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read 3917 vote 0 2002.09.10 (11:25:17)

신은 존재한다.

정리하면 소유, 및 소비는 미덕이며 그 근거가 되는 욕망 및 콤플렉스
또한 정당하며 절약, 공유는 위험한, 혹은 잘못 이해될 수 있는 생각이
고 무소유의 참된 의미는 정당한 소유를 권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참된 소유는 정당하다는 것이지요.

제 이야기에 신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
다.

[논거와 진술]
"인간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하고 누군가 명제를 제시하면 "왜?" 하고
딴지를 걸 수 있습니다.

"착하게 살면 복받고 나쁘게 살면 벌을 받기 때문이다" 하고 설명하면
"난 벌 받아도 좋아, 난 이렇게 살다 죽을래" 하고 대꾸합니다.

반드시 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모든 주장을 담보하는 최후의 근거,
제 1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난 지옥갈래. 난 악당이 되고 싶어. 난 내 꼴리는 대로 살고 싶다"

자 어떤 논리로 이런 생각이 틀렸음을 증명할 수 있을까요?

모든 증명에 있어서 기본 규칙은 이러합니다.

근거 A->B
진술 C->D
논거와 진술 사이에 상관관계 E->F

여기서 하나의 논리 시스템이 성립합니다. 이 시스템에 의하여 모든
주장은 논리적 타당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 자체의 타당성은? 이렇게 추구해 들어갈 때 시스
템 역시 위 근거와 진술의 상관관계에서 유도되는 시스템에 의하여 증
명된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극적인 근거는? 제 1원인은? 그것은 없습니다. 데카르트는
존재가 제 1원인이라고 주장했지만 근거없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논리를 전개하다가 보면 그 논리는 삼단논법의 전개 상 절차적인
하자가 전혀 없는 데도 현실에 적용해보면 맞지 않는 경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항상 외부에서의 교란 변수가 존재합니다. 논리시스템을 만들려
면 먼저 외부를 차단하고 독립된 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그 닫힌 계
안에서만 논리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닫힌 계의 소속된 계는? 이렇게 궁극적으로 치고들어가다
보면 반드시 인식론적 불가지론의 문제에 부닥치게 됩니다.

신은 그 제 1원인으로 존재하며 그 논리시스템 또는 닫힌 계의 환경을
외부에서 담보하는 성질을 가집니다. 생각을 하면 끝까지 해야합니다.
그 끝에 신이 존재합니다.

하나의 닫힌 계 혹은 논리시스템을 발견하면 인간은 무작정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수학이 그렇지요.

1과 2는 인간이 정한 규칙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논리전개일 뿐이지요.
그러나 수학은 기하에 의해 한정되고 기하는 물리에 의해 한정됩니다.
수학는 논리에 의해 닫혀 있지만 물리에 의해 열려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학문은 궁극적으로 학문일반에 의해 닫혀 있는 동시
에 신에 의해 열려있습니다. 즉 학문영역 내부에서 논리적으로 자기완
결되며 완전함을 구가하지만 그 학문을 학문 바깥에 적용하려고 할 때
신에 의해 열려있으며 그 적용은 빗나가고 불완전한 것입니다.

고로 신을 부정한 상태에서 학문은 내부적으로 자기완결되며 닫혀 있
어서 현실에 적용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독도는 우리땅이야' 하고 열변을 토한다면 나는 "우이쒸~
나 한국인 안할래 일본으로 이민 갈거야" 하고 말문을 막아버릴 수 있
습니다.

이때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 논리를 수용하는 모든 사람이 한국
인이며 한국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여야 합니다. 닫혀있는 거죠. 그러나
이민을 갈 사람이 있다면 열려있는 것이고 이때 논리는 파괴됩니다.

신이 없다면 모든 논리는 소꿉장난에 불과합니다. 수용하지 않으면 그
만이니까요. 그러나 신이 존재하므로 모든 논리는 궁극적으로 보장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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