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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179 vote 0 2023.10.11 (17:28:18)

    80년대에 유명했던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떠울릴 수 있다. 만나면 의미가 있고 이기면 권력이 있다. 참여에는 의미가 있고 승리에는 권력이 있다. 존재는 완성하고 소유는 공유한다. 의미는 혼자 완성하는 것이고 권력은 서로 침범하며 공유하는 것이다.


    꽃이 멀리까지 향기를 퍼뜨려 초대한 의미는 꽃을 보는 사람에 의해 완성된다. 권력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사람은 꽃을 소유하고 꽃은 사람을 소유한다. 사람은 무심코 꽃에 다가가지만 이미 꽃은 기술을 걸었다. 옷에 씨앗이 붙어 온다. 서로 이용한다. 


    사람은 벼를 심어 밥을 먹고 벼는 사람을 길들여서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는 숙주로 삼는다. 이용하는 것이 권력이지만 이용하지 않아도 좋다. 이용하면 침범하며 침범하면 제한된다. 권력에 도달하는 것은 의미다. 그 권력을 행사하여 이득을 얻으면 리스크가 따른다.


    부름에는 응답이 있다. 의미는 상대의 부름에 내가 응답하는 것이다. 권력은 나의 부름에 상대가 응답하게 하는 것이다. 꽃이 향기와 맵시로 사람을 불렀기 때문에 사람이 멀리까지 꽃을 찾아간다. 내가 꽃을 불렀는데 꽃이 응답하지 않으면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다.


    상대가 나를 불러주었다면 그 순간 나는 완성된 것이다. 내가 미완성이면 나를 불러주지 않으며 불러준들 알아듣지 못한다. 내가 꽃을 알아보고 향기를 맡았다면 나는 완성된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도원결의의 순간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완성된 것이다.


    도원결의가 삼국지의 본질이며 나머지는 해설이다. 원인이 좋아야 한다. 그것은 내가 완성할 몫이다. 결과도 좋을지는 환경에 달려 있다. 원인이 의미라면 권력은 결과다. 의미가 자동차를 완성하고 권력은 그 자동차를 운행한다. 때로는 운행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현실에서는 권력이 일차적이다. 가만 있어도 자연이 인간을 자극한다. 눈, 코, 입, 귀, 몸으로 외부 정보가 들어온다. 맞대응 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당한다. 떠밀린다. 짓밟힌다. 상대방에게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맞대응 상황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힘이 권력이다.


    권력은 인간과 환경 사이에 반씩 걸쳐져 있으며 수동적으로 공유된다. 인간이 능동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의미다. 남편이 아내를 지배하면 동시에 지배당한다. 의미는 확실히 내것이다. 내가 내 몫을 다했는데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아 실패했다면 내 잘못이 아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0]신웅

2023.10.11 (17:44:00)

이곳은 인류 최고의 지성인이 오는 곳이다. 난 한때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어, 사람을 두려워하게 됐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고, 이곳까지 오게 되었다.
 
구조론은 내게 지성적 확신을 주었다. 난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해서, 반작용으로 성취 욕구가 대단히 높다. 이것은 쓸데없는 완벽주의와 강박 관념을 내게 심어주기도 했다.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남는 곳이 구조론이다. 하나는 인류 최강의 구석을 지녀야 할 것이다. 그래야지 소통이 가능하고, 울림이 있을 것이다.
 
뭐 내가 잘났다는 것이 아니라, 이곳에서 인상 깊게 읽은 글이 ‘천재론’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 구역의 대빵은 나야 하는 맘이 있어야 한다. 잠시 생각해 보고 다시 앉는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0]신웅

2023.10.11 (18:06:02)

왜 만남이 먼저인가?
 
그때 하필 그 장소에서, 그 사람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만남의 진정한 의미이다. 그렇다. 우연이다. 인생은 우연으로 짜여 있다. 용기 있는 자는 그 순간을 잡고 연애를 한다.
 
사건은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다. 그때 그 사람에게 꽂혔으면, 지르라는 것이다. 그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 둘이 지지고 볶고, 잘 살았네, 말았네 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가 아니다.
 
나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난 운이 더럽게도 없어서 청춘의 황금기를 미친 채 보냈다. 그래도 그녀를 만나 용기를 냈다. 그 덕분에 빈약한 내 인생에도 멋진 이야기가 생긴 거다.
 
이제 연애는 못 해도 상관없다. 그때 질러 봤고, 만나 봤으니까. 내 인생의 운명이 다가왔을 때 놓치지 않았으니. 지금 내가 어떤지는 상관하지 말라. 그대도 만남의 사건을 당겨라.
 
(저라면 이렇게 쓸 것 같고, 써지네요. 운명이란, 참 묘하네요
글을 이렇게 쓰면 자기 소개가 첨부되네요. 아, 글쓰기란 참.. )
프로필 이미지 [레벨:0]신웅

2023.10.11 (18:32:02)

* 제가 똘끼가 좀 있어서, 자꾸 오버하네요.
사람마다 지상 최고의 무기를 갖고 있겠죠.
저는 황당하고, 미친 게 좀 나은 거 같고요.
그럼 전 이만 인사드리고, 물러나겠습니다.
 
멋진 걸 배우고 떠납니다.
저만의 도원결의를 찾아서.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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