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으로 보면 언제라도 답은 바깥에 있지만 결실은 반드시 안에서 난다. 이는 이론이고 물리학이다. 에너지의 속성이 그러하므로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바깥에서 에너지를 얻어오는 것은 외교다. 신기술이다. 신발명이다. 창의다. 공세적인 선제대응이다. 공간의 바깥이 아니라 기존의 주어진 판도 바깥에서 에너지가 들어온다는 말이다. 에너지는 계 내부의 모순을 처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들어와야 내부에서 처리된다. 계 내부에서 생성되지 않는다. 내부에서 생성되면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위배된다. 자연의 어떤 상태는 에너지의 평형상태이며 에너지는 평형이므로 스스로 이동하지 않고 에너지가 내부에서 이동하지 않으므로 외부에서 들어와야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열적평형의 원리다. 엔트로피 법칙이다. 에너지는 원래 방향성이 있다. 방향은 수렴방향이다. 수렴은 안이다. 안으로 가려면 바깥에 서야 한다. 에너지가 움직이면 사건이다. 사건은 반드시 시작점이 있다. 그 지점은 반드시 점이어야 한다. 그 시작점을 도출하는 것이 에너지의 수렴방향이다. 어떻게든 변화가 있으려면 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작점 지정이다. 에너지가 최초 움직이기 시작하는 한 점을 도출해야 한다. 투수가 공을 던져도 그냥 던지는게 아니라 상체와 하체의 밸런스의 중심점을 지정하고 난 다음 그 중심점을 이동시키는 형태로 던진다. 하체를 쓰지 않고 팔로만 던져도 팔꿈치가 에너지의 중심점이 된다. 공은 손이나 팔로 던지는게 아니라 팔꿈치를 틀어서 던진다. 공을 던져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팔꿈치 사용법을 알려주면 단번에 비거리가 늘어난다. 신체중심의 이동법까지 터득하면 투수가 될 수 있다. 단 두개만 배우면 된다. 중심점의 도출은 대칭성의 조직이다. 그래서? 자연은 가난하다. 언제나 에너지는 바닥상태에 머물러 있다. 자연의 어떤 상태는 안정된 상태이며 그 상태는 내부모순이 없는 상태이며 곧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이다. 자연의 자연스러운 상태는 에너지가 제로인 상태다. 왜? 대칭성 때문이다. 맞서기 때문이다. 반작용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든 하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에너지는 당연히 없으므로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수밖에 없다. 남을 희생시키는 자는 나쁜 사람이다. 트럼프의 비열함이다. 선한 사람은 자신을 희생시킨다. 노무현의 부산출마다. 보통은 안철수처럼 생각한다. 내가 출마하면 모두 나를 도와줄거야. 왜? 내 인생에 언제나 그러했거든. 국가에서 밀어줘서 안랩이 큰거지 내 힘으로 어떻게 컸겠어? 다들 나를 좋아하더라고. 다들 나를 돕고 싶어 하더라고.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다들 등을 돌린다. 일부 기레기가 조회수를 의식하고 열심히 안철수를 빨아줄 뿐 돈냄새를 맡고 온 떨거지들은 금방 등을 돌린다. 의리있는 넘 한 명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다만 노무현이 알고 있었다. 에너지는 언제나 제로라는 사실을. 결국 모두가 배신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희생했다. 왜 노무현은 종로 놔두고 부산으로 내려갔을까? 청문회 인기가 식으면 모두가 노무현을 버릴 것을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신이 배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무현도 당신이 배신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무도 노무현을 돕지 않는 거다. 만인이 만인을 배신하는게 세상 법칙이다. 그러므로 세상은 교착되어 한 치도 움직이지 않는다. 에너지는 제로상태에 머무른다. 결국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움직이는 수밖에. 아무도 돕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치인 중에 노무현 한 사람이 알았고 스스로 희생했다. 여객선에 백 명의 승객이 타고 있다. 조만간 파도가 치고 배는 전복될 것이다. 누구 한 사람이 배에서 내려야 한다. 그런데 아무도 모른다. 조만간 파도가 치고 배가 전복된다는 사실을. 말해봤자 듣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그 사실을 맨 처음 알아낸 사람이 내려야 한다. 에너지는 언제나 고갈상태에 이르러 있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100억 원이 있는 사람이 1억 원을 투자해서 카페를 하면 된다. 현실에 그런 일은 없다.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제대로 할 리가 없다. 내 안의 에너지를 끌어내려면 간당간당한 상태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여유가 있으면 퍼져버린다. 나태해진다. 간혹 할머니가 100억 원 재산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줍는다든가 하는 일이 있지만 대부분 금방 간당간당해지고 만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열정이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도 약간 여유가 생기자 10조를 팽개쳤다. 여유롭던 현대차는 몽구의 10조 원 쾌척으로 간당간당해졌다. 대개 이렇게 된다. 그래서? 하향지원해야 한다. 여러분이 연애를 하든 사업을 하든 마찬가지다. 제대로 성과를 내려면 100을 가졌음에도 80을 지망해야 한다. 100점을 맞을 실력이면 80점만 맞아야 한다. 보통은 100을 가지고 120을 지망한다. 그래야 흥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망하는 것이다. 부족한 20은 주변에서 도와줄 것으로 여긴다. 초반에는 도와준다. 그러나 결정적인 시기가 되면 모두 등을 돌린다. 세상은 언제나 빡빡하게 돌아간다. 여유있는 사람은 없다. |
"남을 희생시키는 자는 나쁜 사람이다. 선한 사람은 자신을 희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