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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19 vote 0 2025.04.02 (16:52:00)

    헌재는 개인이 아니다. 판사를 아홉 명씩 두는 이유가 있다. 헌재 판사들은 명예를 중시하는 집단이다. 원래 그런 자리에 가면 그렇게 된다. 미국에 배심원제도가 멀쩡하게 작동하는 이유다. 이상한 사람도 그런 곳에 가면 정상화된다. 12명이 합의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ROME이다. 원로원이 카이사르를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내자느니 하인을 매수해서 독살하자느니 하는 의견이 나오지만, 브루투스가 거부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명예롭게 거사를 치러야 한다. 귀족들을 옵티마테스라고 부른다. 최고의 인간이라는 뜻이다.


    “정치에 참여하여 두각을 나타내고자 하는 남성의 두 가지 범주가 항상 있었다. 하나는 대중에게 인기가 있기를 바라는 자이고, 다른 하나는 최고의 사람에게 인정받으려는 것이다. 자신의 말과 행동이 대중을 기쁘게 하기를 바라는 자들은 포풀라레스로 간주되지만, 자신의 정책이 최고의 사람에게 승인되도록 행동하는 사람은 옵티마테스로 간주되었다.” 옵티마테스의 덕목에 충실했던 키케로의 말.


    옵티마테스 반대편에 포풀라레스가 있다. 이들을 민중파라 부른다. 그런데 윤석열은 민중파다. 윤석열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대중을 기쁘게 하기를 바라는 자에 속한다. 윤석열은 원교근공의 법칙이 만든 괴물이다. 일부 무개념 민중과 기득권 세력의 합작이다.


    헌재 판사는 키케로 같은 사람이다. 뼛속까지 엘리트 귀족이다. 그들은 민중파를 생리적으로 싫어한다. 지지하는 경우는 일회용으로 이용해 먹으려는 것이다. 키케로도 옥타비아누스를 이용하려다가 실패했다. 옥타비아누스가 키케로를 아버지라 부르며 따랐다.


    거기에 속은 것이다. 윤석열은 귀족들을 속였다. 한국의 엘리트가 김대중을 좋아하면서 노무현을 특히 싫어하는 이유다. 좌파 엘리트 중에 노무현을 혐오하는 자들이 많다. 김대중은 50년대 인물인데 그때는 고졸도 엘리트였다. 노무현은 70년대 이후 사람이다.


    옵티마테스와 포풀라레스의 차이를 보면 조갑제, 정규재, 김진이 왜 윤석열을 싫어하는지 알 만하다. 이념과 상관없이 인간 자체가 싫다. 전한길, 전광훈, 명태균은 전형적인 포풀라레스다. 논리싸움이 아니라 심리싸움이다. 군중을 격동시켜 정치에 이용한다.


    그들은 당연히 김어준도 싫어하고 유튜버도 싫어한다. 옵티마테스의 관점으로 봐야 윤석열이 보인다. 헌재 판사들은 자신을 최고의 사람이라고 믿는다. 최고의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교묘한 기술로 군중을 격동시키는 꾼들을 싫어한다. 귀족의 본능이다.


    8 대 0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4 대 4나 5 대 3은 무승부다. 헌재가 판결을 못 하면 국민이 주먹질로 승부를 내야 한다. 무승부는 판정실패다. 그럼, 헌재가 왜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받게 된다. 마은혁을 막아서 꼼수로 이겼냐? 그런 승부를 누가 인정하겠는가?


    국민이 주먹질로 결판내는 사태를 막기 위해 헌재가 존재하는 거다. 내란을 막으라고 헌재가 존재한다. 내란 허용은 헌재의 자기부정이다. 법치국가에서 주먹국가로 퇴행이다. 세계가 지켜보는 재판이다. 이미 세계를 웃겼지만 말이다. 엘리트는 자부심이 있다.


    더 이상 군바리 따위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지 않는다. 87년에 대한민국 모든 엘리트가 전두환에 등 돌린 이유다. 2천 년 전에 그들은 군인들에게 고개 숙이기 싫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 윤석열은 군바리가 지배하는 나라를 만들려고 했다. 더 이상 말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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