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문제는 복잡하게 풀어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당선된 여성시장을 멕시코 갱단이 당선 하룻만에 살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말하자면 멕시코는 국가가 덜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그냥 국기 정하고, 국가 부르고, 정부 구성하면 국가가 되어준다? 아니다. 국가의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구이동이다. 성공한 나라들은 대개 전쟁이나 혁명으로 대규모 인구이동이 일어났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여러 가지 제도와 장치들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도시로 모으고 섞어놓아야 국가로 된다. 독일이라면 다른 지방에서 온 유학생에게 특혜를 주는 방법으로 인구이동을 유발해내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다른 지방에 가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반국가적이 된다. 이탈리아 남부지역의 마피아들이 특히 그렇다. 낯가린다. 미국이라면 텍사스 촌놈들이 문제다. 부족주의 관습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꼴통 할배들이 권력을 휘두른다. 군대 이등병이 계급간 서열문화에 투덜대다가도 상병만 달면 얌전해지는 것이 이유가 있다. 상황이 변해 기득권 된거다. 상병 달고 몇 달만 견디면 병장계급장 달고 편해진다. 텍사스 촌놈들은 다 그런 생각에 빠져 있다. 모순과 비리가 만연해 있지만 몇 달만 견디면 내가 혜택을 받는 입장이 되는데 미쳤다고 비리를 고발하겠느냐고. 기득권 안주다. 아프리카나 아랍, 중남미의 공통점은 그러한 대규모 인구이동이 없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문화혁명도 인구이동과 유사한 효과가 있었다. 교육과 인구이동의 방법으로 국가의 상부구조를 물리적으로 건설해야 국가 된다. 그냥 안 된다. 복잡한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게 문제다. 복잡한 문제는 복잡하게 풀어야 한다. 구조론은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 하지만 반드시 상부구조가 있다. 상부구조를 건드리면 초보자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진다. 그닥 복잡하지는 않다. 스포츠라면 정신력으로 이기려고 하는 식이다. 웨이트를 해서 챔피언보디를 만들면 되는데 이지풍 코치가 없어서 엄두를 내지 못한다. 쉬운 러닝만 열심히 하니 허벅지 근육이 쇠퇴해서 도리어 햄스트링에 걸린다. 러닝하다 망한다. 상부구조를 손대서 한 가지 절차를 더 거치는 것이 복잡하게 여겨질 수 있다. 그닥 복잡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원래 이런데 약하다. 젊은이라면 쉬운데 기성세대는 어렵다. 노인들은 간단한 문제에 걸려 TV를 못 보는 경우가 있다. 리모컨 배터리가 나간 정도의 간단한 문제다. 노인은 이웃에 사는 젊은이 집에 사과라도 몇 알 들고 찾아가서 TV를 고쳐달라는 부탁을 해야하는데 그게 복잡한 문제다. 안 복잡하다고? 이해를 못한 거다. 머리 힘주고 이해하시라. 아주 작은 문제가 의외로 큰 방해가 되기도 한다. 힘 센 젊은이가 작은 나뭇가지에 걸려 산길을 못가는 수도 있다. 그 길이 바위투성이 비탈길이고 마침 비가 내려 바위가 젖었으며 결정적으로 한쪽 발가락 끝을 다쳐 살짝 아프다면. 무엇인가? 쉬운 문제도 어떤 극단적 상황에 놓이면 어려운 문제가 된다. 필자가 오승환 선수의 메이저리그행을 염려하는 것도 그렇다. 정상급 선수이지만 그럴수록 있는 힘을 다 짜내기 때문에 약간의 문제가 큰 문제로 될 수 있다. 보통선수는 100의 힘을 갖고도 80정도의 힘으로 승부하지만 정상급 선수는 120의 힘을 있는대로 짜서 쓰기 때문에 도박스캔들과 같은 문제가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치로가 음식을 피자로 통일한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국가 전체가 이런 극단적 상황에 걸려 작은 장애물 때문에 전진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외부의 시선으로는 작아보이지만 그게 실로 큰 문제일 수 있다. 탈레반의 아프간이나 가다피의 리비아나 안 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1차대전때 프랑스군이 고전한 이유는 감투정신을 앞세우는 무리한 전술 때문이었다. 그 때는 인종주의 시절이었다. 인종이 우월하다는 점을 증명하면 이긴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우월한 인종의 특징은? 프러시아군처럼 얌전하게 제식훈련을 소화해주면 된다. 앞으로 가라고 하면 앞으로 가면 된다. 일본군은 반자이어택만 하면 우월한 인종이고 러시아군은 우라돌격만 하면 우월한 인종이라는 거다. 그러나 페텡원수는 다르게 생각했다.
