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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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971 vote 0 2015.11.14 (16:45:31)

     

    박근혜 심리분석


    원래 역사의 영웅들은 자신이 신으로부터 특별한 사명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징기스칸은 젊은 시절에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턱에 화살을 맞고 피를 한 말이나 쏟은 적도 있었다. 자기가 생각해봐도 납득이 안 될 정도로 운이 좋았던 것이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이건 신의 뜻이다.’ 하고 무모한 레이즈를 한다. 이런 상식 밖의 행동은 적의 의표를 찌른 셈이 된다. 적의 입장에서 봐도 무모한 행동이다. 그래서 성공한다. 그 짓을 반복하다가 망한다. 그렇게 몇 차례의 모험을 성공하면 상대방이 패턴을 읽기 때문이다.


    ◎ 처음 생각 : “천재 나폴레옹이 설마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하겠나?”
    ◎ 다음 판단 : “근데 알고보니 천재도 무모한 짓을 잘만 하더라.”


    여러번 말했지만 인간에게 기분이 째지는 소식은 노력해서 왕이 되는게 아니라 원래 왕자로 태어나는 것이다. 노력해서 승리하는 것은 재미없고,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신의 가호를 받아 승리하는게 더 짜릿하다. 그러므로 몇 차례 고비를 넘으면 판단력이 흐려져 안이한 결정을 한다.


    결과는? 멸망이다. 역사상의 허다한 영웅들이 그렇게 망해갔다. 왜? 적이 있을 때는 적을 이기기 위해 수단방법을 다하지만, 제왕의 지위에 오른 다음에는 실력으로 이기는게 의미없기 때문이다. 노력하지 않고 신의 은혜를 입어서 이기는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그게 맛이 간 거.


    박근혜가 최태민과 어떤 관계였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육영수가 죽자 사이비들이 접근해서 ‘이는 박근혜를 통하여 하늘의 뜻을 관철하려는 신의 계획’이라고 속삭였다. 그 말이 참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부모의 죽음을 극복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렇게 믿으면 일단 마음이 편해진다.


    고난은 반복되는 법이다. 어머니로 한 번, 아버지로 한 번이다. 유태인은 두 번 고난을 당한다. 이집트에서 노예생활로 한 번, 가나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40년간 헤매느라 한 번 더. 세월호로 한 번 고난을 당하고 메르스로 두 번 고난을 당했다. 이거 성경과 딱 맞아떨어진다.


    박근혜가 최근 환빠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원래 사이비는 전부 연결되어 있다. 동학부터 증산교에 기독교까지 짬뽕이다. 말된다 싶은건 다 가져다 붙인다. 무엇인가? 국정교과서 소동 이후 박근혜가 부쩍 기운을 차렸다. ‘왜 하필 내가 집권하니까 불행이 연이어 닥치지?’


    세월호에 메르스로 연타맞고 의기소침해 있다가 마침내 스스로 납득한 것이다. 그렇다. 고난은 두 번 찾아오는 법칙. 성경말씀이 딱 맞아떨어졌네. 두 번 큰 고난을 겪었으니 이제 다윗과 솔로몬의 황금시대라. 앞으로 즐거운 일만 남았구나. 이렇게 스스로 납득해버리기로 한 것이다.


    그래야 마음이 편해지니까. 보통 이렇게 망가진다. 목표가 있을 때는 누구나 강하다. 인간의 뇌는 대칭을 중심으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립각을 세울 수 있는 상대가 있으면 머리가 잘 돌아간다. 제왕의 자리에 오르면 그게 없다. 그 때는? 최후엔 국민과 대립각을 세운다.


    맹자의 말에 그런게 있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마음을 얻으면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으면 대부가 된다.’ 이를 역으로 보면 제후나 될 자가 어쩌다 천자가 되면 국민을 조진다. 과분한 자신의 지위에 스스로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구심이 생기는 거다.


