는 것이며 다양성이야말로 다양성의 적이 되는 것이다. 3원색을 섞어서 수백만 가지 칼라를 얻어낼 수 있다. 계속 섞으면 죄다 까맣게 된다. 획일화되어 버리는 거다. 다양성이 강조되면 아무도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신호등을 지키지 않으면 자동차는 통행할 수 없다. 고속도로에 자전거와 마차가 다닌다면 통행은 불능이다. 지나친 다양성은 창의와 진보의 적이다. 사건의 피드백과 맞대응에 따른 상호작용에 의해 다양성은 제한되는 것이며 그러한 제한에 의해 창의와 진보는 가능하다. 다양성을 내세워 말 안 듣고 개판치면 창의도 진보도 승리도 불가능해지는 거다.


    이겨야 이긴다. 이기려면 말을 들어야 한다. 상황은 통제되어야 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맞대응이다. 생명체와 바이러스의 상호작용이 그러한 맞대응의 한 가지 예가 된다. 생명체가 바이러스를 낳고 바이러스가 진화를 낳는다. 생명이 환경을 변화시키고 환경이 생명을 변화시킨다. 이 패턴이 계속가면서 진화에 일정한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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