1) 일단 많은 대포를 모은다. 프랑스군이 고전한 이유는 공격에 앞서 준비포격을 충분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단한 방법이다. 나폴레옹 전술의 기초다. 그런데 프랑스군은 이게 안되었다. 프랑스군 뿐만이 아니다. 그때는 다 그랬다. 영국의 처칠도 마찬가지다. 1차대전에서 20만 젊은이를 갈리폴리에 갈아넣었다. 역시 인종주의였다. 영국인은 우월하고 터키인은 열등하다. 영국인이 우월하다는 증명을 하면 터키군은 겁을 먹고 내빼게 되어 있다. 영국인이 우월하다는 증명을 하는 방법은? 장군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무모한 돌격을 명령하는데도 병사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감동적으로 전진하는 것이다. 처칠의 이러한 엉터리 전술 때문에 영국군이 참패한 것이다. 그냥 처칠 이 멍청이 바보야 하고 욕해주기는 쉽다. 그런데 말이다. 영국인이 우월하다는 증명이 되지 않으면? 터키를 침략한 영국의 정당성이 없는 거다. 인종주의가 의심된다. 그러므로 그냥 이기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인종주의로 이겨야만 했던 거다. 이게 사실은 복잡한 문제라니깐. 지휘관이 머리 써서 쉽게 이기면 안 된다니깐. 그건 반칙이라고. 오직 영국인의 위대함을 증명해서 이겨야 터키가 영국을 우러러 보고 복종할거라니깐. 손자병법으로 이기면 터키가 그 손자병법을 배워서 역으로 써먹으려 든다니깐. 문제는 이런 말도 안되는 개소리가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 축구팀의 주요전술이었다는 거다. 정신력으로 이겨야 한다는 박종환 축구다. 지금 한국사회에 만연한 노력타령도 마찬가지다. 복잡한 것을 너무 단순하게 대응한다. ◎ 아는 사람 –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물리적 고통을 줄인다. ◎ 보통 사람 – 의사결정의 어려움을 회피하고 물리적 고통으로 대체한다.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걸핏하면 진정성 나와주신다. 진정성 나와주면 백전백패다. 오마이뉴스급 얼치기 지식인들이 하는 소리다. 무슨 정치를 진정성으로 하냐 미친 놈아. 정치는 의사결정구조 싸움이다.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질을 만들고, 입자를 만들고, 힘을 만들고, 운동을 만들고, 양을 만들어야 한다. 그냥 ‘국회의원 셀프 디스’ 이런 똘짓하면 선거 이기나? 동학농민군이 우금치에서 기관총을 향해 용감하게 돌격한다. 마지막 20미터 앞에서 좌절한다. 20미터면 한 순간이다. 멀리서 지켜보던 지휘부는 그래 딱 20미터만 더 가면 돼 하고 축차투입을 지시한다. 절망적인 전술이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데 낚인다. 희망고문에 낚인다. 그 20미터가 바로 십자포화다. 다 죽는 20미터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황제를 칠 때다. 5분전까지만 해도 페르시아군이 이기고 있었다. 한 순간에 승부가 났다. 천만에. 그거 다 알렉산더가 연출한 그림이다. 낚인 거다. 얼핏 쉬워 보이지만 절대로 안 그렇다. 그 마지막 한 걸음이 상부구조가 없으면 절대로 안 되는 한 걸음이다. 대부분 이런데 낚여서 원래 안 되게 되어 있는 것을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되는줄로 착각하고 밀어붙이다 망한다.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개고생을 한다. 힘으로 밀어붙이면 될줄 알지? 천만에.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고, 옷보퉁이 찾아주고, 집으로 데려워 밥먹여주고, 씻겨주고, 취직까지 시켜줘도 그 전과정의 의사결정을 상대방이 독점했다고 화내고 돌아서는게 인간사회의 법칙이다. 사람들은 단순한 방법을 선호한다. 페텡원수가 대포로 이겼지만 그건 복잡한 거다. 정신력으로 이겨야 그 감동적인 스토리가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릴거 아닌가?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 묻지마 돌격으로 이겨야 감동백배 아닌가. 감동이 전해져야 전 프랑스가 감격하여 목숨 걸고 덤벼들 것이 아닌가. 대포로 이기는건 떳떳하지도 않고 감동적이지도 않고 프랑스인이 우월하다는 증명도 안 되고 이건 뭐 개개인에게 돌아갈 역할이 없다. 