    과분한 미인에게 장가를 든 남자가 의처증에 걸리는 법칙과 같다. 이렇게 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잘 하는 방법은 없을까? 없다. 열등감 때문에 원래 안 된다. 여기서 열등의식이 개인적 자질의 우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팀플레이가 열등감의 본질이다. 팀에서 배제된 사람의 상처다.


    ◎ 팀에서 배제되어 상처입은 즉 트라우마가 열등의식의 본질이다.


    강남의 부촌에 사는 자가 오히려 더 이런 쪽으로 민감한 것이다. 원래 부자와 범생이가 왕따되는 일이 많다. 요즘은 반대가 되었지만 70년대만 해도 모두가 가난했기 때문에 부티내는 애들과는 안 놀았다. 누가 박정희 딸과 편하게 놀아주겠느냐고? 그게 가능해? 공주는 원래 왕따다.


    집권자는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군가를 적으로 타케팅하는 방법은 스테레스 회피의 손쉬운 방법이 된다. 적이 없으면? 미션을 가져야 한다. 미션을 얻어 스트레스 회피에 성공하는 사람은 진보 정치인이다. 오바마, 김대중, 노무현은 스트레스를 잘 극복한다. 할 일이 있으니까.


    할 일 앞에서 자신은 언제나 약자이기 때문이다. 미션을 가진 사람은 일 자체의 결을 따라가면 된다. 필자는 구조론을 열심히 쓰면 되고 나머지는 인류의 책임질 몫이다. 결과에 신경쓸 이유가 없다. 그런데 김영삼처럼 오직 대통령이 되는게 목적이었던 사람은 당선 후에 곤란해진다.


    다음 단계의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친 짓을 하는 것이다. 박근혜의 진짜 목적은 대통령도 아니고, 신의 은총을 받은 특별한 운명을 지고 태어난 사람임을 신으로부터 확인받는 거다. 사실 대통령 딸이 대통령 되어봤자 아버지 얼굴에 먹칠하는 건데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합리적인 사람은 당연히 승산이 있는 일을 추진한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일부러 승산이 없는 일을 추진한다. 왜? 승산이 있는 일을 추진해서 성공해봤자 신의 가호를 입었다는 증거가 안 된다. 게다가 승산있는 일은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하므로 자신이 승리의 공을 독점하지 않는다.


    승산이라곤 쥐뿔도 없는 무모한 일을 성공하면? 신의 가호를 입었다는 증명이 된다. 성공의 공적을 독점할 수 있다. 당연히 뻘짓을 하는 것이다. 그런 뻘짓만이 자신의 세포를 매 순간 깨어있게 할 수 있다. 가슴 깊은 곳에 팀에서 배제된 트라우마가 있는 상처입은 사람은 그렇게 한다.


    ###


    유권자도 자신이 미는 지도자가 신의 가호를 입었다는 컨셉을 흥미있어 하기 때문에 그런 무모한 행동이 초반에 먹힌다. 문제는 그게 심리적으로 약해진 증거라는 거. 약한 마음을 들킨다는 거. 내가 미는 지도자가 약해졌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생존본능이 작동하여 마음이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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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등감이라는 표현은 좋지 않소. 사실은 팀에서 배제된 이유로 상처입은 것입니다. 트라우마죠. 강자들이 더 상처입을 확률이 높습니다. 약자들은 그런 운명의 기로에 서지 않으니까요. 게다가 약자 주변에는 약자가 많아서 비교될 일이 없으니까요. 강자 주변에는 강자가 많고 그 강자와 비교되기 때문에, 상처입고 반사회적 행동을 할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약자는 범죄로 반사회적 행동을 하지만, 강자는 정치로 반사회적 행동을 합니다. 공화당에 거액을 기부하는 미국의 보수꼴통들은 그 방법으로 인류에게 보복하는 것입니다. 왜? 정당하지 않은 자신의 부에 양심이 찔려서 화가 났기 때문에. 심리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나름의 심리적 생존투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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