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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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819 vote 1 2018.12.17 (19:32:17)

  

    의리를 배워야 한다


    인간은 동물로 태어나지만 의리를 배워서 인간이 된다. 인간의 간間은 사이다. 사이는 관계다. 관계는 상대적이다. 개인이 뛰어나다고 해서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주변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봉건시대에 노예와 주인, 귀족과 평민의 신분이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신분제도가 철폐되어도 그러한 본질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뉴스에는 행운의 부적이라며 사람을 죽여 신체를 보관했던 남아공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고기를 거래하는 암시장이 있다고.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은 정적을 죽여 머리를 냉장고에 보관했던 걸로 유명하다.


    그런 사람은 주변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대접을 해줄 이유가 없다. 인간은 평등하지만 관계는 불평등하다. 주변과 나쁜 관계를 맺는 사람은 교도소로 격리되는 것이 보통이다. 좋은 관계를 맺어야 사람이 되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의리라고 부른다.


    의리는 형제간에도 있고, 가족간에도 있고, 동료간에도 있고, 국가와 국민 사이에도 있고, 인류 안에도 있다. 팀원이 팀플레이를 하는 것이 의리다. 인간은 팀 안에서 역할을 부여받아서 비로소 인간이 된다. 그러나 인간은 원래 의리가 없는 동물이다. 인간은 반드시 배반한다.


    목도령 설화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와 같은 홍수전설이다. 어머니가 나무 밑에서 오줌을 누었는데 그만 임신했다고. 목도령의 아버지는 나무다. 대홍수가 일어났는데 목도령은 아버지를 타고 살아남아 물에 떠내려가는 많은 동물을 구해준다. 인간만은 구해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인간을 구해준다. 개미와 모기와 멧돼지를 비롯하여 목도령이 구해준 동물은 은혜를 갚았는데 오직 인간이 배반했다. 왜 인간은 배반하는가? 부족주의 때문이다. 인간은 낯가림을 하는 동물이다. 동물은 냄새로 소통한다. 고양이는 얼굴을 문지른다.


    주인 몸에 자기 냄새를 묻힌다. 살해되지 않을 목적이다. 개는 꼬리를 흔들어 항문의 냄새를 전달한다. 인간은 언어로 소통하지만 불완전하다. 무의식이 있고 호르몬이 있다. 호르몬은 부족단위를 넘어서지 못한다. 팀원이 10명이 넘어가면 권력이 작용한다. 그리고 몰락한다.


    의리를 강제하는 구조와 시스템과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의리를 지킨 사람은 역사에 단 한 명도 없다.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다 배반하더라. 역사책을 안 읽어본 사람들이 순진한 생각을 하겠지만 로마사든 일본사든 중국사든 유럽사든 모두 배반사다. 배반과 배반의 연속이다.


    일본이라면 부인도 남편을 죽이러 온 자객에 감시자인게 보통이다. 대부분 믿지 못해서 정략결혼으로 인질을 교환하지만 태연하게 인질을 죽이고 배반한다. 관우가 유비를 배반하지 않았다지만 조조의 신하보다 유비의 동료가 급이 높으므로 잠재력 있는 성장주에 투자한 거다.


    이는 정석플레이가 되므로 의리를 논할 계제가 아니다. 자기 신분을 높이는 것은 의리를 지키는게 아니다. 누가 손해를 감수하고 의리를 지켰다는 말인가? 문재인은 안면인식장애라서 그런지 몰라도 원래 정치에 뜻이 없었다. 운명이 꼬여 결과적으로 의리를 지킨 셈이 된 것이다.


    노무현이 김대중을 지지한 것은 합리적인 결정이므로 의리의 차원이 아니다. 중국인이 의리를 안 지키는 것은 구조적으로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걸핏하면 흥정을 하는데 원래 규칙이 그런 거다. 배반이 사회의 규칙이므로 뒤통수 칠 연구를 한다.


    반대로 일본은 흥정이라면 경기를 한다. 역시 규칙이다. 그러므로 구조적으로 의리를 배반할 수 없도록 사전에 장치를 세팅해놔야 하는 거다. 가족은 호르몬에 지배되므로 배반이 불능이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고통을 느낀다. 나라가 망해도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서 말이다.


    부모와 자식의 의리, 동료와의 의리는 호르몬이 지배하므로 구조적으로 지켜진다. 남녀관계도 같다. 서로의 체취를 맡으므로 의리가 지켜진다. 유비 관우 장비도 한 침대에서 자고 한솥밥을 먹으며 호르몬을 바꾼 관계다. 이런 안전장치 없이 그냥 의리를 말한다면 웃긴 거다. 


    심리적 제도적 문화적 안전장치가 없는데 자신이 손해볼 각오 하고 의리를 지키는 사람을 내가 본 적이 없다. 제도를 만들어 배반자에게는 패널티를 줘야 한다. 로 마의 삼두정치나 이차 삼두정치나 다 배반의 드라마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아들 카이사리온을 죽였다. 


