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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98 vote 0 2025.04.01 (11:30:00)

    김어준이 쫄아서 뻘소리한 것은 이해한다. 그럼, 생명의 위협을 당했는데 안 쫄겠냐? 지도자는 쫄면 안 된다. 김어준이 지도자는 아니지만 구조론의 가르침은 자기소개하지 말고 다르마를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쫄은 마음을 들키면 그게 자기소개다.


    지도자의 마음을 넘어 신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신과의 일대일이다. 당신이 대본을 쓰는 작가라면 한국인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보고 싶지 않겠는가? 헌재 판사도 한국을 들었다 놨다 해보고 싶었던 거다. 신은 그래도 되는데 헌재 판사가 그러면 안 되지.


    헌재 판사의 자기소개다. 굥을 천장까지 높였다가 지하실로 내동댕이 쳐보고 싶었어요. 다르마는 팀플레이다. 그것이 대의멸친의 정신이다. 집단의 대의를 따르고 사사로운 자신의 마음을 누른다. 내 안의 두려움을 눌러야 한다. 사실이지 나라고 안 쫄겠는가? 


    스트레스받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색하면 안 된다. 부화뇌동 경거망동은 안 된다. 배운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알아야 한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의지하는 게 보통이지만, 윗사람도 아랫사람에게 의지한다. 그러다 망하는 거다.


    윤석열도 김건희한테 의지한다. 그래서 망한다. 현해탄을 건너는 통신사는 풍랑을 만나 동요하는 선원들을 진정시켜야 한다. 어사또 영감 얼른 적삼을 벗어 바다에 던지소서. 용왕님이 노했나이다. 김어준의 줄탄핵 주장은 통신사 영감이 여기에 넘어간 꼴이다.


    정사와 부사가 선원들의 말을 듣고 적삼을 벗어 바다에 던진 셈이다. 그래서 바다가 잠잠해지면? 주술의 승리다. 앞으로 모든 통신사는 선원들의 지배를 받게 된다. 망한다. 영화 칠수의 만수의 주인공들은 흔한 뺑끼쟁이였다. 그냥 광고탑에 칠하러 간 거였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호연지기가 생긴다. 흥분해서 소리 좀 질렀는데 관객이 몰려들어 민주투사로 오인된다. 당신이 칠수와 만수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어쩌다 행렬의 맨 앞에 서버렸다면 졸지에 기수 노릇을 해야 한다.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한 장면이다. 


    트럭에서 떨어진 빨간 깃발을 주웠는데 시위하는 노조 지도자로 오인되었다. 운명이라면 그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이 다르마를 따르는 삶이다. 그럴 배짱이 있어야 한다. 의연하게 다르마를 따르자.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내가 사태의 최종결정권자라 생각하자.


    헌재 판사들은 그저 한국인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게 자기소개다. 무대만 보면 재롱을 피운다. 삐에로냐? 답은 정해져 있지만 그래도 시청률은 찍고 가야지. 빌런의 운명은 죽음이지만 그래도 소란은 피우고 죽어야지. 영화가 끝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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