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황교익이 잘못한거 맞다. 본질을 들여다봐야 한다. 본질은 신분이다. 맛이 어떻고 하는건 재미로 하는 소리고 본질에서 요리사는 상놈이고 미식가는 양반이다. 백종원은 상놈이고 황교익은 양반이다. 진중권 말 자세히 들어보면 결국은 자기가 양반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난 양반이야. 귀족이지. 엘리트라고. 이 말을 여러 버전으로 틀어서 앵무새처럼 무한반복이다. 황교익은 그런 것을 들킨 거다. 무의식중에 양반버릇 나와버렸다. 양반이 상놈 까는건 욕먹을 짓이 맞다. 백종원은 자신이 상놈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조심하는게 보인다. 황교익은 자신이 양반이라는 사실을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봐 자기소개를 반복한다. 황교익 말은 일본만화 맛의 달인에 다 나오는 것이다. 만화방 죽돌이는 다 아는 내용이다. 미각삼대라는 말이 있다. 3대가 양반이라야 맛을 안다는 거다. 상놈이 무슨 맛을 알겠어? 상놈들은 그저 설탕만 왕창 쳐주면 좋아하는 거지. 백종원 하는 짓 봐봐. 설탕만 왕창 치잖아. 이런 거다. 근본적인 철학과 시선의 문제인 거다. 황교익의 음식에 대한 시선은 크게 비뚤어져 있다. 음식은 맛으로 먹는게 아니다. 맛타령 하는 자는 양반의 권위의식에 빠져 있는 것이다. 왜? 맛은 아무리 좋아도 더 좋은게 있을 수 있다. 더 비싼 재료를 쓰면 되는 것이다. 더 신선하고 비싼 재료를 더 많이 푹 고아서 과잉조리를 하면 된다. 그런건 가짜다. 본질은 미학이다. 미학에는 계급이 있다. 예컨대 돌꾼들이 돌을 한다고 치자. 초보자는 모양이 괴상한 것을 추구한다. 기암괴석이다. 그게 가치가 없다는 사실을 알면 물형석을 찾는다. 두꺼비나 개구리를 닮은 돌을 찾는다. 무슨 동물이나 어떤 형태를 닮은 돌이다. 그것도 시들하면 문양석이나 보석과 같은 희소가치가 있는 돌을 찾는다. 돌 자체의 재질이 좋아야 한다. 돌에 광택이 없고 색깔이 나쁘면 형태가 어떻든 가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가 조금 안목이 트이면 산수경석을 찾는다. 동양화 풍경을 닮은 돌을 찾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심석에 도달한다. 비워야 한다. 뭔가 이상한 형태가 있으면 좋은게 아니고 나쁜 거다. 여백이 있고 비움이 있어야 한다. 이런 기준이 있다. 이건 절대적이다. 어디나 통한다. 황교익이 이것저것 주워섬기지만 신기한 형태를 찾거나 꽃무늬를 찾거나 동양화 닮은 산수경석을 찾는 것과 같아서 비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뭔가 모양을 내고 멋을 부리고 자꾸만 채우려고 한다. 그게 유치한 거다. 스티브 잡스의 미니멀리즘에 도달하려면 멀었다. 진정한 냉면 같은 것은 없다. 조선시대 진짜 냉면은 메밀을 쓰지 않고 고기는 꿩고기를 썼으며 일단 고기를 듬뿍 많이 올려야 한다. 평양냉면이 전통의 방식을 쓴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일제강점기에 먹을게 없어 일본식 메밀을 쓴 거다. 평양냉면은 나름대로 발전해온 것이지 전통적인 방법이 아니며 전통은 안 좋다. 음식에서 무언가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백종원은 장사꾼이라 애초에 미학을 논할 위인이 못 된다. 황교익이 막걸리를 빌미로 백종원을 시비하는 것은 억지다. 전국에 수천 종의 막걸리가 있지만 대표막걸리는 몇 종이 안 된다. 그런 시시콜콜한 것으로 시비를 걸면 점잖치 못한 것이다. 양반이 상놈을 질투한다면 웃긴 거다. 미식가와 요리사의 대결은 애초에 어불성설이다. 요리사와 미식가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진정한 요리는 창의적인 요리밖에 없다. 요리사는 맛으로 승부하지 말고 창의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구조론은 디지털의 세계다. 아날로그 곤란하다. 디지털은 완전성이 있다. 끝나는 지점이 있다. 완결성이 있다. 마이너스이기 때문이다. 플러스로 가면 무한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결론이 없는 거다. 맛으로 가면 무한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지만 창의성으로 가면 안성맞춤이 있고 앙상블이 있고 조화가 있고 균형이 있고 밸런스가 있다. 맛있다고 하면 초딩이고 미학을 강조해야 한다. 창의적이고 새롭고 신선하고 기발하다. 재치있고 조화롭고 밸런스가 맞고 풍미를 더한다고 해야 아 이넘이 뭔가를 아는 넘이네. 이넘과는 제법 대화가 되네. 같이 밥을 먹어줄 만한 친구가 되겠구먼. 이렇게 되는 것이다. 맛타령 하는 넘은 쫓아버려야 한다. 저질이다. 맛은 창의성을 조직하는 기본일 뿐이다. 맛은 아미노산이며 고기를 삶으면 나온다. 평양냉면 육수라? 조미료와 성분이 정확히 같다. 맹물에 조미료 넣어도 그렇게 된다. 통일되어도 평양냉면 붐이 계속될까? 그럴 리가 없다. 맛이든 식감이든 향이든 이런 것은 보조적이다. 음식이 형편없을 때 트집거리는 되지만 품격이 있으면 맛이 어떻고 식감이 어떻고 향이 어떻고 간에 다 용서가 되는 것이다. 품격은 창의에서 나온다. |
"황교안이 이것저것 주워섬기지만 신기한 형태를 찾거나 꽃무늬를 찾거나 동양화 닮은 산수경석을 찾는 것과 같아서 비움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황교안 - 황교익으로 바꾸셔야 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