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문명의 두 힘 - 엔진과 브레이크]

세상을 움직여가는 커다란 축을 논한다면 질서, 주류적, 직선적인 어떤
힘과 무질서, 마이너적, 곡선적인 또다른 힘이 대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김용옥의 노자특강은 마이너적인, 아웃사이더, 비주류, 곡선
적인 제 2의 힘에 대한 주의 환기가 되겠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역사를 움직여가는 힘, 곧 엔진의 역할을 하는 것
은 주류, 질서, 문명적인 것이며 아웃사이더들은 겨우 과속을 방지하기
위한 브레이크 역할로 한정되고 마는 것이다.

이를테면 도교가 수나라 때 국교로 채택된 적도 있으나 근본 도교주의
적 가치, 역설적 가치는 마이너리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도교, 부드러움, 곡선, 여성적 가치들은 직선, 남성, 주류적 가치의 지
나침을 방지하고 부족함을 메꾸는 보완역할에 한정된다. 그러나 좀 더
치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문명의 전개]

어떤 집단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사회나를 막론하고 그 전개되는 대개
순서는 이러하다.(여기서 남성, 여성은 곧 陽과 陰을 말함)

1. 최초 무질서, 여성, 곡선, 부드러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무기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생력이 없다.
-> ♀ 태초에 우주는 여성이었다.

2. 이때 질서, 주류, 직선의 강자가 나타나서 횡포를 휘두르며 가치를
생산한다. 군중은 새로운 황제를 열렬히 환영한다. 그러나 곧 그 새로
운 가치에 자기들의 참여는 봉쇄되었다는 것을 알아챈다.
-> ♂ 남성이 문명을 건설했다.

3. 비주류, 마이너들이 일제히 봉기하여 주류 질서를 전복시키고 가치
를 나눠가진다. 그러나 곧 새로운 무기력에 빠져버린다.
-> ♀ 여성이 혁명을 일으킨다.

4. 양자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서로 조화하되 반드시 엔진이 되는
주류가 앞에 가고 브레이크가 되는 비주류가 종속된다.
-> ♂ 남성 중심으로 재정렬한다.

5. 여기서 드라마는 완결되고 역할이 끝나며 새로운 장이 펼쳐지는데
그 수확은 다시 여성의 것이 된다.
-> ♀ 여성이 최종적으로 수확한다.

문명이전 야만의 상태는 곧 여성성의 상태이다. 최초에 대지가 있었으
며 대지는 여성성이다. 이때 에너지라는 이름의 남성성이 등장하여 여
성성인 대지를 공격하게 되니 곧 문명의 씨앗뿌림이다.

여성성이 반역을 일으키어 그 씨앗을 썩힌다. 그 씨앗이 죽으매 문명
본래의 공격성이 죽음으로서 문명은 진정한 대지의 품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씨앗은 죽어도 싹은 자라고 잎은 무성해지며 꽃은 피어나 다시
남성성의 지배가 된다. 그 과정에서 잠시 평화롭다.

성장은 한계에 달하고 노화는 진행되고 꽃은 지게 되며 새로운 씨앗을
남긴다. 그 씨앗은 다시 여성성인 대지의 품으로 돌아간다.

♀-> ♂-> ♀-> ♂-> ♀

이러한 문명의 1사이클의 성장과 쇠퇴는 역사과정에서 대주기 혹은 소
순환주기를 거느리며 무한히 반복된다.

[문명은 음에서 시작하여 음으로 끝난다]

우주의 본래 성질은 음이며 신은 여신이다. 양은 그 음의 일부를 발췌
하여 조직한 것이다. 모든 性은 본질에서 여성이며 남성은 불완전한
성이다.

생명성의 완전한 형태는 어머니(여성)과 아버지(남성)의 수평적 대결
구조가 아니라 어머니(여성)와 자녀(남성)들의 수직구조로 나타난다.

신은 남자와 여자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와 그의 아들을 창조한
것이다. 최초의 인간은 아들을 임신한 여자의 형태로 창조되었다.

생명의 기원은 세포이다. 세포는 아미노산의 기하학적 안정형태인데
새포속에 또다른 세포가 침투하여 구조화되므로서 진핵생물이 등장하
여 진정한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다.

여성성은 최초의 세포이며 남성성은 세포 내에 침투한 또다른 세포이
다. 여성성은 본래 스스로 존재한다. 그러나 내부구조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진화하지 못한다.

남성성은 내부구조를 가지므로 스스로 진화한다. 그러나 여성성을 숙
주로 하여서만이 가능하며 분리되는 순간 사멸한다.

진화는 먼저 여성성이 존재하고 남성성이 침투하고 지배하며 다시 여
성성이 남성성을 약탈하는 과정에서 증식하고 이때 남성성이 그 증식
된 쪽으로 이동하여 다시 지배하며 최종적으로 여성성이 남성성을 모
체로부터 제거해가는 과정의 반복이다.

어떤 것이 양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반드시 모체로부터 이탈, 분열하게
되는데 이를 차단하는 방법은 기하학적 구조화 뿐이다. 세포의 탄생은
분열과 팽창 그리고 집적과 재편의 서로 모순되는 두가지 과정을 동시
에 전개하기며 여기에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을 뿐이고 기하원리 상
다른 경우는 존재하지 않으며 性은 그 어떤 진화한 고등동물에서도 최
초의 진핵세포 탄생과정을 부지런히 재연하고 있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 원리 - 곧 구조론을 알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문명의 발전에 있어서도 생명의 원리는 그대로 적용된다. 문명의 엔진
은 남성성이며 브레이크는 여성성이고 최초에 여성성으로부터 시작되
며 여성성으로 돌아간다.

문명 혹은 우주의 그릇은 여성성이며 에너지는 남성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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