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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905 vote 0 2017.06.22 (14:57:12)

     

    신의 의미


    1)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2) 나와 타자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3) 하부구조는 확률이나 상부구조는 필연의 게임이다.
    4) 의사결정은 전체를 대표하여 부분에서 일어난다.
    5) 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구원이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으로 진행하여 가는 것은 사건이다. 두 사건이 맞물려 돌아가면 게임이 된다. 사건은 우연과 확률에 지배되지만 게임은 필연과 방향성에 지배된다. 게임은 반드시 주최측이 있다. 주최측을 이겨야 최종적으로 이기는 것이다. 주어진 조건에서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면 내시균형이 작동하므로 모두가 패배하게 된다. 이기는 방법은 하나다.


    게임을 복제하여 스스로 주최측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설계한 게임판에 뛰어들어 월급선수로 뛰지 말고 스스로 게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구원이다. 그러려면 먼저 이 세상이 게임판이라는 사실을 꿰뚫어 보는 눈을 얻어야 한다. 최종보스가 누구인지 알아채야 한다. 남의 게임에 선수로 뛰고자 하는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숨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여기서 논하는 것이 종교의 신은 아니다. 이건 다른 것이다. 구조론은 의사결정원리를 해명한다. 의사결정은 일 점에서 일어난다. 의사결정은 게임의 원리를 사용한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있다. 상대방이 있다. 맞대응해야 한다. 다음 단계를 예상하고 대응해야 한다.


    상대방도 나의 행동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게임이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진행된다. 외부에서 가해지는 에너지를 처리하여 자기 존재를 유지하는 것이 사건이다. 인간의 생존본능은 이러한 자기보존에 불과하다. 무의식의 조종을 당하여 자기도 모르게 남의 게임에 선수로 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당신이 좋아하고 희망하는 게 모두 설계다.


    당신은 이미 낚여 있다.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게임은 두 사건의 얽힘을 논한다. 네가 생각하는 것을 내가 생각하고 있다고 네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생각한다는 것이 게임이다. 상대는 게임판을 설계한 시스템이니 주최측이다. 주최측과 싸우는 플레이어의 전략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이것이 구조론의 대전제다.


    근래 양자얽힘에 대한 학계의 성과가 보고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구조론은 얽힘을 탐색한다. 얽히지 않은 것은 원자다. 원자설은 깨졌다. 근래는 초끈으로 나아가고 있다. 끈이라는 것은 막연한 표현이고 시공간적으로 진동하는 대칭이다. 끈은 시작점과 끝점이 대칭을 이룬다. 그 끈은 흔들리는 작은 끈이다. 공간적인 흔들림은 파동으로 해명할 수 있다.


    시간적인 흔들림을 기술하는 방법은? 이건 좀 복잡하다. 대칭이되 좌우대칭처럼 반으로 딱 쪼개진 대칭이 아니라 고무줄처럼 늘어져서 시간차를 두고 간헐적으로 출몰하는 대칭이 있다. 장의 원리 때문이다. 장은 시공간을 무시하므로 좌표를 그리는 직선으로 표시할 수 없다. 각운동량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좌표는 일방향이나 각운동량은 두 방향이다.


    우리는 고무줄처럼 늘어지면서 기묘하게 흔들리는 대칭의 세계에 살고 있다. 딱딱한 알갱이 원자가 아니라 지렁이처럼 꿈틀거리지만, 일정한 조건에서는 일정하게 반응하는 얄궂은 놈이다. 그놈은 매우 강적이다. 우리는 이런 놈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다. 대칭을 통해 연결되므로 거기에 피아의 구분은 없다. 나와 타자를 구분하면 하부구조 싸움이 된다.


    알파고는 이세돌과 싸우는 게 아니라 허사비스와 싸운다. 나와 타자의 구분은 알파고가 이세돌을 적으로 여기는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겨봤자 조기은퇴를 강요당할 뿐이며 1패를 해줘야 커제와 싸울 다음번 기회가 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는 것은 확률이나 허사비스를 이기는 것은 필연이다. 이길 때까지 업그레이드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의사결정은 부분에서 일어나지만,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어야 하며 그 전체는 공간의 전체일 뿐만 아니라 일의 기승전결을 헤아려 다음 수순을 고려하는 즉 시간의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어야 한다. 알파고가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허사비스의 존재 그 자체이다. 인간의 구원은 천국이나 무언가의 보상이 아니라 게임의 최종보스를 깨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신에 대한 당신의 환상은 전부 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냉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대화할 수 있다. 게임을 복제할 수 있다. 구원은 게임의 복제에 있으며 이 게임의 선수가 아니라 주최측이 되는 것이다. 수염 난 어떤 할아버지 같은 건 없다. 신은 게임에서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모든 의사결정의 시작점의 대척점 되는 일 점이다.


    네가 생각하는 것을 내가 생각하고 있다고 네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는 생각한다면 도출되는 공식이다. 주최측과 싸워서 인간이 얻는 것은 게임의 복제다. 당신이 주최측이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신과 대화할 수 있다. 신은 당신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모든 것은 처음부터 제공되어 있었다. 그것을 알아채는가는 게임중독의 극복여부에 달려있다.


    당신이 인생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면 극복할 수 있다. 선수로 뛰고자 하는 유혹을 극복할 수 있다면 더 높은 세계를 볼 수 있다. 당신이 노동하고 보상받고자 하는 본능을 극복할 수 있다면 대화의 문은 열리게 된다. 나와 타자를 구분하는 경계선을 지우는 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디 인생중독, 성과중독, 행복중독에서 탈출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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