   배다른 아들을 죽인 것이니 형제를 살해한 자다. 정략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니 배반의 달인이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를 배반하고 이집트 편에 붙었으니 매국노다. 키케로 역시 옥타비아누스를 등쳐먹으려다가 역으로 당했는데 뻔뻔한 배반자다. 브루투스만 배반했겠는가? 


    다들 배반했다. 만인이 만인을 배반하는 것이며 의리있는 자는 로마사에 단 한 명도 없다. 혹은 배반할 급이 안 되어서 제자리에 가만이 있는 경우는 있는데 그 경우는 무능한 자라 하겠다. 언론과 공론이 압박하여 의리를 지키도록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패널티를 줘야 한다. 


    호르몬으로 묶고, 동료로 묶고, 평판으로 묶고, 언론의 비판과 감시와 견제로 묶고, 정가시스템으로 묶어서 뒷거래 흥정을 금지시키고 문화로 압박하고 제도적으로 막고 구조적으로 막아야 한다. 내버려두면 백퍼센트 개판치는게 인간이다. 안이한 접근이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민주당이라고 치자.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당 캠프를 열어야 한다. 민주당 기관지와 민주당 방송도 있어야 한다. 시스템을 만들어 민주당을 배반하는 자는 조져야 한다. 다시는 정치판에 발 붙이지 못하게 집요하게 물고 뜯어야 한다. 동료는 허물이 있어도 덮어주는게 의리다. 


    배반자는 무덤 끝까지 파헤쳐서 부관참시를 해야 한다. 친일파는 백 년이 흘러가도 용서하지 않는 법이다. 현실은 어떤가? 초등학교 민주당 캠프? 없다. 중학생 민주당 스카우트? 없다. 고등학생 민주당 세미나? 없다. 민주당 대학 동아리도 없다. 민주당 기관지도 당연히 없다.


    민주당 자체 케이블 방송도 없고 IPTV도 없다. 주간지도 없고 월간지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SNS로 뭔가 시도해 보려다가 말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팟캐스트는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개판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의리라곤 없다. 만인이 만인을 배반하게 된다. 


    제대로 하기로 한다면 초중고 민주당 캠프를 거치지 않고 중간에 갑자기 입당은 받아주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사람으로 맹세하고 세례받고 계명 받고 길러져야 하는 것이다. 의리없는 넘은 시스템으로 철저하게 걸러야 한다. 방송과 기관지와 인터넷으로 집요하게 털어야 한다.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의리교육을 해야 한다. 의리는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호르몬이 의리를 만든다. 교육의 진짜 목적은 낯선 사람과 낯가림 하지 않는 것이다. 백인 아기가 흑인 남자를 처음 보면 울어버린다. 아기는 순수하다. 낯가림은 순수한 행동인 거다. 


    부족민의 배타주의와 고립주의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다. 안다만 제도의 부족민은 오만 년 동안 밖으로 한 걸음도 나오지 않았다. 밖에서 들어가는 자는 죽였다. 이것이 인간의 본래 모습이다. 낯가림을 매우 심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의리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것이다.


    교육에 의해 낯가림을 극복해야 차별이 사라지는 것이며 그러려면 흑인과 한 교실에서 배워야 하고 흑인의 눈을 바라보고 흑인의 감정을 읽어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흑인과 겪어보지 않으면 전혀 흑인의 표정을 읽지 못하고 그러므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남녀분반 수업도 좋지 않다. 이래서는 여자가 남자의 표정을 읽지 못하고 남자는 여자의 감정을 읽지 못하니 남녀가 서로에게 화를 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남혐도 아니고 여혐도 아니고 순진한 낯가림이다. 선의가 있다고 해도 서로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모른다.


    백인은 황인종의 무표정한 얼굴이라는 표현을 상투적으로 쓴다. 우리는 눈으로 웃는데 백인과 흑인은 입으로 웃는다. 눈으로 웃는 우리는 ^^;가 웃음이지만 입으로 웃는 백인과 흑인은 : )가 웃음이다. 한국인에게 흑인들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해봤자 호르몬 차원에서 안 된다. 


    우리는 왜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하는가? 지식을 쌓기 위해서? 지식은 인터넷에 잔뜩 있는데 뭣하러 머리 속에 집어넣으려고 기를 쓰는가? 호르몬을 바꾸기 위해서다. 타인과 공존하는 능력의 함양이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학교에서는 스포츠와 예술분야 수업이 꽤 중요하다.


    타인과 신체접촉을 해야 한다. 타인의 땀냄새를 맡아야 인간은 안정감을 느낀다. 고립생활을 해서 사람 땀냄새를 맡지 못하면 예민해지고 신경질적으로 된다. 그러다가 더욱 고립되는 거다. 더러운 냄새가 사실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원시인의 동굴은 원래 더러웠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kilian

2018.12.18 (00:52:24)

"호르몬을 바꾸기 위해서다. 타인과 공존하는 능력의 함양이 가장 중요한 훈련이다. 학교에서는 스포츠예술분야 수업이 꽤 중요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8.12.18 (11:59:17)

지금까지의 민주당은 의리가 없었지만

지금 부터라도 의리를 지키는 정당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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