정신력으로 이겨야 한다. 그렇게 다들 망한다. 간단하다. 상부구조를 손보면 된다. 그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졸라리 복잡한 거다. 시골 노인은 버튼 하나를 못 눌러서 TV를 못 켠다. 그게 간단한 문제라고? 그냥 전화로 부탁하면 되잖냐고? 이웃집 젊은이에게 부탁하는게 간단한 문제라고 그대는 믿는가? 사실 간단하다. 그런데 그 노인은 끝내 부탁하지 못한다. 왜? 젊은이를 한 번 부를 수는 있지만 매번 부를 수는 없잖아. 젊은이를 부른다고 다 해결이 되는게 아니다. 젊은이 왈 “할아버지. 제가 저번에 말했잖아요. 이 버튼만 누르면 된다고. 그새 까먹었어요?” 젊은이는 한 번 가르쳐주면 알아듣지만 노인은 젊은이가 고치는동안 멀찍이 떨어져서 건성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열 번 가르쳐줘도 안 된다. 젊은 사람이라면 30센티 옆에서 지켜본다. 금방 배운다. 노인은 50센티 떨어져서 보는데 그 20센티 거리차이가 운명을 가른다. 그게 쉽게 되는 것이면 아직도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못하는 회원이 구조론연구소에 왜 이렇게 많냐고? ### 상부구조를 건드리는 구조론의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런데 한 단계를 더 거칩니다. 여기서 사람과의 관계정립을 다시 해야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걸립니다. 낯 가리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입니다. 용기를 내면 아주 쉬운 문제이지만 누구에게는 영원히 넘어갈 수 없는 거대한 장벽입니다. 지금 민주당도 아주 쉬운,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 의사결정구조를 바꾸는 문제에 걸려 있습니다. 진정성이나 도덕성과 같은 심리주의 나오면 백전백패입니다. 단지 전문가인 의사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누군가에게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점쟁이에게 10억원 갖다바치기 잘 해도 의사 말은 안 듣다가 죽는게 흔한 일입니다. |
저는 아래 구조론 게시판에 링크하신 글에서 나온 문장인줄 알았더니 마침 지금 읽고 있는 "쉬운 구조론"에 나온 듯 합니다. 다시 정확히 찾아보려니 잘 안찾아지네요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우리가 쉬운 문제라고 여기는 일이
사실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는 점입니다.
부족민들은 고기 안 덩이를 나누는 문제를 두고 매우 어려워 합니다.
그냥 족장이 적당히 눈대중으로 나누어주고
"불만 있으면 말해. 내일 따블로 줄께."
이러면 해결이 되는데 그게 안 됩니다.
내일? 내일이라고라고라고라?
그런거 없죠. 지금 당장 아니면 칼부림 납니다.
얼마전만 해도 길거리에서 술 먹고 싸우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없어졌지만 베트남 가면 볼 수 있습니다.
대림동 가면 조선족 아저씨들 난투 볼 수 있다는 소문도 있고.
왕년의 서부극 보면 식당난투가 꼭 등장했는데 요즘 영화에는 없더군요.
잘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그걸 해결할 수가 있습니다.
웨어러블이니 증강현실이니 그거 잘 된다고 믿는 사람은 절대 못합니다.
그거 원래 안 된다는 거 아는 사람이 그걸 해냅니다.
레드오션 속에 블루오션이 숨어 있는 거죠.
열린계의 확산방향 에너지 전개냐 닫힌계의 수렴방향 에너지 전개냐에 따라
방향이 다르면 아주 쉬운 문제도 절대로 안 됩니다.
진정성 할배가 와도 안 되는건 안 되는 겁니다.
막연히 통합 외치다가 도리어 분열된게 정치판 현실입니다.
뺄셈정치를 해야 덧셈이 되는게 정치판 구조입니다.
통합하면 통합되자나 하는 단세포들과는 대화할 수 없죠.
장애물을 제거해야 들어올 유권자가 들어오는 겁니다.
정치인이 통합할수록 유권자는 분열하고
정치인이 분열해야 유권자가 통합되는 것입니다.
정치인이 막 분열한다고 유권자가 막 통합되는 것도 물론 아니고
결이 있으며 결따라가야 해결이 됩니다.
새겨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아래 구조론 게시판에서 한번 읽고
2. 팟캐스트로 복습하고
3. 다시 한번 심화풀이를 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