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입력 2017-01-03 (화) 18:33:14 | 승인 2017-01-03 (화) 18:35:59 | 최종수정 2017-01-04 (화) 11:57:17


이세돌이 알파고에 바둑돌을 던지던 충격적인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는 그때 비로소 인공지능이라는 실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으며,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던져줄 어두운 미래를 그리며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그 당시 가장 관심을 끈 이슈는 '어떤 직업이 인공지능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였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디스토피아distopia는 사람의 일을 모두 빼앗긴 세상이다.


아마도 많은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일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보면 새로운 기술이 출현할 때마다 기존의 종사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일이 흔하다.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을 촉발한 것은 방적기술의 발전이었다. 새로운 방적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효율성은 극적으로 증대되었지만, 그 효율성만큼 노동집약으로 돌아가던 방적공장의 일자리는 단숨에 사라져버렸다. 신기술을 처음 선보인 공장들은 분노한 노동자들에 의해 어김없이 불살라졌다.


지금도 여전히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은 점점 더 많은 일들을 없애버릴 것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가 아닌 일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교통중개 서비스인 우버Uber는 공유경제의 대표 사례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가 있는 누구나 기사가 될 수 있도록 하여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해낸 것으로 보였지만, 이제 우버는 운전기사가 필요없는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여 운행하려 하고 있다. 공유경제와 인공지능의 불안한 동거가 시작된 것이다.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갖춘 방적공장을 수차례 화형에 처했지만 결국 산업혁명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인공지능이 지금의 일자리를 모조리 앗아갈 것이라는 두려움으로 어떻게든 막아보려 해도 결국 인공지능의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올 것이다. 수요가 있으면 사람들은 문제해결에 비상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인공지능은 기존의 기술과 달리 '지능'이기 때문에 폐쇄된 연구실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호작용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존감 형성을 바탕으로 점차 더 큰 환경으로 인식을 확장시켜가는 것이 인간 교육의 본질인 것과 같다. 인공지능도 제한된 환경에서 로직을 구축하고 점차 복잡한 환경에 적용하면서 지능을 발전시킨다.


다시 말해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하는 정도에 따라 인공지능의 수준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만들 불안한 미래를 상상할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공동체가 상호작용하는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극도의 효율성은 현재의 일자리를 잠식할지 몰라도, 그 잉여의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우리가 결정할 몫이다. 잉여는 더욱 광범해질 것이기에 두려움을 극복하고 신뢰의 경제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효율성을 통해 달성된 잉여 자본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쓰여야 한다. 문화를 공유하고 창조적 활동을 통해 새로운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표창원의원의 말처럼 이제 순실의 시대는 가고 진실의 시대가 왔다. 시대가 바뀌었다. 박근혜를 만든 건 조중동 종이 언론이고 박근혜를 치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무장한 새로운 세력이다. 청문회에 시민들의 제보가 큰 활약을 했다.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집단의 지성을 갈고닦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성장할수록 인간은 어떻게 살 것인가 진지하게 물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우리는 사회가 이끄는대로 정신없이 내달리는 삶을 살았다. 이제는 주체로서 의사결정하는 새로운 삶에 눈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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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레벨:10]다원이

2017.01.04 (12:31:24)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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